玉潭 李應禧(옥담 이응희). 詠群鳥 21(영군조 21) 뭇 새들을 읊다
[ 제 1 수 ] 鳳凰(봉황)
有鳥鳴高岡(유조명고강)
높은 산등성이에서 우는 새가 있으니
其聲若笙簧(기성약생황)
그 소리가 생황 소리 같네
文王今已歿(문왕금이몰)
주나라 문왕은 지금 이미 죽고 없으니
不復聽朝陽(불복청조양)
조양에서 우는 소리를 다시 들을 수 없구나
[ 제 2 수 ] 鸞鳥(난새)
對鏡啼孤影(대경제고영)
거울에 비친 자기의 외로운 그림자를 보고 울고
臨川惜麗容(임천석여용)
시냇물에 비친 아름다운 모습을 애처롭게 여겼지
紅顔多薄命(홍안다박며)
미인은 수명이 짧은 경우가 많은데
嗟爾卽相同(차이즉상동)
아 네가 곧 그와 같구나
[ 제 3 수 ] 孔雀(공작)
百鳥皆無姓(백조개무성)
온같 새들 모두 성이 없는데
惟君得姓全(유군득성전)
오직 너만 온전하게 성을 얻었구나
知爲大聖後(지위대성후)
대성 공자의 후손임을 아니
安得不瞿然(안득불구연)
어찌 두려워하지 않겠는가
[ 제 4 수 ] 又(또 한수읊다)
碧羽黃金尾(벽우황금미)
푸른 깃에 황금빛 꼬리
奇姿第一品(기자제일품)
기이한 모습이 새들 가운데 으뜸이로다
泉中有牴牛(천중유저우)
샘물 속에는 들이받는 소가 있으니
莫向寒泉飮(막향한천음)
찬물이 솟는 샘에 가서 마시지 말거라
[ 제 5 수 ] 鸚鵡앵무(앵무새)
百鳥從天放(백조종천방)
온갖 새들은 마음대로 하늘을 날아다니는데
惟君獨閉籠(유군독폐롱)
오직 너만 홀로 새장에 갇혀 있구나
能言階禍難(능언계화난)
말 잘하는 것이 재앙과 환난을 불렀으니
何處訴心衷(하처소심충)
어디에 가서 네 속마음을 호소하랴
[ 제 6 수 ] 翡翠비취(물총새)
昔有貞男女(석유정남녀)
옛날에 마음이 곧은 남녀가 있어
心同意亦同(심동의역동)
마음과 뜻이 같았네
終爲金翡翠(종위금비취)
마침내 금빛 불총새가 되어
相對昵雌雄(상대니자웅)
암컷과 수컷으로 서로 마주하며 사랑했구나
[ 제 7 수 ] 白鶴백학(두루미)
白鶴千年老(백학천년노)
두루미는 오랜 세월 동안 사니
應知不死仙(응지불사선)
마땅히 죽지 않는 신선임을 알겠네
倘非赤松子(당비적송자)
만일 적송자가 아니라면
定是安期仙(정시안기선)
반드시 신선 안기생 이리라
[ 제 8 수 ] 靑鳥(파랑새)
曾爲王母使(증위왕모사)
일찍이 서왕모의 심부름꾼이 되어
傳信建元秋(전신건원추)
한나라 무제 때 서신을 전했었지
案罷金宮後(안파금궁후)
그때 대궐에서 잔치가 끝난 뒤에
塵寰底事留(진환저사류)
무슨 일로 티끌세상에 머물렀을까
[ 제 9 수 ] 蒼鷹창응(매)
鷙鳥飜霜翮(지조번상핵)
사나운 새가 매섭게 날개를 퍼덕이니
滅稜振百禽(멸을진백금)
서슬이 퍼런 위세에 온갖 새들이 떠네
雖無鸞鳳德(수무난봉덕)
비록 난새와 봉황과 같은 덕은 없지만
搏擊世人欽(박격세인흠)
그 용감한 모습을 세상 사람들이 흠모하는구나
[ 제 10 수 ] 鴇鳥너조(너새)
肅肅一群鴇(숙숙일군너)
한 무리의 너새가 날개를 퍼덕이며
翩翩過田里(편편과전리)
훨훨 날아서 논밭을 지나오네
不語亦無言(불어역무언)
말도 못하고 또한 말도 없으니
應徵國武子(응징국무자)
마땅히 그옛날 말 많았던 국무자를 징계하는 것이리라
[ 제 11 수 ] 野翟야적(들꿩)
野翟鳴相鷕(야적명상요)
들꿩이 화답하듯 서로 울어 대는데
文章五色鮮(문장오색선)
그 모습 다섯 가지 빛깔이 선명하네
中林多綱罟(중림다강고)
숲 속에 그물이 많으니
衝突莫翩嬛(충돌막편현)
서로 부딪치기만 하고 가볍게 날아오르지 못하는구나
[ 제 12 수 ]. 鷓鴣자고(자고새)
綠兮衣裳淡(녹혜의상담)
녹색 깃털도 엷고
新粧粉黛閑(신장분대한)
새로 꾸민 눈썹도 한가롭네
都墟長不去(도허장불거)
도읍의 터를 늘 떠나지 않으니
應是舊宮鬟(응시구궁환)
아마도 전생에 궁녀였나 보구나
[ 제 13 수 ] 鶬鶊창강(꾀꼬리)
野鳥飛無數(야조비무수)
들새가 수없이 날더니
和風扁百荄(화풍편백해)
산들바람이 온갖 풀뿌리에 불어오네
鶬鶊知氣節(창강지기절)
꾀꼬리가 기후를 아는지
飛上入天街(비상입천가)
하늘 높이 날아오르는 구나
[ 제 14 수 ] . 田鶉(메추라기)
爲禽體甚微(위금체심미)
새의 몸이 너무 작아서
不足登鼎俎(부족등정조)
솥과 도마에 올리기에도 부족하지만
惟其肉味膏(유기육미고)
오직 고기 맛이 기름져서
擧世爭圖汝(거세쟁도녀)
온 세상 사람들이 너를 다투어 잡는구나
[ 제 15 수 ] 鷦鷯(뱁새)
不願鄧林樹(불원등림수)
무성한 등림의 나무를 바라지 않는데
寧求太倉粟(녕구태창속)
어찌 커다란 창고의 곡식을 구하겠는가
安巢借一枝(안소차일지)
가지 하나 빌려 보금자리를 마련했으니
數粒忠飢腹(수립충기복)
낟알 몇 개로 주린 배를 채우겠구나
[ 제 16 수 ]. 鴟鳶(올빼미)
鴟鳶拳腐鼠(치연권부서)
올빼미가 썩은 쥐를 움켜쥐고
上坐枯楊枝(상좌고양지)
마른 버들가지 위에 앉아 있다가
鷙鳥盤其上(지조반기상)
맹금이 그 위를 빙빙 돌자
蒼黃부翼之(창황부익지)
허둥지둥 날개로 쥐를 덮는구나
[ 제 17 수 ]. 孝烏(가마귀)
古人云此鳥(고인운차조)
옛사람이 이 새에 대해 말하기를
鳥中此曾參(조중차증참)
새 가운데 효성이 지극한 증삼과 견줄수 잇다고했지
曾參縱未及(증삼종미급)
증삼에게는 비록 못 미친다고 하더라도
可怪忘親子(가괴망친자)
어버이를 잊는 자식이 부끄러워할 만 하리라
[ 제 18 수 ] . 喜鵲희작(까치)
爾身常近人(이신상근인)
네 몸은 늘 사람을 가까이 하고
人亦不相暴(인역불상폭)
사람 또한 서로 해치지 않네
恩情本來深(은정본래심)
은애의 마음이 본디 깊으니
有喜能先報(유희능선보)
기쁜소식이 있으면 먼저 알려 주는 구나
[ 제 19 수 ] 燕燕(제비)
古語云玆鳥(고어운자조)
옛말에 이르기를 이 새는
烏衣公子儔(오의공자주)
검은 옷을 입은 공자의 무리라고 하였네
能言今若是(능언금약시)
지금은 이처럼 말을 잘 하니
還訝祝鮀流(황아축타류)
도리어 말재주가 뛰어났던 축관 터으 무리가 아닌가 의심하는 구나
[ 제 20 수 ] . 黃雀(참새)
花枝啼更好(화지제경호)
꽃가지 위에서 울어 대니 더욱 좋지만
田粟喙能殘(전속훼능잔)
논밭의 곡식을 쪼아서 다 먹어 치우네
族類還繁盛(족류환번성)
일가붙이가 도리어 번성하니
其生好惡間(기생호악간)
사랑과 미움 속에서 살가가는 구나
[ 제 21 수 ]. 黔禽(굴뚝새)
出入藩籬間(출입번리간)
울타리 사이로 드나들고
潛行庭戶裏(잠행정호리)
뜰 안으로 남몰래 숨어서 오가네
皇天降此禽(황천강차금)
조물주가 이 새를 내려보내서
暗察人間事)암찰인간사)
인간 세상의 일을 몰래 살피게 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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