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재 이익(1629)

農齋 李翊 (농재 이익). 丘引歎(구인탄) 지렁의의 신세를 탄식하다

산곡 2024. 4. 27. 07:04

農齋 李翊 (농재 이익).   丘引歎(구인탄) 지렁의의 신세를 탄식하다

 

丘引穴蟄何其智(구인혈칩하기지)

지렁이가 구멍에 숨었을 땐 얼마나 지혜로 웠던가

墢土築階引帶裏(벌토축계인대리)

흙을 일구어 섬돌아래 살곳을 짓고 그안에 들어가 살았네

萬艱抽身力易大(만간추신력역대)

숱한 고생 끝에 몸을 빼냈으니 힘 또한 세건만

螻蟻十百來橫曳(루의십백래횡예)

수많은 땅가아지와 개미가 와서 마구 끌고 가는구나

蠕蠕轉動蟻愈集(유유전동의유집)

꿈틀꿈틀 움직일수록 개미들이 더욱 모여들고

羣雞刺蹙爭窺急(군계자축쟁규급)

닭들도 쪼아 먹으려고 다투어 급하게 엿보네

智力到此無柰何(지력도차부내하)

지혜와 힘도 이에 이르러서는 어찌할 수가 없으니

鳴呼世事亦同科(명호세사역동과)

아 세상일 또한 이와 같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