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체별 병풍

澤堂 李植( 택당 이식). 述病篇 8수(술병편 8수) 병에 대하여

산곡 2024. 4. 12. 18:33

澤堂 李植( 택당 이식).    述病篇 8수(술병편 8수) 병에 대하여

 

[ 제 1 수 ]

​禀生有厚薄(품생유후박) :

나면서 받은 기운 후하고 박한 차이 있고

陰陽日乘凌(음양일승능) :

험한 세상살로 음양의 환란이 날로 생긴다.

疾疹由此作(질진유차작) :

각종 질병이 이 때문에 걸리게 되는데

聖賢亦甞曾(성현역상증) :

성현들도 일찍이 그러한 일 겪었었다.

比如善養禾(비여선양화) :

비유하면 벼 곡식 잘 자랐는데

或逢秋未登(혹봉추미등) :

가끔은 가을 추수 못하게 되된다.

懸天信無奈(현천신무나) :

하늘이 내려 준 믿음이야 어찌 못 해도

存己吾可能(존기오가능) :

가능성 있으면 우리는 할 수 있을 것이다.

返志解外拘(반지해외구) :

안으로 뜻을 돌려 외물의 구속 벗어나면

肘方聊可徵(주방료가징) :

약처방의 효과는 거둘 수 있을 것이다

 

[ 제 2 수 ]

弱齡抱沈痾(약령포심아) :

나는 약관의 나이에 고질병에 걸려

閉門動一紀(폐문동일기) :

문 닫고 십여 년을 보냈단다.

及瘳已衰暮(급추이쇠모) :

병 나을 때는 벌써 늙은이가 되어

世事行已矣(세사항이의) :

세상일은 이미 끝나고 말았구나.

君同隱侯籍(군동은후적) :

그대도 은후 심약과 같은 부류이니

文雅亦相似(문아역상사) :

문아한 자질 역시 서로가 흡사하다.

更聞不勝衣(갱문부승의) :

다시금 듣자니 옷 무게 감당 못하니

造物眞戲耳(조물진희이) :

조물주 정말로 장난스럽구나.

高歌河上曲(고가하상곡) :

하상곡을 속 시원히 불러보시게

向來多此士(향내다차사) :

과거에 위로받을 인사들도 많았었니라

 

[ 제 3 수 ]

維摩元自病(유마원자병) :

유마가 원래 스스로 병이 났거늘

俗人疑示疾(속인의시질) :

사람들은 일부러 병든 체했단다.

形骸豈殊衆(형해개수중) :

육신이야 일반 사람과 어찌 다를까

超悟獨無匹(초오독무필) :

깨달음의 경지 홀로 짝이 없었었다.

不言不二門(부언부이문) :

유일한 진리를 끝내 말하지 않았나니

萬言從此畢(만언종차필) :

온갖 가르침의 말 여기에서 끝났다.

笑謝文殊師(소사문수사) :

우스워라, 문수보살 한 말씀 감사드리니

淸風生丈室(청풍생장실) :

방장실 여기에도 청풍이 감도는구나.

 

[ 제 4 수 ]

淋雨十日來(림우십일내) :

장마비가 열흘 동안 쏟아지니

子桑殆病矣(자상태병의) :

자상이 아마도 병들었으리라.

裹飯往飼之(과반왕사지) :

밥 싸가지고 가 먹여 주었으니

故人情未已(고인정미이) :

친구의 애틋한 정 끝이 없도다.

跰?自鑑井(변?자감정) :

절뚝이며 우물에 비춰 본 모습

造物眞劇技(조물진극기) :

조물주의 솜씨는 정말 대단다.

乾坤大父母(건곤대부모) :

하늘과 땅은 부모 중의 부모요

二五爲經紀(이오위경기) :

음양과 오행이 날줄과 씨줄 된다.

何勞問同異(하노문동이) :

어찌 같고 다름을 물을 필요있나

一笑但相視(일소단상시) :

한 번 웃고 서로 보면 그뿐이로다

 

[ 제 5 수 ]

長卿臥茂陵(장경와무능) :

장경은 무릉 땅에 누워 지내며

白頭抱消渴(백두포소갈) :

흰머리 되도록 소갈증에 안고 살았다.

杜老餐巴水(두노찬파수) :

두보는 늙어 파수에서 노숙하며 살아

畫省阻朝謁(화생조조알) :

상서성 알현에도 참여하지 못했다.

文章自娛戲(문장자오희) :

지은 문장을 스스로 즐기며

聲價共硉兀(성가공률올) :

그 명성은 모두들 얼마나 높던가.

我讀北征篇(아독배정편) :

나도 북정 편을 읽어 보았지만

孤忠耿日月(고충경일월) :

외로운 그 충심 일월처럼 빛났다.

如何東封作(여하동봉작) :

어쩌자고 장경은 동봉의 글을 지어

千載困斧銊(천재곤부술) :

영원히 후세의 비난을 받게 되었던가

 

[ 제 6 수 ]

趙生少沈綿(조생소심면) :

조생은 어려서부터 고질병에 시달리다

銘墓以自恫(명묘이자통) :

묘지명을 지어 놓고 혼자 슬퍼하였었다.

死生亦大矣(사생역대의) :

죽고 사는 일이 또한 대단하나

何苦先悤悤(하고선총총) :

어찌 괴로워해서 급급해야 되겠는가.

君看仲卿妻(군간중경처) :

그대의 중경의 아내를 보아라

諫泣牛衣中(간읍우의중) :

우의 안에서 간하며 울었도다.

丈夫重意氣(장부중의기) :

장부는 무엇보다 의기를 중하게 여기니

一病非天窮(일병비천궁) :

하나의 병에 걸렸을 뿐 천명이 궁하지는 않다

 

[ 제 7 수 ]

吾憐玄晏子(오련현안자) :

내가 현안자를 어여삐 여기니

一生抱痼沈(일생포고심) :

일생 동안 고질병을 안고 살았지만

惟有滿架書(유유만가서) :

오직 시렁에 가득 책을 두고

歲晚慰愁襟(세만위수금) :

늙도록 우수 어린 회포를 달랬다.

亦聞劉公幹(역문류공간) :

또 듣건대, 유공간은

三年臥漳潯(삼년와장심) :

장수의 물가에서 삼 년 동안을 누워있었다.

斯文不自資(사문부자자) :

문장을 직업으로 하지는 않았어도

大名猶至今(대명유지금) :

위대한 이름 지금까지 전해 온다.

七子讓先盟(칠자양선맹) :

건안칠자도 문단의 맹주 자리 양보했고

三都借餘音(삼도차여음) :

삼도부도 그의 한 마디 서문을 빌렸도다

 

[ 제 8 수 ]

胡公墮橋日(호공타교일) :

호공은 다리에서 떨어진 정도로도

尙覺心魂驚(상각심혼경) :

놀라며 마음과 정신이 다 놀랐도다.

十年一遘癘(십년일구려) :

십 년 세월 병을 안고 살면서

視死如視生(시사여시생) :

죽음을 보기를 삶과 같이 보게 되었다.

伯恭少患急(백공소환급) :

백공은 젊어서 성질 급한 병이 있어

菲食乃攖情(비식내영정) :

음식 안 맞으면 곧 신경질을 부렸었다.

一朝養痾臥(일조양아와) :

어느 날 병들어 누워 있었는데

觀書意忽平(관서의홀평) :

논어를 보고서 홀연히 마음 편졌다.

賢人貴自省(현인귀자생) :

현인은 자기 성찰 귀히 여기니

履險愈進程(리험유진정) :

어려운 처지에서 더욱 발전한다.

百歲仰高山(백세앙고산) :

백세토록 높은 산처럼 추앙받으니

肯爲災竪嬰(긍위재수영) :

질병 따위에 신경 쓰려고 하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