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체별 병풍

簡易 崔岦(간이 최립). 墨竹八首 8수(묵죽팔수 8수) 먹으로 그린 대나무를 읊은 8수

산곡 2024. 4. 19. 16:57

簡易 崔岦(간이 최립).    墨竹八首  8수(묵죽팔수  8수)

먹으로 그린 대나무를 읊은 8수

 

[ 제 1 수 ]   嫩葉(눈엽) : 새로 나온 연한 잎

 

不除窓下草(부제창하초)

창 밑 풀 뽑지 않아도 되니

春事屬濂翁(춘사속렴옹)

봄날의 이 모습이 염계노인의 마음이 쏙 들리라

何況此君嫩(하황차군눈)

하물며 대나무의 연한 잎이 새로 나왔으니

着言意思同(착언의사동)

그 뜻이 같다고 말을 덧붙이겠지

 

[ 제 2 수 ]   新梢(신초) : 햇가지

 

新梢如虎子(신초여호자)

햇가지가 호랑이 새끼인 듯

可畏氣呑牛(가외기탄우)

소를 삼킬 듯한 그 기상이 두렵기만 하네

先者蒼猶短(선자창유단)

먼저 나온 가지가 푸르고 짧다면

後者綠脩脩(후자록수수)

뒤에 나온 가지는 초록빛에 길기도 하구나

 

[ 제 3 수 ]   笋竹(순죽) : 죽순

 

龍孫豈地生(룡손기지생)

죽순이 어찌 땅속에서 돋아날까

頭角籜中成(두각탁중성)

머리의 뿔이 대껍질 속에서 이루어졌네

稍稍有枝葉(초초유지엽)

점점 가지와 잎이 자라며

幽幽見性情(유유견성정)

깊고 그윽하게 그 본성을 보여 주리라

 

[ 제 4 수 ]   煙竹(연죽) : 안개속의 대나무

 

竹外煙濛濛(죽외연몽몽)

대숲 밖에 안개 자욱이 끼었는데

分明美在中(분명미재중)

분명히 그 안에서 아름다움을 뽐내리라

淋漓眞宰迹(림리진재적)

쭉쭉 뻗어 오르게 했던 조물주의 솜씨

翻恐半成功(번공반성공)

반 밖에 성공하지 못했을까 봐 도리어 두렵기만 하구나

 

[ 제 5 수 ]   풍竹(풍죽) : 바람에 흔들리는 대나무

 

風之於竹也(풍지어죽야)

바람과 대나무는 서로 의지하는 사이니

本與生俱生(본여생구생)

그 본성을 나면서부터 함께 타고 났네

誰須疾知勁(수수질지경)

누가 모름지기 거센 바람 속에 거세게 서 있었던 것을,알겠는가

百世師爾淸(백세사이청)

오랜 세월 너의 맑음이 본보기가 되었으니...

 

[ 제 6 수 ]   雨竹(우죽) : 빗속의 대나무

 

向來筠粉態(향래균분태)

지난날 분 바른 대나무의 모습

一雨灑然無(일우쇄연무)

한바탕 내린 비에 씻겨서 깨끗해졌네

羞道蒼官伍(수도창관오)

부끄러웠으리라 소나무와 잣나무의 무리라고 여겨져

策名爲大夫(책명위대부)

대부로 이름을 명부에 올리는 것이....

 

[ 제 7 수 ]   老竹(노죽) : 늙은 대나무

 

雖乏猗猗姿(수핍의의자)

비록 아름답고 무성한 모습은 전보다 못하지만

自如綽綽節(나여작작절)

넉넉한 절조는 여전하네

還須認武公(환수인무공)

도리어 모름지기 위나라 무공의 일을 알아야 하리라

九十猶箴闕(구십유잠궐)

아흔이 넘은 나이에도 여전히 잘못을 경계했던 것을...

 

[ 제 8 수 ]   雪竹(설죽) : 눈속 의 대나무

 

莫託先春梅(막탁선춘매)

으쓱거리지 말라 봄에 피는 매화 보다 먼저

侵凌腦後雪(침릉뢰후설)

섣달 뒤 내리는 눈발을 업신여기며 피어 있다고

玄冥行雪時(현명행설시)

겨울의 신이 눈을 마구 뿌릴 때

誰復靑靑閱(수복청청열)

누가 다시 싱싱하게 푸른 모습을 보았다는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