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체별 병풍

朱子(주자). 武夷九曲(무이구곡)

산곡 2024. 4. 18. 10:24

朱子(주자).    武夷九曲(무이구곡)

 

武夷九曲(무이구곡)

 

武夷山上有仙靈(무이산상유선영)

 무이산 위 높은 곳에 신선이 살고 있는데

山下寒流曲曲淸(산하한류곡곡청)

 산 아래 차가운 물줄기 굽이굽이 맑더라

欲識箇中奇絶處(욕식개중기절처)

 그 가운데에 빼어난 경치 알고자 하면

櫂歌閑聽兩三聲(도가한청양삼성)

 노젓는 소리를 한가하게 두세 곡 들어보세.

 

一   曲 

溪邊上釣船(일곡계변상조선)

 한 굽이 돌아 시냇가 낚싯배에 오르니

幔亭峯影潛淸川(만정봉영잠청천)

 만정봉의 그림자 맑은 물에 잠겨있네

虹橋一斷無消息(홍교일단무소식)

 무지개 다리는 한번 끊어진 후 소식이 없고

慢壑千岩鎖翠烟(만학천암쇄취연)

 절벽 가득한 바위는 비취 빛 안개가 둘러있네

 

二   

亭亭玉女峯(이곡정정옥녀봉)

 두 굽이 돌아 우뚝 솟은 옥녀봉이여

揷花臨水爲誰容(삽화임수위수용)

 꽃을 꽂고 물가에서 누구를 기다리시나

道人不復荒坮夢(도인부부황대몽)

 도인은 황대몽 다시꾸지 않으리

興入前山翠幾重(흥입전산취기중)

 흥에 겨워 앞산에 들어가니 푸르름이 겹겹이네

 ​

三   曲 

君看架壑船(삼곡군간가학선)

 세 굽이 돌아 그대는 절벽의 매달린 관을 보았는가

不知亭櫂幾何年(불지정도기하년)

 노 젓기 멈춘 지 몇 해 인지 알 수 없는데

桑田海水今如許(상전해수금여허)

 뽕나무 밭이 바다가 된 것이 지금부터 언제런가,

泡沫風燈堪自憐(포말풍등감자연)

 물거품과 바람 앞의 등불 같은 우리 감히 슬퍼하네.

四   曲

東西兩石岩(사곡동서양석암)

 네 굽이 돌아 동서에 마주한 두 바위산이 있는데

岩花垂露碧藍山(암화수로벽람산)

 바위에 핀 꽃 이슬을 머금어 푸른 산이 되었네

金鷄叫罷無人見(금계규파무인견)

 금닭(金鷄)이 울어 아침을 열지만 아무도 본 이가 없고,

月滿空山水滿潭(월만공산수만담)

 달빛도 빈 산에 가득하고 물빛도 호수에 가득하네

  

五   曲

山高雲氣深(오곡산고운기심)

 다섯 굽이 돌아 산이 높고 구름 기운도 두텁고

長時烟雨暗平林(장시연우암평림)

 오랜 안개비는 숲을 덮어 어둑어둑하네

林間有人無客識(임간유인무객식)

 숲 속에 사람이 있으나 알아 보는 이 없고

欸乃聲中萬古心(애내성중만)

 고심 뱃사공 노 젓는 소리에는 만고의 근심이 서렸구나.

六   曲

蒼屛繞碧灣(육곡창병요벽만)

 여섯 굽이 돌아 시퍼런 절벽은 푸른 물굽이가 둘렀고

茅茨從日掩柴關(모자종일엄시관)

 띠 집의 싸리문은 종일토록 닫혀있구나

客來倚櫂巖花落(객래의도암화락)

 객이 와서 노를 맡기고 나니 바위 절벽의 꽃은 지고

猿鳥不驚春意閒(원조부경춘의한)

 원숭이와 새들도 놀래지 않아 봄뜻이 한가하구나.

 

七   曲

移船上碧灘(칠곡이선상벽탄)

 일곱 굽이 돌아 배를 몰아 푸른 여울에 올라가니

隱屛山仙掌更看(은병산선장갱간)

 은병봉과 선장암을 다시 보게 되었구나

却憐昨夜峯頭雨(각련작야봉두우)

 오히려 가엾어라 어제 밤 산봉우리에 비 내리더니

添得飛泉幾度寒(첨득비천기도한)

 폭포의 물줄기는 얼마나 더 차게 되었을까?

八   曲

風烟勢欲開(팔곡풍연세욕개)

 여덟 굽이 돌아 바람 불어 구름이 개려 하는데,

鼓樓岩下水濚匯(고루암하수영회)

 고루암(鼓樓巖) 아래에는 물결이 돌아드네.

莫言此處無佳景(막언차처무가경)

 이곳에 아름다운 경치 없다고 말하지 말라

自是遊人不上來(자시유인부상래)

 여기서부터 지나는 이는 올라갈 수 없다네.

九   曲

將窮眼豁然(구곡장궁안활연)

 아홉 굽이 다다라 눈앞이 훤히 트이는데,

漁廊更覓桃源路(어랑갱멱도원로)

 뱃사공은 무릉도원 가는 길 다시 찾아,

桑麻雨露見平川(상마우로견평천)

 뽕나무 삼나무에 비 이슬로 맺힌 평천(平川)을 보네

除是人間別有天(제시인간별유천)

 이곳이 바로 인간 세계의 별천지라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