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 고산 윤선도(1587) 95

孤山 尹善道(고산 윤선도). 思親舊(사친구) 벗을 생각하며

孤山 尹善道(고산 윤선도). 思親舊(사친구) 벗을 생각하며 靑丘絶塞北(청구절새북) 나라에서 멀리 떨어진 북쪽 변방 중에서도 蝸室小城隈(와실소성외) 작은성 모퉁이에다 오두막집을 얻었네 風雪春猶壯(풍설춘유장) 눈바람은 봄인데도 여전히 거세고 柴荊晝不開(시형주불개) 사립문은 낮에도 열지 않네 時聞隣犬吠(시문린견폐) 때때로 이웃집 개 짖는 소리 들리면 還訝故人來(환아고인래) 행여나 오랜 친구가 오나 의아해 하네 千以高山隔(천이고산격) 높은 산이 수도 없이 가로막았으니 何由把一盃(하유파일배) 언제나 말미를 얻어 술 한 잔 기울일 것인가

孤山 尹善道(고산 윤선도). 吉州途中(길주도중) 길주가는길에

孤山 尹善道(고산 윤선도). 吉州途中(길주도중) 길주가는길에 孟春卄一日(맹춘입일일) 정월 스무하루에 驅馬吉城西(구마길성서) 말을 달려 길성 서쪽에 이르렀네 雲散日光好(운산일광호) 구름이 흩어져 없어지니 햇빛이 따뜻하고 風和天氣舒(풍화천기서) 바람이 멎으니 날씨가 화창하네 征人垂袖去(정인수수거) 나그네는 소매를 늘어뜨리고 길을 나는데 野鳥盡情啼(야조진정제) 들새가 정성을 다해 울어 주네 忘却家千里(망각가천리) 집이 아득히 멀리 떨어져 있다는 것도 잊어버리고 於斯興有餘(어사흥유여) 여기에 이르러서는 흥이 넘치네

孤山 尹善道(고산 윤선도). 初到孤山偶吟(초도고산우음) 처음 고산에 이르러 언뜻 떠올라 읋다

孤山 尹善道(고산 윤선도). 初到孤山偶吟(초도고산우음) 처음 고산에 이르러 언뜻 떠올라 읋다 底事時人苦構埕(저사시인고구정) 무슨일로 요즘 사람들은 힘들여 꾸며서 음해하고 如何聖主過恩滋(여하성주과은자) 어찌하여 어진 임금은 지나친 은혜를 베푸시는가 蒭糧已罊留那久(추량이계류나구) 꼴과 양식은 이미 다 떨어졌으니 어찌 오래 머무를까 騎卒難鳩去亦遲(기졸난구거역지) 말탄 병사 들 모으기 어려우니 가는 것도 더디구나 奴舍隙風頭面腫(노사극풍두면종) 종의 집 틈으로 스며드는 바람에 머리와 얼굴이 브르트고 村廚草具脚腰疲(촌주추구각요피) 시골 부엌의 건친음식에 다리와 허리가 고달프네 南舡幾日來京口(남강기일래경구) 남쪽으로 가는 배는 며칠이나 지나야 경구에 오려나 興在煙波掛席時(흥재연파괘석시) 안개 낀 물결에 흥취가 이니 ..

孤山 尹善道(고산 윤선도). 曲水臺 3(곡수대 3) 곡수대

孤山 尹善道(고산 윤선도). 曲水臺 3(곡수대 3) 곡수대 楸城郭外有長川(추성곽외유장천) 추성 성곽 밖에 기다란 시내가 있어 混混東流赴海邊(혼혼동류부해변) 졸졸 동쪽으로 흘러 바닷가에 다다르네 何日歸霑龍鬛上(하일귀점룡렵상) 어느 날에나 돌아가 용의 갈기를 적셔서는 化爲甘雨雨民田(화위감우우민전) 단비가 되어 백성들의 밭에 내릴까

孤山 尹善道(고산 윤선도). 曲水臺 2(곡수대 2) 곡수대

孤山 尹善道(고산 윤선도). 曲水臺 2(곡수대 2) 곡수대 出郭逍遙得小川(출곽소요득소천) 성곽을 나서 이리저리 슬슬 거닐며 돌아다니다 작은 시내에 이르니 羈愁不敢到吾邊(기수불감도오변) 객지에서 느끼는 시름도 감히 재 주위에 이르지 못하네 坐看饁歸戴簞去(좌간엽귀대단거) 소쿠리를 이고 들밥 내가는 아낙네를 앉아서 보니 忽憶王山灘上田(홀억왕산탄상전) 갑자기 왕산탄 가에 있는 밭이 생각나네

孤山 尹善道(고산 윤선도). 曲水臺 1(곡수대 1)

孤山 尹善道(고산 윤선도). 曲水臺 1(곡수대 1) 曲水臺傍有小川(곡수대방유소천) 곡수대 옆에 작은 시내가 있어 眼中佳境不如邊(안중가경불여변) 눈앞에 펼쳐진 아름다운 경치가 변방 같지가 않네 褰衣濯足坐巖上(건의탁족좌암산) 옷 걷어 올리고 바위 위에 앉아 발을 씻는데 戴飯何人餉野田(대반하인향야전) 머리에 밥을 이고 누군가 들밭으로 나르네

孤山 尹善道(고산 윤선도). 次歡喜院壁上韻(차환희원벽상운) 환희원 벽 위에 쓰여 있는 시에 차운하다

孤山 尹善道(고산 윤선도). 次歡喜院壁上韻(차환희원벽상운) 환희원 벽 위에 쓰여 있는 시에 차운하다 歡喜院中歡喜無(환희원중환희무) 환희원 안에 환희가 없으니 江南歸客興長吁(강남귀객흥장우) 강남으로 돌아가는 나그네 길게 탄식하네 經綸未展病於此(경륜미전병어차) 천하를 다스리는 포부도 펼치지 못하고 여기에 병들었으니 萬億蒼生何日穌(만억창생하일소) 수많은 백성을 어느 날에나 깨어나게 하려나

孤山 尹善道(고산 윤선도). 遊 伽倻山 2(유 가야산 2) 가야산에서 노닐다

孤山 尹善道(고산 윤선도). 遊 伽倻山 2(유 가야산 2) 가야산에서 노닐다 探勝參差後歲華(탐승창찻후세화) 다양한 자태를 뽐내던 경치 좋은 곳을 세월이 지난뒤에찾으니 恨無紅樹亦無花(한무홍수역무화) 단풍도 들지 않고 꽃도 피지 않아 한스럽네 千峯一夜粧珠玉(천봉일야장주옥) 수많은 봉우리를 하룻밤에 구슬과 옥으로 꾸몄으니 始覺群仙餉我多(시각군선향아다) 여러 신선들이 나를 위해서 그렇게 많이 보내 준 것임을 비로소 알겠네

孤山 尹善道(고산 윤선도). 遊 伽倻山 1(유 가야산 1) 가야산에서 노닐다

孤山 尹善道(고산 윤선도). 遊 伽倻山 1(유 가야산 1) 가야산에서 노닐다 伽倻仙去已千年(가야선거이천년) 가야산의 신선 떠난 지 이미 천 년인데 堪笑伽倻訪此仙(감소가야방차선) 가야산에 와서 이 신선 찾는 것이 우습네 泚筆流觴非勝跡(차필유상비승적) 물에 띄워 보낸 술장에 붓을 적신 곳이 이름난 유적 아니니 也知都在避人前(야지도재피인전) 인간 세상 피해서 살았던 이유 이제야 다 알겠네

孤山 尹善道(고산 윤선도). 新居對中秋月 2(신거대중추월 2) 새집에서 한가위 보름달을 마주하며

孤山 尹善道(고산 윤선도). 新居對中秋月 2(신거대중추월 2) 새집에서 한가위 보름달을 마주하며 雲消風定絶纖埃(운소풍정절섬애) 구름 걷히고 바람도 자고 티끌 하나 없으니 正是幽人玩月來(정시유인완월래) 지금이야말로 속세를 피해 조용히 사는 사람이 달구경 하기 좋은데 敢爲淸遊煩嘿禱 (감위청유번묵도) 과감하게 자연을 즐기기 위해 번거롭게 말없이 마음속 으로 빌까 龍鍾應被海仙哀(룡종응피해선애) 늙고 병든 이 몸을 응당 바다의 신선이 불쌍하게 여길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