澤堂 李植( 택당 이식). 述病篇 8수(술병편 8수) 병에 대하여
[ 제 1 수 ]
禀生有厚薄(품생유후박) :
나면서 받은 기운 후하고 박한 차이 있고
陰陽日乘凌(음양일승능) :
험한 세상살로 음양의 환란이 날로 생긴다.
疾疹由此作(질진유차작) :
각종 질병이 이 때문에 걸리게 되는데
聖賢亦甞曾(성현역상증) :
성현들도 일찍이 그러한 일 겪었었다.
比如善養禾(비여선양화) :
비유하면 벼 곡식 잘 자랐는데
或逢秋未登(혹봉추미등) :
가끔은 가을 추수 못하게 되된다.
懸天信無奈(현천신무나) :
하늘이 내려 준 믿음이야 어찌 못 해도
存己吾可能(존기오가능) :
가능성 있으면 우리는 할 수 있을 것이다.
返志解外拘(반지해외구) :
안으로 뜻을 돌려 외물의 구속 벗어나면
肘方聊可徵(주방료가징) :
약처방의 효과는 거둘 수 있을 것이다
[ 제 2 수 ]
弱齡抱沈痾(약령포심아) :
나는 약관의 나이에 고질병에 걸려
閉門動一紀(폐문동일기) :
문 닫고 십여 년을 보냈단다.
及瘳已衰暮(급추이쇠모) :
병 나을 때는 벌써 늙은이가 되어
世事行已矣(세사항이의) :
세상일은 이미 끝나고 말았구나.
君同隱侯籍(군동은후적) :
그대도 은후 심약과 같은 부류이니
文雅亦相似(문아역상사) :
문아한 자질 역시 서로가 흡사하다.
更聞不勝衣(갱문부승의) :
다시금 듣자니 옷 무게 감당 못하니
造物眞戲耳(조물진희이) :
조물주 정말로 장난스럽구나.
高歌河上曲(고가하상곡) :
하상곡을 속 시원히 불러보시게
向來多此士(향내다차사) :
과거에 위로받을 인사들도 많았었니라
[ 제 3 수 ]
維摩元自病(유마원자병) :
유마가 원래 스스로 병이 났거늘
俗人疑示疾(속인의시질) :
사람들은 일부러 병든 체했단다.
形骸豈殊衆(형해개수중) :
육신이야 일반 사람과 어찌 다를까
超悟獨無匹(초오독무필) :
깨달음의 경지 홀로 짝이 없었었다.
不言不二門(부언부이문) :
유일한 진리를 끝내 말하지 않았나니
萬言從此畢(만언종차필) :
온갖 가르침의 말 여기에서 끝났다.
笑謝文殊師(소사문수사) :
우스워라, 문수보살 한 말씀 감사드리니
淸風生丈室(청풍생장실) :
방장실 여기에도 청풍이 감도는구나.
[ 제 4 수 ]
淋雨十日來(림우십일내) :
장마비가 열흘 동안 쏟아지니
子桑殆病矣(자상태병의) :
자상이 아마도 병들었으리라.
裹飯往飼之(과반왕사지) :
밥 싸가지고 가 먹여 주었으니
故人情未已(고인정미이) :
친구의 애틋한 정 끝이 없도다.
跰?自鑑井(변?자감정) :
절뚝이며 우물에 비춰 본 모습
造物眞劇技(조물진극기) :
조물주의 솜씨는 정말 대단다.
乾坤大父母(건곤대부모) :
하늘과 땅은 부모 중의 부모요
二五爲經紀(이오위경기) :
음양과 오행이 날줄과 씨줄 된다.
何勞問同異(하노문동이) :
어찌 같고 다름을 물을 필요있나
一笑但相視(일소단상시) :
한 번 웃고 서로 보면 그뿐이로다
[ 제 5 수 ]
長卿臥茂陵(장경와무능) :
장경은 무릉 땅에 누워 지내며
白頭抱消渴(백두포소갈) :
흰머리 되도록 소갈증에 안고 살았다.
杜老餐巴水(두노찬파수) :
두보는 늙어 파수에서 노숙하며 살아
畫省阻朝謁(화생조조알) :
상서성 알현에도 참여하지 못했다.
文章自娛戲(문장자오희) :
지은 문장을 스스로 즐기며
聲價共硉兀(성가공률올) :
그 명성은 모두들 얼마나 높던가.
我讀北征篇(아독배정편) :
나도 북정 편을 읽어 보았지만
孤忠耿日月(고충경일월) :
외로운 그 충심 일월처럼 빛났다.
如何東封作(여하동봉작) :
어쩌자고 장경은 동봉의 글을 지어
千載困斧銊(천재곤부술) :
영원히 후세의 비난을 받게 되었던가
[ 제 6 수 ]
趙生少沈綿(조생소심면) :
조생은 어려서부터 고질병에 시달리다
銘墓以自恫(명묘이자통) :
묘지명을 지어 놓고 혼자 슬퍼하였었다.
死生亦大矣(사생역대의) :
죽고 사는 일이 또한 대단하나
何苦先悤悤(하고선총총) :
어찌 괴로워해서 급급해야 되겠는가.
君看仲卿妻(군간중경처) :
그대의 중경의 아내를 보아라
諫泣牛衣中(간읍우의중) :
우의 안에서 간하며 울었도다.
丈夫重意氣(장부중의기) :
장부는 무엇보다 의기를 중하게 여기니
一病非天窮(일병비천궁) :
하나의 병에 걸렸을 뿐 천명이 궁하지는 않다
[ 제 7 수 ]
吾憐玄晏子(오련현안자) :
내가 현안자를 어여삐 여기니
一生抱痼沈(일생포고심) :
일생 동안 고질병을 안고 살았지만
惟有滿架書(유유만가서) :
오직 시렁에 가득 책을 두고
歲晚慰愁襟(세만위수금) :
늙도록 우수 어린 회포를 달랬다.
亦聞劉公幹(역문류공간) :
또 듣건대, 유공간은
三年臥漳潯(삼년와장심) :
장수의 물가에서 삼 년 동안을 누워있었다.
斯文不自資(사문부자자) :
문장을 직업으로 하지는 않았어도
大名猶至今(대명유지금) :
위대한 이름 지금까지 전해 온다.
七子讓先盟(칠자양선맹) :
건안칠자도 문단의 맹주 자리 양보했고
三都借餘音(삼도차여음) :
삼도부도 그의 한 마디 서문을 빌렸도다
[ 제 8 수 ]
胡公墮橋日(호공타교일) :
호공은 다리에서 떨어진 정도로도
尙覺心魂驚(상각심혼경) :
놀라며 마음과 정신이 다 놀랐도다.
十年一遘癘(십년일구려) :
십 년 세월 병을 안고 살면서
視死如視生(시사여시생) :
죽음을 보기를 삶과 같이 보게 되었다.
伯恭少患急(백공소환급) :
백공은 젊어서 성질 급한 병이 있어
菲食乃攖情(비식내영정) :
음식 안 맞으면 곧 신경질을 부렸었다.
一朝養痾臥(일조양아와) :
어느 날 병들어 누워 있었는데
觀書意忽平(관서의홀평) :
논어를 보고서 홀연히 마음 편졌다.
賢人貴自省(현인귀자생) :
현인은 자기 성찰 귀히 여기니
履險愈進程(리험유진정) :
어려운 처지에서 더욱 발전한다.
百歲仰高山(백세앙고산) :
백세토록 높은 산처럼 추앙받으니
肯爲災竪嬰(긍위재수영) :
질병 따위에 신경 쓰려고 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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