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촌 신흠(1566)

象村 申欽(상촌 신흠). 停雲 1-4(정운 1-4) 머무른 구름

산곡 2023. 8. 17. 08:53

象村 申欽(상촌 신흠).    停雲 1-4(정운 1-4) 머무른 구름

 

제 1 수

烈烈其風(열렬기풍)

매서운 그 바람

曀曀其雨(에에기우)

음산한 그 비로다.

瞻彼同好(첨피동호)

좋아하는 그 사람 바라보니

山河重阻(산하중조)

산과 바다가 이 중으로 가로막는다.

我有絲桐(아유사동)

나에게 거문고가 있지만

誰與共撫(수여공무)

그 누구와 함께 어루만질까.

日居月諸(일거월저)

자꾸 흐르는 세월이여

矯首以佇(교수이저)

머리 쳐들고 우두커니 서 있도다. 

 

제 2 수

惟風其烈(유풍기열)

바람 저리도 매섭고

惟雨其濛(유우기몽)

비마저 부슬부슬 내린다.

豈不爾思(기불이사)

어찌 그대를 생각지 않을까만

漭彼湖江(망피호강)

넓은 저 강과 호수 있도다.

載笑載歌(재소재가)

웃기도하고 노래도 부르며

悵望軒窓(창망헌창)

한스럽게 창을 바라본다.

犧農旣遠(희농기원)

복희 신농씨 이미 세상과 멀어

吾誰適從(오수적종)

내 장차 뉘를 따라라야하나. 

 

제 3 수

煌煌崇蘭(황황숭란)

쑥쑥 자란 빛나는 난초

逢春則榮(봉춘즉영)

봄을 만나면 꽃이 만발한다.

偭此芳草(면차방초)

여곳 방초를 대하여도

亦有微情(역유미정)

역시 자그마한 정이 있어라.

薄言掇之(박언철지)

그를 잠깐 뜯어서

寄彼遠征(기피원정)

멀리 떠나간 그 사람에게 보낸다.

人之何爲(인지하위)

사람들은 무슨 까닭으로

與憂俱生(여우구생)

걱정과 함께 살아가는 것 일까. 

 

 제 4 수

條風旣暢(조풍기창)

북동풍은 이미 화창히 불고

木無醜柯(목무추가)

나무에는 추한 가지가 없어라.

群蠢俱動(군준구동)

온갖 생명들은 꿈틀거리고

一氣同和(일기동화)

같은 기운 받아 함께 화사하다.

伊我有懷(이아유회)

내가 간직한 마음 속 생각

願言則多(원언즉다)

말로 하자면 많기만 하여라.

酌彼樽醪(작피준료)

저 술동이의 막걸리 실컷 마시고

惟醉無何(유취무하)

세상천지 모르게 취해나 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