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고전명화

작가 : 정선(鄭敾). 제목 : 청풍계(淸風溪)

산곡 2023. 7. 27. 08:05

 

작가 : 정선(鄭敾)

아호 : 겸재(謙齋) 또는 난곡(蘭谷)

제목 : 청풍계(淸風溪)

언제 : 17세기 후반

재료 : 족자 비단에 수묵담채

규격 : 133.4 x 58.8 cm

소장 : 간송미술관

 

해설 : 정선은 조선조 중기의 화가로. 자는 원백(元伯). 호는 겸재(謙齋) 또는 난곡(蘭谷)이다. 정선의 진경산수 중에서 청풍계 만큼 즐겨 그려진 소재도 드물다. 이곳은 김상용(金尙容)의 옛 집터로서 그의 자손들이 세거(世居)하면서. 김상용의 사당(祠堂)과 영당(影堂)을 그 안에 봉안하고. 태고정(太古亭) 이라는 초당을 꾸며 놓았던 곳인데. 김창흡(金昌翕)에 종유시학(從遊侍學) 하면서. 무상으로 출입하던 정선에게는. 마치 내집 같은 곳이던 모양이었다. 복건(幞巾)을 쓴 선비가 나귀에서 내려 막 들어서고 있는 작은 문을. 울안의 담을 터서 만든 중문인 듯. 그안에 내당이라고 생각되는 3층 누각이 있고. 그 훨씬 뒤 부벽준(斧劈皴)으로 쓸어내린 병풍바위 밑에는. 김상용의 영정과 위패를 모셨을 늠연당(凜然堂)이 3간 기와집으로 담에 둘려 있다. 그 앞으로 태고정 이라고 생각되는 초정(草亭)이 고목나무 아래 경영되고 있는데. 정선은 이것이 그리도 마음에 들었던 곳인 양. 청풍계 라는 화제(畵題)의 진경(眞景)에는. 어느 경우에나 이 초정이 초점을 이룬다. 이 그림에서도 비록 수림속에 가려 놓기는 했어도. 중경의 요처(要處)에 이를 두어. 정선의 관심을 시사하고 있다. 담 안팎으로 군데군데 서 있는 노거수(老巨樹)들이. 이 집의 해묵은 내력을 말해 주고. 담 안의 작은문 곁에 있는 연못과. 내당 곁의 연못들이 건물과 이루는 조화는. 멋대로 자란 듯한 노거수의 자연스런 배치와 함께. 조선시대의 자연미 넘치는 한국정원의 진수를 보는 듯하여 반갑다. 뒤뜰은 그대로 인왕산(仁旺山)으로 이어져 있어. 폭포에서 떨어지는 물이 계곡을 이루어 울안을 지나고. 깎아지른 병풍바위 밑으로는 산으로 오르는 길이 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