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고전명화

작가 : 정선(鄭敾). 제목 : 인곡유거(仁谷幽居)

산곡 2023. 8. 22. 19:37

 

작가 : 정선(鄭敾)

아호 : 겸재(謙齋) 또는 난곡(蘭谷)

제목 : 인곡유거(仁谷幽居)

언제 : 17세기 후반

재료 : 화첩 종이에 담채

규격 : 27.2 x 27 cm

소장 : 간송미술관

 

해설 : 겸재 정선의 자택인 인곡정사(仁谷精舍)를 동쪽에서 바라보고 그린 그림이다. 인왕산(仁旺山) 서북쪽에 복종(伏鐘) 모양으로 솟아오른 암봉이 보이고 있음은. 인왕산을 동쪽에서 바라보는 시각이기 때문이다. 인왕산 주봉은 암봉인데도. <인왕제색>에서 보이던 농묵의 중적(重積)이 아니라. 담묵으로 훈염(暈染)하고 다시 수윤(水潤)하는 기법을 구사하면서. 바탕에 역시 담묵의 미점(米點)을 성글게 찍어나가 풀. 나무를 상징해 줌으로서. 온아하고 환상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놓은 것이다. 이 위에 산봉우리의 주변 하늘과 대기에도. 담묵 담청의 훈염을 가하게 되니. 유현미(幽玄味)가 더욱 고조된다. 마치 현대의 양기와집처럼 표현한 꼽패집의 모서리방이. 정선의 서재인 듯 사방관(四方冠)을 쓰고 도포 입은 선비가. 서책이 쌓인 곁에서 책을 펴놓고 앉아있다. 활짝 열려 방안을 들여다볼 수 있는 창문 곁에는. 띠살문으로 된 평범한 방문이 닫혀 있고. 그 앞으로는 삿자리로 된 울타리가 보인다. 토담이 둘러쳐진 후원에는. 이엉을 얹은 일각 샛문이 기분 좋게 표현되고. 담 안엔는 큰 버드나무와 오동나무 등이 서 있는데. 버드나무 위로는 포도덩굴인지 머루덩굴인지 모를 덩굴이 기품 있는 잎새들을 달고 감아 올랐다. 부드러운 색종의 산봉우리와. 그 주변을 둘러싼 하늘과 대기의 연하감(煙霞感)은 교묘한 훈염법으로 인해. 화면 전체를 환상적으로 만들어 내고 있다. 화의(畵意). 구도, 설채(設彩), 운필(運筆)에서 조금도 빈틈이 없는 이 인곡유거는 정선 만년의 대표작 이라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