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양촌 권근(1352) 97

陽村 權近(양촌 권근). 西江漕泊(서강조박) 서방나루

陽村 權近(양촌 권근). 西江漕泊(서강조박) 서방나루 ​南海恬風浪(남해념풍랑) : 남해에 물결이 잔잔해지니 西江簇畫船(서강족화선) : 서강에 배들이 몰려들었다 鳥檣櫛立蔽雲天(조장즐립폐운천) : 돛대가 빗살처럼 촘촘히 서 구름 낀 하늘을 가리고 委積與山連(위적여산련) : 물화가 포개져 산처럼 높이 쌓이어 있다 紅腐千倉粟(홍부천창속) : 창고마다 곡식이 발갛게 썩고 靑生萬戶煙(청생만호연) : 집마다 연기가 파랗게 난다 公私富足各安然(공사부족각안연) : 온 나라 풍족해서 편안하게 지내니 王業永綿綿(왕업영면면) : 왕업이 길이 면면하리라

陽村 權近(양촌 권근). 南渡行人(남도행인) 남쪽 나루의 행인

陽村 權近(양촌 권근). 南渡行人(남도행인) 남쪽 나루의 행인 ​雜遝爭官道(잡답쟁관도) : 분답하게 몰려서 관도를 다투고 繁華近國門(번화근국문) : 도성문 까가이에서 번잡해지네 街亭日日擁高軒(가정일일옹고헌) : 길가의 정자에선 날마다 초헌을 옹위하고 迎送倒芳樽(영송도방준) : 맞고 보내며 맛있는 술병을 기울인다. 野路連江岸(야로련강안) : 들길은 강 언덕에 이어져 있고 汀沙帶水痕(정사대수흔) : 물가 모래는 물 자국을 띠었네. 往來皆向此中奔(왕래개향차중분) : 오가는 자 모두가 이곳을 지나지만 誰識濟川恩(수식제천은) : 냇물 건너게 한 은덕을 그 누가 알리오

陽村 權近(양촌 권근). 生日自壽(생일자수) 생일을 자축함

陽村 權近(양촌 권근). 生日自壽(생일자수) 생일을 자축함 ​玆辰吾以降(자진오이강) : 이날 내가 세상에 내려왔거나 五十七年秋(오십칠년추) : 벌써 쉰 일곱 살이 되었구나. 老喜兒孫在(노희아손재) : 늙어서는 자손 있어 기쁘고 貧從婦女憂(빈종부녀우) : 살림이 가난하니 부녀를 따라 걱정하네. 病餘猶不死(병여유불사) : 병 끝에 아직 죽지 않았으니 醉後復何求(취후복하구) : 취한 뒤 다시 무엇을 더 구하리오. 更欲由今日(갱욕유금일) : 다시 오늘부터 하고픈 일은 優游卒歲休(우유졸세휴) : 한가로이 놀며 남은 해를 마치고 싶어라

陽村 權近(양촌 권근). 選女(선녀) 간택

陽村 權近(양촌 권근). 選女(선녀) 간택 ​九重思窈窕(구중사요조) : 구중 깊은 궁궐에서 요조숙녀 생각하여 萬里選娉婷(만리선빙정) : 만 리 먼 나라의 예쁜 처녀 뽑아가네. 翟茀行迢遞(적불행초체) : 왕비의 마차 타고 가는 길은 멀기도 한데 鯷岑漸杳冥(제잠점묘명) : 고국은 점점 아득하여지는구나. 辭親語難訣(사친어난결) : 어버이를 떠나도 차마 하직 인사 못하니 忍淚拭還零(인루식환영) : 참던 눈물 닦으면 또 떨어지네. 惆悵相離處(추창상리처) : 서글프다, 서로 이별한 곳 群山入夢靑(군산입몽청) : 고향 여러 산들 꿈속에 푸르네

陽村 權近(양촌 권근) . 自譽(자예) 스스로 칭찬함

陽村 權近(양촌 권근) . 自譽(자예) 스스로 칭찬함 ​吾家多積善(오가다적선) : 우리 집안 적선이 많아 於我最光亨(어아최광형) : 나에게 와서 가장 영광을 누렸네. 父作封君貴(부작봉군귀) : 아버지는 봉군이 되고 兒承駙馬榮(아승부마영) : 아이는 부마의 영광 입었네. 有居何患陋(유거하환루) : 거처에 어이 누추함을 근심하며 當食不求精(당식불구정) : 음식에 정미한 맛을 구하리오. 尙足供衰老(상족공쇠노) : 늙은이 생활에 오히려 흡족하니 晨昏謝聖明(신혼사성명) : 아침저녁 항상 임의 은총에 감사드리네

陽村 權近(양촌 권근). 自毁(자훼) 스스로 헐뜯다

陽村 權近(양촌 권근). 自毁(자훼) 스스로 헐뜯다 ​吾家多善慶(오가다선경) : 우리 집 경사 많은데 我道不元亨(아도불원형) : 우리 유가의 도는 형통하지 못하였네. 章句盜名字(장구도명자) : 글귀만 배운 학문으로 이름을 훔쳤고 勳盟叨寵榮(훈맹도총영) : 공훈의 반열에 참여되어 은총을 더럽혔네. 當官曾是曠(당관증시광) : 관직에 있으면서 직무에 게을러져 處事豈能精(처사기능정) : 일 처리에 어찌 정밀하였을까. 以此至衰老(이차지쇠노) : 이렇게 늙음에 이르렀으니 恐辜仁主明(공고인주명) : 임금님 총명 욕되게 할까 두려워라

陽村 權近(양촌 권근). 登止觀寺西峯(등지관사서봉) 지관사 서봉에 올라

陽村 權近(양촌 권근). 登止觀寺西峯(등지관사서봉) 지관사 서봉에 올라 地僻山藏寺(지벽산장사) : 땅이 외져 산은 절을 감춰 溪回水繞樓(계회수요루) : 개울물은 돌아 누대를 감싸흐른다 煮茶聞軟語(자차문연어) : 차 달이는데 부드러운 말소리 들려 策杖上高丘(책장상고구) : 지팡이 짚고 높은 언덕에 올라왔노라 野菊寒含露(야국한함로) : 들국화 차갑게 이슬을 머금고 巖藤老帶秋(암등로대추) : 바위 위의 등덩굴 시들어 가을빛을 띠었구나 京都知幾里(경도지기리) : 서울은 여기서 몇 리나 되더냐 登眺極悠悠(등조극유유) : 높은 데 올라 바라보니 너무도 아득하구나

陽村 權近(양촌 권근). 弁韓(변한)

陽村 權近(양촌 권근). 弁韓(변한) 東國三分際(동국삼분제) 동쪽 나라 셋으로 나눠졌을 땐 民生久未安(민생구미안) 백성들이 오래도록 불안했었네 紛紛蠻觸戰(분분만촉전) 끊임없이 일어나는 만촉의 싸움 擾擾弁辰韓(요요변진한) 뒤숭숭 소란했던 변한과 진한 古壘悲風起(고루비풍기) 옛 성가퀴 슬픈 바람 메아리치고 荒臺澹月寒(황대담월한) 오래된 누대에 밝은 달빛 차갑구나 自從成統合(자종성통합) 통합이 이뤄진 뒤로부터는 彼此永交懽(피차영교환) 제나 예나 길이 서로 즐거웠다오

陽村 權近(양촌 권근). 馬韓(마한) 마한

陽村 權近(양촌 권근). 馬韓(마한) 마한 渺渺馬韓地(묘묘마한지) 아득아득 마한 땅을 더듬어 보니 區區鯨海濱(구구경해빈) 구구하다 저 한 바다 물가로세 三方初割據(삼방초할거) 세 나라가 분할하여 점령하더니 一統竟和親(일통경화친) 통일로써 마침내 화친되었네 鋒鏑千年後(봉적천년후) 봉적이라 천년이 지나간 뒤에 桑麻四野春(상마사야춘) 사방 들엔 상마가 우거졌네 況今逢聖代(황금봉성대) 더더구나 성명의 시대 만나니 遠俗被同仁(원속피동인) 먼곳도 동인을 입었답니다

陽村 權近(양촌 권근). 辰韓(진한) 진한

陽村 權近(양촌 권근). 辰韓(진한) 진한 三韓曾鼎峙(삼한증정치) 삼한 나라 솥발처럼 대치해 있어 千里困兵爭(천리곤병쟁) 천 리라 전쟁에 시달렸다오 勝負力相敵(승부력상적) 이기고 지고 힘이 서로 적수라서 兼幷功未成(겸병공미성) 합병이 좀처럼 성공을 못 봤다오 王公初擧義(왕공초거의) 왕공이 처음으로 의병을 일으키니 金氏遠輸誠(김씨원수성) 김씨는 멀리서 정성을 바치었네 自此至今日(자차지금일) 이로부터 오늘날에 이르도록 吾民得遂生(오민득수생) 우리 백성 삶의 터전 다져왔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