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매월당 김시습(1435) 100

梅月堂 金時習(매월당 김시습). 還 山(환산)

梅月堂 金時習(매월당 김시습). 還 山(환산) 山中四月盡(산중사월진) : 산 속엔 4월이 다가고 客臥動輕旬(객와동경순) : 나그네는 가볍게 열흘이 지나간다 四壁圖書蛀(사벽도서주) : 사면 벽에는 도서에 좀이 슬어 三間几席塵(삼간궤석진) : 삼간 방 책상엔 먼지만 쌓였다 菁花多結實(청화다결실) : 우거진 꽃에는 열매 많고 杏子已生仁(행자이생인) : 살구 열매엔 이미 씨가 생겼다 靜倚屛風睡(정의병풍수) : 고요히 병풍에 기대어 잠드니 風爲入幕賓(풍위입막빈) : 바람은 휘장 속으로 들어와 손님이 된다

梅月堂 金時習(매월당 김시습). 尋 訪 (심방)

梅月堂 金時習(매월당 김시습). 尋 訪 (심방) 靑藜一尋君(청려일심군) : 청려장 짚고 그대 찾으니 君家住海濱(군가주해빈) : 그대 집은 바닷가에 있었구나 寒花秋後艶(한화추후염) : 국화꽃은 늦가을이라 더욱 곱고 落葉夜深聞(낙엽야심문) : 깊은 밤 낙옆 지는 소리 들려온다 野外金風老(야외금풍로) : 들 밖에 바람소리 세차고 簷頭夕照曛(첨두석조훈) : 처마 위엔 저녁빛이 어둑해진다 寧知今日遇(녕지금일우) : 어찌 알았겠나, 오늘 그대 만나 團坐更論文(단좌갱론문) : 다정히 둘러 앉아 다시 글을 논할 줄을

梅月堂 金時習(매월당 김시습). 喜正叔見訪(희정숙견방)

梅月堂 金時習(매월당 김시습). 喜正叔見訪(희정숙견방) 寂寂鎖松門(적적쇄송문) : 솔 문을 닫아걸고 외로이 사니 無人踏鮮痕(무인답선흔) : 이끼 흔적 밝는이 아무도 없구나 澗聲搖北壑(간성요북학) : 바윗 물소리 북쪽 골짝을 흔들고 松籟颭東軒(송뢰점동헌) : 소나무 바람소리 동헌에 물결친다 世事寧緘口(세사녕함구) : 세상일은 차라리 입을 다물고 閒情似不言(한정사불언) : 한가한 정은 말 하지 못하는구나 喜君來一訪(희군래일방) : 그대 찾아오니 너무 기뻐서 相對敍寒溫(상대서한온) : 마주 보며 그간 온갖 일을 풀어본다

梅月堂 金時習(매월당 김시습). 途 中(도중)

梅月堂 金時習(매월당 김시습). 途 中(도중) 貊國初飛雪 春城木葉疏 (맥국초비설 춘성목엽소) 맥의 나라 이 땅에 첫눈이 날리니, 춘성에 나뭇잎이 듬성해지네. 秋深村有酒 客久食無魚 (추심촌유주 객구식무어) 가을 깊어 마을에 술이 있는데, 객창에 오랫동안 고기 맛을 못보겠네. 山遠天垂野 江遙地接虛 (산원천수야 강요지접허) 산이 멀어 하늘은 들에 드리웠고, 강물 아득해 대지는 허공에 붙었네. 孤鴻落日外 征馬政躊躇(고홍락일외 정마정주저) 외로운 기러기 지는 해 밖으로 날아가니, 나그네 발걸음 가는 길 머뭇거리네

梅月堂 金時習(매월당 김시습). 靜 夜(정야)

梅月堂 金時習(매월당 김시습). 靜 夜(정야) 三更耿不寐(삼경경불매) : 깊은 밤 근심에 잠은 오지 않고 明月滿東窓(명월만동창) : 밝은 달만 동쪽 창에 가득하구나 杜口傳摩詰(두구전마힐) : 임 막고 왕유를 전하고 無心學老龐(무심학노방) : 무심코 늙은 방씨의 은거함만 배웠네 最憐淸似水(최련청사수) : 물처럼 맑은 것을 가장 좋아하지만 安得筆如杠(안득필여강) : 어찌 깃대 같은 붓을 얻을 수 있을까 剪燭拈新語(전촉념신어) : 초심지 자르며 새로운 말을 찾아내고 排聯押韻雙(배련압운쌍) : 배율시를 지으며 운을 맞춘다

梅月堂 金時習(매월당 김시습). 題小林菴(제소림암)

梅月堂 金時習(매월당 김시습). 題小林菴(제소림암) 禪房無塵地(선방무진지) : 선방 티끌없는 그곳에 逢僧話葛藤(봉승화갈등) : 스님을 만나 얽힌 이야기 나눈다 身如千里鶴(신여천리학) : 몸은 천 리를 나는 학 같고 心似九秋鷹(심사구추응) : 마음은 가을 철 매 같도다 石逕尋雲到(석경심운도) : 돌길에 구름 찾아 여기에 와 松窓獨自凭(송창독자빙) : 소나무 창가에 홀로 기대어본다 無端更回首(무단갱회수) : 까닭없이 다시 머리 돌려보니 山色碧崚嶒(산색벽릉증) : 산빛은 푸르고 험하기만 하구나

梅月堂 金時習(매월당 김시습). 幽 居(유거)

梅月堂 金時習(매월당 김시습). 幽 居(유거) 幽居臥小林(유거와소림) : 숲 속에 누워 그윽히 사니 靜室一煙氣(정실일연기) : 고요한 방안에 한 줄기 향기오른다 夜雨林花爛(야우임화란) : 밤비에 숲 속 꽃이 찬란하고 梅天風氣凉(매천풍기량) : 육칠 월 날씨에 바람은 서늘하구나 葉濃禽語警(엽농금어경) : 나뭇잎 짙고 새들은 지저귀고 泥濕燕飛忙(니습연비망) : 진흙에 질퍽하고 제비는 바삐 날아다닌다 何以消長日(하이소장일) : 긴 날을 어찌 보낼 것인가 新詩寫數行(신시사수행) : 새로운 시나 몇 줄 지어볼까나

梅月堂 金時習(매월당 김시습). 山 居(산거)산에거주하다

梅月堂 金時習(매월당 김시습). 山 居(산거)산에거주하다 山勢周遭去(산세주조거) : 산세는 주변을 둘러싸고 江流縹妙廻(강류표묘회) : 강물은 흘러 옥빛처럼 흘러간다 一鳩鳴白晝(일구명백주) : 비둘기 한 마리 한낮을 울어대고 雙鶴啄靑苔(쌍학탁청태) : 한 쌍의 학은 푸른 이끼 쪼아댄다 拄笏看雲度(주홀간운도) : 홀을 잡고 흘러가는 구름 바라본다 吟詩逼雨催(음시핍우최) : 시 읊으며 비를 재촉하노라 我如陶然靖(아여도연정) : 나는 도연명과 같아서 守拙碧雲堆(수졸벽운퇴) : 푸른 구름 더미에 쌓여 졸함을 지켜사노라

梅月堂 金時習(매월당 김시습). 古 柳(고류)

梅月堂 金時習(매월당 김시습). 古 柳(고류) 古柳蟬聲急(고류선성급) : 오래된 버드나무에 매미 소리 급하니 他鄕此日情(타향차일정) : 타향살이 오늘의 내 마음이로다. 長天列峀碧(장천열수벽) : 먼 하늘에 벌리어 있는 산은 푸르고 疎雨半江明(소우반강명) : 성긴 비에 강은 반쯤은 밝구나. 晝永移書榻(주영이서탑) : 낮이 길어 책상을 옮겨놓고 天晴洗酒罌(천청세주앵) : 샘물이 맑아 술병을 씻어본다. 爾來來訪少(이래내방소) : 요즘 와서는 찾는 이도 적어지고 牢落轉無營(뇌락전무영) : 뇌락하여 갈수록 할 일이 없어지는구나.

梅月堂 金時習(매월당 김시습). 落 葉(낙엽)

梅月堂 金時習(매월당 김시습). 落 葉(낙엽) 落葉不可掃(낙엽불가소) : 낙엽을 그냥 쓸어서는 안 되네 偏宜淸夜聞(편의청야문) : 맑은 밤 그 소리 듣기가 좋아서 라네 風來聲慽慽(풍래성척척) : 바람 불면 우수수 소리 내고 月上影紛紛(월상영분분) : 달 떠오르면 그림자 어지러워요 鼓窓驚客夢(고창경객몽) : 창을 두드려 나그네 꿈 깨우고 疊砌沒苔紋(첩체몰태문) : 섬돌에 쌓이면 이끼 무늬도 지우지요 帶雨情無奈(대우정무내) : 비에 젖은 낙엽을 어찌할꺼나 空山瘦十分(공산수십분) : 늦은 가을, 빈산이 너무 초라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