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류선생 도연명(365)

五柳先生 陶淵明(오류선생 도연명). 雜詩 12수(잡시 12수) 잡시

산곡 2022. 10. 19. 08:52

五柳先生 陶淵明(오류선생 도연명).   雜詩 1(잡시 1) 잡시

 

人生無根蔕(인생무근체) :

인생이란 뿌리가 없는 것

飄如陌上塵(표여맥상진) :

날리는 길 위의 먼지와 같아라

分散逐風轉(분산축풍전) :

흩어져 바람 따라 구르는지라

此已非常身(차이비상신) :

이는 이미 항상 내 몸만은 아니로다

流落成兄弟(류락성형제) :

유랑하여 형제로 되어서

何必骨肉親(하필골육친) :

꼭 친형제로 될 것도 없도다

得歡當作樂(득환당작락) :

기쁜 일 생기면 즐겁게 지내야 하니

斗酒聚比隣(두주취비린) :

한 말의 술로 이웃을 모으는도다

盛年不重來(성년불중래) :

젊은 날운 다시 오지 않고

一日難再晨(일일난재신) :

하루는 두 번 새벽 되기 어렵도다

及時當勉勵(급시당면려) :

때맞춰 힘써야 할 것이니

歲月不待人(세월불대인) :

세월은 사람을 기다리지 않는도다

 

五柳先生 陶淵明(오류선생 도연명).   雜詩 2(잡시 2) 잡시

 

白日淪西阿(백일윤서아) : 밝은 해 서쪽 언덕에 지고

素月出東嶺(소월출동령) : 흰 달은 동쪽 산에 솟는구나

遙遙萬里輝(요요만리휘) : 멀고 먼 만 리에 빛나는

蕩蕩空中景(탕탕공중경) : 넓고 넓은 공중의 경치로다

風來入房戶(풍래입방호) : 바람 불어 방문에 드니

中夜枕席冷(중야침석랭) : 밤중에 베개와 자리가 차도다

氣變悟時易(기변오시역) : 기후 변해 철 바뀐 것 깨닫고

不眠知夕永(불면지석영) : 잠을 못 이뤄 밤이 긺을 알게 된다

欲言無予和(욕언무여화) : 말하려도 나와 어울릴 사람 없어

揮杯勸孤影(휘배권고영) : 잔비우고 외로운 그림자에 술 권한다

日月擲人去(일월척인거) : 해와 달은 사람을 던지고 가버리고

有志不獲騁(유지불획빙) : 뜻을 품고서도 내닫지를 못하는구나

念此懷悲悽(염차회비처) : 이 일을 생각하니 비참한 마음 들어

終曉不能靜(종효불능정) : 새벽 다가도록 내 마음 진정되지 않는다

 

五柳先生 陶淵明(오류선생 도연명).   雜詩 3(잡시 3) 잡시

 

榮華難久居(영화난구거) :

영화에는 오래 머물러 있기 어렵고

盛衰不可量(성쇠불가량) :

성하고 쇠하는 것은 헤아릴 수 없도다

昔爲三春蕖(석위삼춘거) :

지난날 춘삼월의 연꽃이더니

今作秋蓮房(금작추련방) :

이제는 가을의 연밥이 되었구나

嚴霜結野草(엄상결야초) :

된서리 들풀에 맺히고

枯悴未遽央(고췌미거앙) :

마르고 야위어 좀체로 끝나지 않는구나

日日有環周(일일유환주) :

해와 달은 순환하여도

我去不再陽(아거불재양) :

나는 떠나면 다시 살지 못한다

眷眷往昔時(권권왕석시) :

그립다, 가버린 지난 시절

憶此斷人腸(억차단인장) :

이 일을 생각하면 마음이 끊어지누나

 

五柳先生 陶淵明(오류선생 도연명).   雜詩 4(잡시 4) 잡시

 

丈夫志四海(장부지사해) :

대장부는 천하에 뜻을 두지만

我願不知老(아원불지노) :

나는 늙어가는 것 알고 싶지 않도다

親戚共一處(친척공일처) :

친척들은 같이 한곳에 있고

子孫還相保(자손환상보) :

자손들은 서로 보살피며 살아가노라

觴絃肆朝日(상현사조일) :

술잔과 거문고는 낮동안 풀어 놓고

罇中酒不燥(준중주불조) :

술단지 속에는 술이 마르지 않는구나

緩帶盡歡娛(완대진환오) :

허리띠 풀어놓고 즐거움 다하며

起晩眠常早(기만면상조) :

늦게 일어나고 잠은 늘 일찍 자노라

孰若當世士(숙약당세사) :

세상 사람들과는 어찌 같으리

氷炭滿懷抱(빙탄만회포) :

얼음과 숯불을 가슴 속에 가득 품고 있도다

百年歸丘壟(백년귀구롱) :

인생 백 년 언덕으로 돌아가는데

用此空名道(용차공명도) :

이렇게 얻은 공허한 이름 입에 오르게 하는구나

 

五柳先生 陶淵明(오류선생 도연명).   雜詩 5(잡시 5) 잡시

 

憶我少壯時(억아소장시) : 나의 젊은 시절 생각해보니

無樂自欣豫(무락자흔예) : 즐거운 일 없어도 절로 기뻤다

猛志逸四海(맹지일사해) : 맹렬한 뜻은 천하에 뛰어나고

騫翮思遠翥(건핵사원저) : 세찬 날개로 멀리 날아가기를 생각했다

荏苒歲月頹(임염세월퇴) : 시간이 지남에 세월은 무너져가서

此心稍已去(차심초이거) : 이 마음 조금씩 사라지고 말았도다

値歡無復娛(치환무복오) : 기쁜 일을 만나도 다시 즐겁지 않고

每每多憂慮(매매다우려) : 매일매일 근심 걱정 많아진다

氣力漸衰損(기력점쇠손) : 기력이 점점 쇠하고 줄어들어

轉覺日不如(전각일불여) : 날마다 다른 것을 점점 느끼게 된다

壑舟無須臾(학주무수유) : 골짜기의 배는 잠시도 머물지 않고

引我不得住(인아불득주) : 나를 끌어당겨도 머물 수가 없도다

前途當幾許(전도당기허) : 앞 길이 얼마나 될 것인가

未知止泊處(미지지박처) : 머물러 쉴 곳을 알지 못하노라

古人惜寸陰(고인석촌음) : 옛 사람은 짧은 시간도 아꼈는데

念此使人懼(염차사인구) : 이러한 일을 생각하니 두려워지는구나

 

五柳先生 陶淵明(오류선생 도연명).   雜詩 6(잡시 6) 잡시

 

昔聞長者言(석문장자언) :

지난날 어른들 말씀 들으니

掩耳每不喜(엄이매불희) :

귀를 가리고 매번 싫어하였도다

奈何五十年(내하오십년) :

어찌하랴 50년 지나고서야

忽已親此事(홀이친차사) :

홀연히 이 일 몸소 당하였구나

求我盛年歡(구아성년환) :

나의 한창 때 즐거움 찾아도

一毫無復意(일호무복의) :

터럭만큼도 다시 생각이 없도다

去去轉欲遠(거거전욕원) :

가면 갈수록 더욱 멀어지는데

此生豈再値(차생기재치) :

이러한 생을 어찌 다시 만날까

傾家時作樂(경가시작락) :

가산을 기울여 때때로 즐기며

竟此歲月駛(경차세월사) :

이 세월 달려가는 일 끝내어야 한다

有子不留金(유자불류김) :

아들이 있어도 돈을 남기지 않는데

何用身後置(하용신후치) :

어찌 죽은 뒤에 두고 쓰겠는가

 

五柳先生 陶淵明(오류선생 도연명).   雜詩 7(잡시 7) 잡시

 

日月不肯遲(일월불긍지) :

해와 달은 더디 가려 하지 않고

四時相催迫(사시상최박) :

사시절은 서로들 재촉하는구나

寒風拂枯條(한풍불고조) :

찬 바람은 마른 가지 스치고

落葉掩長陌(악엽엄장맥) :

낙엽은 긴 거리를 덮었는구나

弱質與運頹(약질여운퇴) :

허약한 몸은 철 지나 못 쓰게 되어

玄鬢早已白(현빈조이백) :

검은 귀밑머리는 벌써 흰머리 되었구나

素標揷人頭(소표삽인두) :

흰 표적이 머리에 꽂혔으니

前塗漸就窄(전도점취착) :

앞 길이 점점 좁아만지는구나

家爲逆旅舍(가위역려사) :

집은 여관 같아지져

我如當去客(아여당거객) :

나는 떠나가야 할 나그네로다

去去欲何之(거거욕하지) :

가고가다 어디로 가려는 건가

南山有舊宅(남산유구택) :

남산에 본래의 내 집이 있도다

 

五柳先生 陶淵明(오류선생 도연명).   雜詩 8(잡시 8) 잡시

 

代耕本非望(대경본비망) : 농사 아닌 것은 본래 나의 소망 아니고

所業在田桑(소업재전상) : 하는 일은 밭과 뽕나무 농사에 있도다

躬親未曾替(궁친미증체) : 몸소 일하며 그만둔 적 없으나

寒餒常糟糠(한뇌상조강) : 얼고 굶주리면서 항상 겨로 연명 하노라

豈期過滿腹(기기과만복) : 어찌 배 채우눈 것 이상을 기대하리오

但願飽粳糧(단원포갱량) : 다만 멥쌀 양식으로 배부르기 바랄 뿐이로다

御冬足大布(어동족대포) : 겨울 넘기는 데에는 거친 무명이면 족하고

麤絺以應陽(추치이응양) : 굵은 갈포로 응당 햇볕 막으리라

正爾不能得(정이불능득) : 바로 그렇게도 되지 못하니

哀哉亦可傷(애재역가상) : 슬프고도 또 가슴 아프구나

人皆盡獲宜(인개진획의) : 남들은 모두 유감없이 잘 해내는데

拙生失其方(졸생실기방) : 졸렬한 처세술이 그 방법을 잃었도다

理也可奈何(리야가내하) : 이치가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且爲陶一觴(차위도일상) : 잠시 한 잔 술을 즐기노라

 

五柳先生 陶淵明(오류선생 도연명).   雜詩 9(잡시 9) 잡시

 

遙遙從羈役(요요종기역) :

멀리멀리 객지 일 나서니

一心處兩端(일심처량단) :

한 마음이 양 끝에 매달려 있다

掩淚汎東逝(엄루범동서) :

눈물을 가리고 배를 띄워 동으로

順流追時遷(순류추시천) :

흐름을 따라 시간 따라 쫓아간다

日沒參與昴(일몰참여묘) :

해는 삼성과 묘성쪽으로 넘고

勢翳西山巓(세예서산전) :

그 기세가 서산 마루를 덮고 있다

蕭條隔天涯(소조격천애) :

쓸쓸히 하늘 끝에 떨어져 있으면서

惆悵念常飡(추창념상손) :

서글프게 집에서의 식사를 생각 한다

慷慨思南歸(강개사남귀) :

탄식하며 남쪽으로 돌아갈 생각

路遐無由緣(노하무유연) :

길은 멀고 돌아 갈 길이 없도다

關梁難虧替(관량난휴체) :

관문과 다리 그만두기 어려워

絶音寄斯篇(절음기사편) :

소식 끊겨 이 한 편을 부치노라

 

五柳先生 陶淵明(오류선생 도연명).   雜詩 10(잡시 10) 잡시

 

閒居執蕩志(한거집탕지) : 한가히 살면서 호탕한 뜻 잡아쥐어도

時駛不可稽(시사불가계) : 시간은 달려가 멈출 수가 없었도다

驅役無停息(구역무정식) : 일에 몰리는 것 쉬지를 못하고

軒裳逝東崖(헌상서동애) : 의관을 차리고 동쪽 물가로 나간노라

沈陰擬薰麝(심음의훈사) : 가라앉은 음기는 사향 같아서

寒氣激我懷(한기격아회) : 차가운 기운이 내 가슴 속을 흔든다

歲月有常御(세월유상어) : 세월은 변함없이 지나고

我來淹已彌(아래엄이미) : 내가 와 머물은지 이미 오래도다

慷慨憶綢繆(강개억주무) : 강개에 차 가까운 벗들 생각하만

此情久已離(차정구이리) : 이러한 심정도 이미 오래 전에 없졌도다

荏苒經十載(임염경십재) : 이럭저럭 10년이 지나가니

暫爲人所羈(잠위인소기) : 잠시 남에게 매여 있은 것이도다

庭宇翳餘木(정우예여목) : 뜰과 집은 나무들로 가리워 있어

焂忽日月虧(숙홀일월휴) : 홀연히 날과 달은 사라져가는구나

 

五柳先生 陶淵明(오류선생 도연명).   雜詩 11(잡시 11) 잡시

 

我行未云遠(아행미운원) :

내가 가는 길이 멀다고 하지 못해

回顧慘風凉(회고참풍량) :

되돌아보니 참담한 바람 써늘하도다

春燕應節起(춘연응절기) :

봄 제비는 철을 따라 일어나

高飛拂塵梁(고비불진량) :

높이 날아 먼지 낀 대들보를 스친다

邊雁悲無所(변안비무소) :

변방 기러기 갈 곳 없어 슬퍼하고

代謝歸北鄕(대사귀북향) :

교대로 북쪽 고향으로 돌아가는구나

鵬鵾鳴淸池(붕곤명청지) :

떠나 있는 황새는 맑은 못에서 울며

涉暑經秋霜(섭서경추상) :

더위 지내고 가을 서리 겪는구나

愁人難爲辭(수인난위사) :

시름 겨운 사람 마음 말로 하기 어려워

遙遙春夜長(요요춘야장) :

아득히 봄 밤은 길기만 하구나

 

五柳先生 陶淵明(오류선생 도연명).   雜詩 12잡시 12 잡시

 

嫋嫋松標崖(요뇨송표애) :

하늘거리는 소나무 벼랑에 서 있어

婉孌柔童子(완련유동자) :

귀염성 있는 자태 부드러운 아이로다

年始三五間(년시삼오간) :

겨우 십오 년 되었으니

喬柯何可倚(교가하가의) :

높은 가지에 어찌 기댈 수가 있겠으리

養色含精氣(양색함정기) :

안색을 기르고 정기를 머금으면

粲然有心理(찬연유심리) :

뚜렷하게 속에는 나뭇결 생기에 된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