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체별 병풍

白雲居士 李奎報(백운거사 이규보). 群蟲詠 8(군충영 8) 여러 벌레를 읊다.

산곡 2023. 12. 22. 08:21

白雲居士 李奎報(백운거사 이규보).    群蟲詠 8(군충영 8)

여러 벌레를 읊다.

 

[ 제 1 수 ]   두꺼비[蟾]

 

痱磊形可憎(비뢰형가증) :

우툴두툴 모양은 밉고

爬皻行亦澁(파사행역삽) :

엉금엉금 걸음걸이도 느리다

群蟲且莫輕(군충차막경) :

여러 벌레들이여, 가볍게 여기지 말아라

解向月宮入(해향월궁입) :

월궁 향해 들어갈 줄도 안단다

 

[ 제 2 수 ] 개구리[蛙]

 

無怒亦無瞋(무노역무진) :

노하는 것도 눈 부릅뜨는 것도 전혀 없고

皤然長迸腹(파연장병복)

편편하게 길고 불룩한 배를 가졌구나

兩部爾莫誇(양부이막과) :

소리내는 두 부분을 너는 자랑 말아라

人將焚牡菊(인장분모국) :

사람이 장차 모란과 국화를 불태우리라

 

[ 제 3 수 ]  쥐[鼠-서]

 

眼如劈豆角 (안여벽두각) :

눈이 콩조각을 쪼개 놓은 것 같아서

伺暗狂蹂蹈 (사암광유도) :

컴컴한 곳 엿보아 미친 듯 밟고 다닌다

任爾穿我墉 (임이천아용) :

제 맘대로 내 담 뚫으면

滔滔皆大盜 (도도개대도) :

도도한 기세는 모두가 다 큰 도적이구나

 

[ 제 4 수 ]  달팽이[蝸]

 

見人頻縮角(견인빈축각) :

사람을 보면 뿔을 자주 감추고

有屋解藏身(유옥해장신) :

집이 있어 몸 감출 줄 아는구나

莫敎蠻觸戰(막교만촉전) :

우둔한 촉수로 싸우게 하지 말라

千里血成津(천리혈성진) :

천 리에 피가 강을 이룬단다.

 

[ 제 5 수 ]  개미[蟻-의]

 

穴竅珠中度 (혈규주중도) :

구멍 뚫어 구슬 속을 지나고

隨輪磨上奔 (수륜마상분) :

바퀴 따라 맷돌 위로 달린다

誰知槐樹下 (수지괴수하) :

누가 알랴 느티나무 아래에서

別占一乾神 (별점일건신) :

따로 한 세상 차지한 줄을

 

[ 제 6 수 ]  거미[蛛]

 

緣簷懸穀網(연첨현곡망) :

처마에 그물을 치고

罥壁作錢窠(견벽작전과) :

벽 따라 돈 되는 소굴 만드네.

好趁穿針日(호진천침일) :

좋게 침 꽂는 날을 기다려

來棲乞巧瓜(내서걸교과) :

술수 부리는 과일에 와 산다네.

 

[ 제 7 수 ]  파리[蠅]

 

疾爾誤鳴鷄(질이오명계) :

닭이 운다고 착각하는 네가 미워

畏爾點白玉(외이점백옥) :

흰 옥에 점 남기는 것 두려워 하노라

驅之又不去(구지우부거) :

쫓아도 날아가지 않으니

宜見王思逐(의견왕사축) :

왕사의 쫓김 당하는 것 당연 하도다

 

[ 제 8 수 ]  누에[蠶]

 

吐絲工騁巧(토사공빙교) :

실을 토하여 교묘한 재주 부리나

作繭反逢煎(작견반봉전) :

고치를 만들어 도리어 삶아 지네

似詰還似癡(사힐환사치) :

약은 것 같아도 어리석어

吾於汝獨憐(오어여독련) :

내 홀로 너를 가엾게 여기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