順菴 安鼎福 (순암 안정복). 分宜堂八詠(분의당팔영)
분의당을 읊은 여덟 수
[ 제 1 수 ] 讀書(독서) : 책읽기
築此茅堂靜(축차모당정)
이 고요한 초가집 짓고
中藏萬卷書(중장만권서)
그 안에 수많은 책을 쌓아 두었네
硏窮何日是(연궁하일시)
책 읽으며 연구하는 날이 어는 날이냐면
客散風雨餘(객산풍우여)
손님 다 떠나고 비바람 몰아친 뒤라네
[ 제 2 수 ] 耕田(경전) : 밭갈이
谺然一谷內(하연일곡내)
휑뎅그렁한 온 골짜기 안에
高下數弓田(고하수궁전)
높고 낮은 몇 뙈기의 밭
稼穡勤吾力(가색근오력)
내 힘으로 곡식 농사를 부지런히 지어
春來樂有年(춘래락유년)
가을이 모면 풍년을 즐기네
[ 제 3 수 ] 採山(채산) : 나물캐기
朝日出東嶺(조일출동령)
아침 해가 동쪽 고개 위로 떠오르면
腰鎌上後山(요겸상후산)
허리춤에 낫 차고 뒷산에 오르네
悠然松下坐(유연송하좌)
여유롭게 소나무 아래 앉아 있으니
天地與俱閑(천지여구한)
온 세상과 더불어 한가롭기만 하네
[ 제 4 수 ] 鳥水(조수) : 낚시
地僻如春山(지벽여춘산)
위치가 아주 외딸고 구석져서 봄철의 산 같고
溪靑似渭水(계청사위수)
시냇물 맑고 깨끗해서 위수와 흡사하네
美人隔千里(미인격천리)
임은 아득히 멀리 떨어져 있는데
鉤下得雙鯉(구하득쌍리)
낚시질로 편지를 들어 올리네
[ 제 5 수 ] 種藥(종약) : 약초 재배
囊無字母錢(낭무자모전)
주머니에 돈은 없어도
篋有君臣藥(협유군신약)
상자 속에 약은 있네
性味忌偏勝(성미기편승)
성미는 지나치게 치우친 것을 꺼리니
中和貴澹泊(중화귀담박)
치우치지 않는 바른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욕심 없고
마음이 깨끗한 것이 중요하네
[ 제 6 수 ] 시포(시포) : 채마밭 가꾸기
小園春已歸(소원춘이귀)
작은 정원에 봄은 이미 돌아가 버리고
嘉菜爛盈圃(가채란영포)
맛 좋은 푸성귀가 무르익어 채마밭에 가득하네
薑老通神明(강노통신명)
묵은 생강은 온 세상의 신령과 통하게 되고
蔥新煖胃肚(총신난위두)
새 파는 위를 덥혀주네
[ 제 7 수 ] 飯疏(반소) : 거칠고 반찬이 없는밥
鐺中五合米(당중오합미)
솥 안에는 다섯 홉의 쌀
架上一簞疏(가상일단소)
시렁 위에는 성긴 소쿠리 하나
喫罷無餘願(끽파무여원)
밥 먹고 나면 더 바라는 것이 없어
閒眠對素舒(한면대소서)
달고 마주하고 한가롭게 쉰다네
[ 제 8 수 ] 衣布(의포) : 베옷
種麻南畝邊(종마남무변)
남쪽 밭이랑 옆에 삼을 심어서는
刈穫織成布(예확직성포)
베어 거두어들여 베를 짜네
裁着身便輕(재착신편경)
옷 지어 입으면 몸이 곧 가볍고
凉風生牖戶(량풍생유호)
들창에서는 서늘한 바람이 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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