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체별 병풍

順菴 安鼎福 (순암 안정복). 分宜堂八詠(분의당팔영) 분의당을 읊은 여덟 수

산곡 2023. 12. 21. 20:06

順菴 安鼎福 (순암 안정복).    分宜堂八詠(분의당팔영) 

분의당을 읊은 여덟 수

 

[ 제 1 수 ]  讀書(독서) : 책읽기

 

築此茅堂靜(축차모당정)

이 고요한 초가집 짓고

中藏萬卷書(중장만권서)

그 안에 수많은 책을 쌓아 두었네

硏窮何日是(연궁하일시)

책 읽으며 연구하는 날이 어는 날이냐면

客散風雨餘(객산풍우여)

손님 다 떠나고 비바람 몰아친 뒤라네

 

[ 제 2 수 ]   耕田(경전) : 밭갈이

 

谺然一谷內(하연일곡내)

휑뎅그렁한 온 골짜기 안에

高下數弓田(고하수궁전)

높고 낮은 몇 뙈기의 밭

稼穡勤吾力(가색근오력)

내 힘으로 곡식 농사를 부지런히 지어

春來樂有年(춘래락유년)

가을이 모면 풍년을 즐기네

 

[ 제 3 수 ]  採山(채산) : 나물캐기

 

朝日出東嶺(조일출동령)

아침 해가 동쪽 고개 위로 떠오르면

腰鎌上後山(요겸상후산)

허리춤에 낫 차고 뒷산에 오르네

悠然松下坐(유연송하좌)

여유롭게 소나무 아래 앉아 있으니

天地與俱閑(천지여구한)

온 세상과 더불어 한가롭기만 하네

 

[ 제 4 수 ]   鳥水(조수) : 낚시

 

地僻如春山(지벽여춘산)

위치가 아주 외딸고 구석져서 봄철의 산 같고

溪靑似渭水(계청사위수)

시냇물 맑고 깨끗해서 위수와 흡사하네

美人隔千里(미인격천리)

임은 아득히 멀리 떨어져 있는데

鉤下得雙鯉(구하득쌍리)

낚시질로 편지를 들어 올리네

 

[ 제 5 수  種藥(종약) : 약초 재배

 

囊無字母錢(낭무자모전)

주머니에 돈은 없어도

篋有君臣藥(협유군신약)

상자 속에 약은 있네

性味忌偏勝(성미기편승)

성미는 지나치게 치우친 것을 꺼리니

中和貴澹泊(중화귀담박)

치우치지 않는 바른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욕심 없고

마음이 깨끗한 것이 중요하네

 

[ 제 6 수 ]   시포(시포) : 채마밭 가꾸기

 

小園春已歸(소원춘이귀)

작은 정원에 봄은 이미 돌아가 버리고

嘉菜爛盈圃(가채란영포)

맛 좋은 푸성귀가 무르익어 채마밭에 가득하네

薑老通神明(강노통신명)

묵은 생강은 온 세상의 신령과 통하게 되고

蔥新煖胃肚(총신난위두)

새 파는 위를 덥혀주네

 

[ 제 7 수 ]  飯疏(반소) : 거칠고 반찬이 없는밥

 

鐺中五合米(당중오합미)

솥 안에는 다섯 홉의 쌀

架上一簞疏(가상일단소)

시렁 위에는 성긴 소쿠리 하나

喫罷無餘願(끽파무여원)

밥 먹고 나면 더 바라는 것이 없어

閒眠對素舒(한면대소서)

달고 마주하고 한가롭게 쉰다네

 

[ 제 8 수  衣布(의포) : 베옷

 

種麻南畝邊(종마남무변)

남쪽 밭이랑 옆에 삼을 심어서는

刈穫織成布(예확직성포)

베어 거두어들여 베를 짜네

裁着身便輕(재착신편경)

옷 지어 입으면 몸이 곧 가볍고

凉風生牖戶(량풍생유호)

들창에서는 서늘한 바람이 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