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봉 기대승(1527)

高峯 奇大承(고봉 기대승). 雨中(우중) 비는 내리고

산곡 2023. 4. 14. 08:14

高峯 奇大承(고봉 기대승).    雨中(우중) 비는 내리고

 

只今身世已迷津(지금신세이미진) :

지금 이 몸은 이미 건널 나루터를 잃고

獨臥空堂雨襲人(독와공당우습인) :

빈집에 홀로 누워 비에 젖는다.

日暮未堪長鋏拔(일모미감장협발) :

날 저무니 긴 칼을 뽑지 못하고

夜深猶許短檠親(야심유허단경친) :

밤이 깊어 오히려 등잔불과 가깝구나.

疎煙漠漠疑封戶(소연막막의봉호) :

연기도 자욱하여 문을 닫은 듯

密葉陰陰欲蓋隣(밀엽음음욕개린) :

나뭇잎은 어둑하여 이웃 고을 가렸구나.

幽興撩詩應爛熳(유흥료시응란만) :

그윽한 흥취 시흥을 돋우어 기분 좋으니

一杯相屬趁芳辰(일배상속진방진) :

한 잔 술을 서로 권하며 좋은 계절 즐겨보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