蘭皐 金炳淵(란고 김병연). 開 城 (개 성) 蘭皐 金炳淵(란고 김병연). 開 城 (개 성) 邑號開城何閉門(읍호개성하폐문) 마을 이름은 개성인데 대문은 굳게 닫혔으며 山名松嶽豈無薪(산명송악기무신) 산 이름은 송악인데 장작이 없다는 게 웬 말이냐 黃昏逐客非人事(황혼축객비인사) 석양 나그네를 쫓는 인사가 어디에 있다더냐 禮儀東方子獨秦(예의동방자독진) 예절 바른 우리나라에서 그대만이 상놈일세 69) 난고 김병연(1807) 2023.10.07
蘭皐 金炳淵(란고 김병연). 九天閣(구천각) 蘭皐 金炳淵(란고 김병연). 九天閣(구천각) 人登樓閣臨九天(인등누각임구천) 정자에 오르니 구천각은 하늘에 닿은 듯 하고 長渡長橋踏萬歲(장도장교답만세) 말 타고 긴 다리를 건너니 오랜 세월을 밟는 듯 하구나 山疑野狹遠遠立(산의야협원원립) 산은 들이 좁을까 싶어 띄엄띄엄 나누어 서있고 水畏丹行淺淺流(수외단행천천류) 불은 배가 다닐까 두려워 얕게 흐르네 69) 난고 김병연(1807) 2023.09.26
蘭皐 金炳淵(김병연). 賞景(상경) 경치를 즐기다 蘭皐 金炳淵(김병연). 賞景(상경) 경치를 즐기다 一步二步三步立(일보이보삼보립) 한 걸음 두 걸음 세 걸음 가다가 서니 山靑石白間間花(산청석백간간화) 산 푸르고 바윗돌 흰데 틈틈히 꽃이 피었네. 若使畵工模此景(약사화공모차경) 화공으로 하여금 이 경치를 그리게 한다면 其於林下鳥聲何(기어림하조성하) 숲 속의 새소리는 어떻게 하려나. *그에게 있어 자연은 단순히 보고 즐기는 대상이 아니었다. 방랑의 동반자요 거처 가 되었으니 발길 닿은 산천경개는 모두 그의 노래가 되었다. 화가가 아름다운 봄의 경치는 그릴 수 있겠지만 숲에서 지저귀는 새들의 울음 소리는 어떻게 그려 낼 수 있겠는가. 69) 난고 김병연(1807) 2023.09.19
蘭皐 金炳淵(란고 김병연). 九月山(구월산) 구월산 蘭皐 金炳淵(란고 김병연). 九月山(구월산) 구월산 昨年九月過九月(작년구월과구월) 지난해 구월에 구월산을 지났는데 今年九月過九月(금년구월과구월) 올해 구월에도 구월산을 지나네. 年年九月過九月(연연구월과구월) 해마다 구월에 구월산을 지나니 九月山光長九月(구월산광장구월) 구월산 풍경은 늘 구월일세. 69) 난고 김병연(1807) 2023.09.12
蘭皐 金炳淵(란고 김병연). 妙香山(묘향산) 묘향산 蘭皐 金炳淵(란고 김병연). 妙香山(묘향산) 묘향산 平生所欲者何求(평생소욕자하구) 평생 소원이 무엇이었던가. 每擬妙香山一遊(매의묘향산일유) 묘향산에 한번 노니는 것이었지. 山疊疊千峰萬人(산첩첩천봉만인) 산 첩첩 천 봉 만 길에 路層層十步九休(노층층십보구휴) 길 층층 열 걸음에 아홉 번은 쉬네. 69) 난고 김병연(1807) 2023.09.04
蘭皐 金炳淵(란고 김병연). 독수리 (독수리) 蘭皐 金炳淵(란고 김병연). 독수리 (독수리) 萬里天如咫尺間(만리천여지척간) 넓은 하늘을 지척처럼 날아가며 俄從某峰又玆山(아종모봉우자산) 이 산위에 번쩍 저산위에 번쩍 平林搏兎何雄壯(평림박토하웅장) 숲속의 토끼 잡이가 어찌나 웅장한지 也似關公出五關(야사관공출오관) 오관을 넘나드는 관운장만 같구나 69) 난고 김병연(1807) 2023.08.26
蘭皐 金炳淵(란고 김병연). 雪景 3 (설경 3) 蘭皐 金炳淵(란고 김병연 ). 雪景 3 (설경 3) 雪日常多晴日或(설일상다청일혹) 눈 오는 날이 많고 어쩌다 개이는데 前山旣白後山亦(전산기백후산역) 앞산도 희거니와 뒷산 또한 하얗구나 推窓四面琉璃壁(추창사면유리벽) 창을 열어보니 사면이 유리벽이라 吩咐家僮故掃莫(분부가동고소막) 아이에게 눈을 쓸지 말라 당부 하누나 69) 난고 김병연(1807) 2023.08.19
蘭皐 金炳淵(란고 김병연). 雪景 1(설경 1) 蘭皐 金炳淵(란고 김병연). 雪景 1(설경 1) 飛來片片三月蝶(비래편편삼월접) 날리는 눈송이는 춘삼월 나비같고 踏去聲聲六月蛙(답거성성육월와) 밟히는 눈 소리는 개구리 소리나네 寒將不去多言雪(한장불거다언설) 추워서 못 가신다고 눈을 핑계 대며 醉或以留更進盃(취혹이류갱진배) 취중에 행여 머무를까 다시 술잔을 드누나 69) 난고 김병연(1807) 2023.08.11
蘭皐 金炳淵(란고 김병연). 雪中寒梅(설중한매) 눈속의 차가운 매화 蘭皐 金炳淵(란고 김병연). 雪中寒梅(설중한매) 눈속의 차가운 매화 雪中寒梅酒傷妓(설중한매주상기) 눈 속에 핀 차가운 매화는 술에 취한 기생 같고 風前槁柳誦經僧(풍전고류송경승) 바람 앞에 마른 버들은 불경을 외는 중 같구나. 栗花落花尨尾短(율화낙화방미단) 떨어지는 밤꽃은 삽살개의 짧은 꼬리 같고 榴花初生鼠耳凸(유화초생서이철) 갓 피어나는 석류꽃은 뾰족한 쥐의 귀 같구나. 69) 난고 김병연(1807) 2023.08.02
蘭皐 金炳淵(란고 김병연). 嘲地官(조지관) 지관을 놀리다 蘭皐 金炳淵(란고 김병연). 嘲地官(조지관) 지관을 놀리다 風水先生本是虛(풍수선생본시허) 풍수 선생은 본래 허망된 말만 하는 사람이라 指南指北舌飜空(지남지북설번공) 남이다 북이다 가리키며 부질없이 혀를 놀리네. 靑山若有公侯地(청산약유공후지) 청산 속에 만약 명당 자리가 있다면 何不當年葬爾翁(하불당년장이옹) 어찌 네 아비를 파묻지 않았나. 69) 난고 김병연(1807) 2023.07.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