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 율곡 이이(1536)

​栗谷 李珥 (율곡 이이). 楓嶽登九井看日出[풍악등구정간일출] 풍악산 구정봉에 올라 일출을 보면서.

산곡 2025. 1. 10. 07:16

​栗谷 李珥 (율곡 이이).   楓嶽登九井看日出[풍악등구정간일출]

풍악산 구정봉에 올라 일출을 보면서.

 

嵯峨雪峯幾千仞[치아설봉기천인] : 눈 쌓인 봉우리는 높고 험한데 몇 천 길인가

鳥道人行白雲外[조도인행백운외] : 사람이 다니는 험한 산 길은 흰 구름 밖이네.

靑藜戛上犖确中[청려알상소학중] : 명아주 지팡이 새소리 높고 돌산은 훌륭한데

兩眼漸覺東丘隘[양안점각동구애] : 두 눈에 점점 드러나 동쪽 언덕이 가득차네.

夜投禪室徹曉坐[야투선실철효좌] : 밤엔 선 방에 의지해 새벽을 앉아 다스리며

時聽笙簫來上界[시청생소래상계] : 쉬며 하늘에서 오는 생황과 퉁소 소리 듣네.

金鷄一鳴登絶頂[금계일명등절정] : 금빛 닭이 한 번 울기에 산의 정상에 오르니

萬境熹微天尙昧[만경희미천상미] : 많은 경계가 희미하고 하늘은 아직 어둡구나.

須臾火光漲天地[수유화광창천지] : 마침내 밝은 불 빛이 하늘과 땅에 가득하니

不辨滄波與曉靄[불변창파여효애] : 푸른 물결과 새벽 운무를 구별할 수 없구나.

朱輪轉上數竿高[주륜전상삭간고] : 붉은 바퀴 위로 옮기며 빠르게 높이 매달아

一朶彩雲如傘蓋[일타채운여산개] : 고운 구름 잠시 움직여 우산을 덮은 것 같네.

靑紅漸分水與天[청홍점분수여천] : 청색 홍색 점점 나뉘며 물과 하늘 함께하니

極目始知東海大[극목시지동해대] : 멀리 바라보며 동해 큰 것을 비로소 알겠네.

扶桑暘谷渺何處[부상양곡묘하처] : 해 돋는 곳의 부상은 아득히 어느 곳인가 ?

欲看出處知無奈[욕간출처지무나] : 나오는 곳을 보고자 하나 어찌 알 수 없네.

秦皇夸父等小兒[진황과보등소아] : 진 황제와 과보의 무리는 어린 아이 같아

千載令人起一喟[천재령인기일위] : 천 년 뒤 사람으로 하여금 한숨 일게하네.

 

 

嵯峨[차아] : 높고 험함.

鳥道[조도] : 나는 새도 넘기 어려울 만큼 험한 길. 鳥逕[조경].

靑藜[청려] : 靑藜杖[청려장], 명아주로 만든 지팡이.

上界[상계] : 天上界[천상계], 하늘 위의 세계.

極目[극목] : 눈을 볼 수 있는데 까지 다하여 봄.

扶桑[부상] : 해가 돋는 동쪽 바다, 동쪽 바다 해가 뜨는 곳에 있는 나무.

陽谷[양곡] : 해가 처음 돋는 동쪽.

秦皇[진황] : 秦始皇[진시황],

동으로 海上[해상]에 놀면서 童男童女[동남동녀]를 바다에 들여보내

三神山[삼신산]의 不死藥[불사약]을 캐게 하였다. 史記 秦始皇紀[사기 진시황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