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체별 병풍

三宜堂 金氏(삼의당 김씨). 十二月詞(십이월사)

산곡 2023. 8. 18. 10:27

三宜堂 金氏(삼의당 김씨).    十二月詞(십이월사)

 

[1 수] 1월(丁月上元,정월상원)

 

田家此日祝西成(전가차일축서성)

농가에서 한 해의 풍년을 기원하는 이날

村社鼕鼕土鼓鳴(촌사동동토고명)

마을 당집에선 북소리 둥둥 울리네

良夜城南明月下(양야성남명월하)

좋은 날 성남의 밝은 달 아래에서

家家年少踏橋行(가가년소답교행)

집집마다 아해들 다리 밟기 하네

 

[2 수] 2월 (二月上巳,이월상사)

 

東風楊柳綠如烟(동풍양류록여연)

동풍에 버들 숲 푸른 안개 낀 듯

曲水流觴付少年(곡수유상부소년)

곡수에 술잔 띄워 머슴에게 마시게 하네

城外紅粧多觀艶(성외홍장다관염)

성밖에선 화장한 여인들 豊염함 뽐내고

欲蘭消息又前川(욕란소식우전천)

앞 냇가에 난초 옹숭 옹숭 돋는 구나

 

[3 수] 3월 (三月三日,삼월 삼짇날)

 

紅錦之裳綠綺衣(홍금지상녹기의)

붉은 비단 치마 푸른 비단 저고리 입고

城南何處踏靑歸(성남하처답청귀)

성남 어디에서 답청하고 돌아오네

多情最是江南鳥(다정최시강남조)

강남에서 돌아온 다정한 제비는

簾外雙雙也自飛(염외쌍쌍야자비)

주렴밖에서 쌍을 지어 나는구나

 

[4 수] 4월 (四月八日,사월 초파일)

 

此夜城中三萬家(차양성중삼만가)

이날 밤 성 안의 삼만가

家家燈火盛繁華(가가등화성번화)

가가호호 환하게 등불 밝혔네

如雲女兒傾城出(여운여아경성출)

소녀들 성밖으로 구름처럼 내달리고

街上爭停油壁車(가상쟁정유벽거)

거리에는 유벽거 즐비하게 서있네

 

[5 수] 5월(五月端午,오월단오)

 

黃梅細雨濕輕煙(황매세우습경연)

보슬비에 젖은 황해 엷튼 안개속 아른거리고

簾外幽禽喚晝眠(염외유금환주면)

주렴 밖 새 소리 낮잠을 깨우누나

擾亂東鄰多如盤(요란동린다여반)

옆 동네 시끌벅적 많은 사람들

綠楊陰裡送鞦韆(녹양음리송추천)

버드나무 그늘 속에 그네를 타누나

 

[6 수] 6월 (六月流頭,육월유두)

 

歌酒誰家惡少年(가주수가악소년)

술 취해 고성방가 하는 아해들 뉘 집 아해들인고

三三五五向林泉(삼삼오오향임천)

삼삼오오 짝을 지어 숲과 물을 찾아간다네

城南野水淸如煙(성남야수청여연)

성남 들판에 흐르는 물 안개처럼 맑고

兒女流頭爭且姸(아녀유두쟁차연)

소녀들 흐르는 물에 머리감고 아리따움 뽐내누나

 

[7 수] 7월 (七月七夕,칠월칠석)

 

金井梧桐一葉秋(금정오동일엽추)

우물가 오동잎 하나 가을을 알리고

水晶簾外碧波流(수정염외벽파류)

수정 주렴 너머 푸른 물결 흐르네

天上相逢今夜半(천상상봉금야반)

하늘에선 오늘밤 견우직녀 만나겠지

玉窓何事獨深愁(옥창하사독심수)

사창에 홀로 서서 어이 깊은 시름하느뇨

 

[8 수] 8월 (八月八日,팔월 한가위)

 

西疇簑笠已成仙(서주사립이성선)

서쪽 밭에 도롱이와 삿갓 쓴 허수아비 서있고

新釀家家賀得年(신양가가하득년)

집집마다 새 술 빚어 풍년을 축하 하누나

誰識紗窓寂廖處(수식사창적료처)

사창속 규방이 이다지오 적막함을 누가 알리오

蟲聲月色摠愁邊(충성월색총수변)

벌레소리 월색 모두 다 서럽구나

 

[9 수] 9월 (九月九日,구월구일)

 

秋晩東籬菊有黃(추만동리국유황)

늦가을 울타리 아래 국화는 한창인데

薄言採採不盈筐(박언채채불영광)

잠깐 국화잎 따는데 광주리에 차지 않네

爲誰酌彼盃中物(위수작피배중물)

누굴 위해 저 잔 속에 술 부으랴

好送佳辰莫我傷(호송가신막아상)

좋은 시절 허무하게 보낼지라도 마음아파 말자

 

[10 수] 10월 (十月望日,십월망일)

 

秋事前村已滌場(추사전촌이척장)

앞 마을은 추수하고 이미 타작 끝마쳤네

東家速舅殺羔羊(동가속구살고양)

옆집 할배 어린 양 잡으셨네

郎君不到重門掩(낭군부도중문엄)

내 님은 오지 않고 중문은 쓸쓸히 닫혔는데

蟋蟀何心入我牀(실솔하심입아상)

평상에서 우는 저 귀뚜라미 너마저 나를 울리누나

 

[11 수] 11월 (十一月冬至,)

 

假官灰飛日至南(가관회비일지남)

가관의 재가 날아 오르고 절기는 동지라

梅花消息問前簷(매화소식문전첨)

매화 소식 앞 처마에 물어 본다네

龍墀何處躋冠冕(룡지하처제관면)

궁중 어느 곳에선가 벼슬아치들

聖壽爭呼萬歲三(성수쟁호만세삼)

임금님 만수무강 만세 만세 만만세 부르고있겠지

 

[12 수] 12월 (十二月臘日,납일)

 

歲色紗窓已暮云(세색사창이모운)

사창에 비친 올해도 벌써 다 지나가고

一年佳節度紛紛(일년가절도분분)

일년가절 분분하게 지나가누나

滿床風雪寒無寢(만상풍설한무침)

침상 가득 풍설 차가워 잠못 이루고

裁繡郞衣到夜分(재수라의도야분)

서방님 옷 마르고 수놓으며 밤을 지새운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