三宜堂 金氏(삼의당 김씨). 十二月詞(십이월사)
[1 수] 1월(丁月上元,정월상원)
田家此日祝西成(전가차일축서성)
농가에서 한 해의 풍년을 기원하는 이날
村社鼕鼕土鼓鳴(촌사동동토고명)
마을 당집에선 북소리 둥둥 울리네
良夜城南明月下(양야성남명월하)
좋은 날 성남의 밝은 달 아래에서
家家年少踏橋行(가가년소답교행)
집집마다 아해들 다리 밟기 하네
[2 수] 2월 (二月上巳,이월상사)
東風楊柳綠如烟(동풍양류록여연)
동풍에 버들 숲 푸른 안개 낀 듯
曲水流觴付少年(곡수유상부소년)
곡수에 술잔 띄워 머슴에게 마시게 하네
城外紅粧多觀艶(성외홍장다관염)
성밖에선 화장한 여인들 豊염함 뽐내고
欲蘭消息又前川(욕란소식우전천)
앞 냇가에 난초 옹숭 옹숭 돋는 구나
[3 수] 3월 (三月三日,삼월 삼짇날)
紅錦之裳綠綺衣(홍금지상녹기의)
붉은 비단 치마 푸른 비단 저고리 입고
城南何處踏靑歸(성남하처답청귀)
성남 어디에서 답청하고 돌아오네
多情最是江南鳥(다정최시강남조)
강남에서 돌아온 다정한 제비는
簾外雙雙也自飛(염외쌍쌍야자비)
주렴밖에서 쌍을 지어 나는구나
[4 수] 4월 (四月八日,사월 초파일)
此夜城中三萬家(차양성중삼만가)
이날 밤 성 안의 삼만가
家家燈火盛繁華(가가등화성번화)
가가호호 환하게 등불 밝혔네
如雲女兒傾城出(여운여아경성출)
소녀들 성밖으로 구름처럼 내달리고
街上爭停油壁車(가상쟁정유벽거)
거리에는 유벽거 즐비하게 서있네
[5 수] 5월(五月端午,오월단오)
黃梅細雨濕輕煙(황매세우습경연)
보슬비에 젖은 황해 엷튼 안개속 아른거리고
簾外幽禽喚晝眠(염외유금환주면)
주렴 밖 새 소리 낮잠을 깨우누나
擾亂東鄰多如盤(요란동린다여반)
옆 동네 시끌벅적 많은 사람들
綠楊陰裡送鞦韆(녹양음리송추천)
버드나무 그늘 속에 그네를 타누나
[6 수] 6월 (六月流頭,육월유두)
歌酒誰家惡少年(가주수가악소년)
술 취해 고성방가 하는 아해들 뉘 집 아해들인고
三三五五向林泉(삼삼오오향임천)
삼삼오오 짝을 지어 숲과 물을 찾아간다네
城南野水淸如煙(성남야수청여연)
성남 들판에 흐르는 물 안개처럼 맑고
兒女流頭爭且姸(아녀유두쟁차연)
소녀들 흐르는 물에 머리감고 아리따움 뽐내누나
[7 수] 7월 (七月七夕,칠월칠석)
金井梧桐一葉秋(금정오동일엽추)
우물가 오동잎 하나 가을을 알리고
水晶簾外碧波流(수정염외벽파류)
수정 주렴 너머 푸른 물결 흐르네
天上相逢今夜半(천상상봉금야반)
하늘에선 오늘밤 견우직녀 만나겠지
玉窓何事獨深愁(옥창하사독심수)
사창에 홀로 서서 어이 깊은 시름하느뇨
[8 수] 8월 (八月八日,팔월 한가위)
西疇簑笠已成仙(서주사립이성선)
서쪽 밭에 도롱이와 삿갓 쓴 허수아비 서있고
新釀家家賀得年(신양가가하득년)
집집마다 새 술 빚어 풍년을 축하 하누나
誰識紗窓寂廖處(수식사창적료처)
사창속 규방이 이다지오 적막함을 누가 알리오
蟲聲月色摠愁邊(충성월색총수변)
벌레소리 월색 모두 다 서럽구나
[9 수] 9월 (九月九日,구월구일)
秋晩東籬菊有黃(추만동리국유황)
늦가을 울타리 아래 국화는 한창인데
薄言採採不盈筐(박언채채불영광)
잠깐 국화잎 따는데 광주리에 차지 않네
爲誰酌彼盃中物(위수작피배중물)
누굴 위해 저 잔 속에 술 부으랴
好送佳辰莫我傷(호송가신막아상)
좋은 시절 허무하게 보낼지라도 마음아파 말자
[10 수] 10월 (十月望日,십월망일)
秋事前村已滌場(추사전촌이척장)
앞 마을은 추수하고 이미 타작 끝마쳤네
東家速舅殺羔羊(동가속구살고양)
옆집 할배 어린 양 잡으셨네
郎君不到重門掩(낭군부도중문엄)
내 님은 오지 않고 중문은 쓸쓸히 닫혔는데
蟋蟀何心入我牀(실솔하심입아상)
평상에서 우는 저 귀뚜라미 너마저 나를 울리누나
[11 수] 11월 (十一月冬至,)
假官灰飛日至南(가관회비일지남)
가관의 재가 날아 오르고 절기는 동지라
梅花消息問前簷(매화소식문전첨)
매화 소식 앞 처마에 물어 본다네
龍墀何處躋冠冕(룡지하처제관면)
궁중 어느 곳에선가 벼슬아치들
聖壽爭呼萬歲三(성수쟁호만세삼)
임금님 만수무강 만세 만세 만만세 부르고있겠지
[12 수] 12월 (十二月臘日,납일)
歲色紗窓已暮云(세색사창이모운)
사창에 비친 올해도 벌써 다 지나가고
一年佳節度紛紛(일년가절도분분)
일년가절 분분하게 지나가누나
滿床風雪寒無寢(만상풍설한무침)
침상 가득 풍설 차가워 잠못 이루고
裁繡郞衣到夜分(재수라의도야분)
서방님 옷 마르고 수놓으며 밤을 지새운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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