農巖 金昌協(농암 김창협). 竹林亭 十詠 (죽림정 십영)
[ 제 1 수 ] 東嶺霽月(동령제월) 동쪽 고개 개인 달
夕霽臥遙帷(석제와요유)
저녁비 개여 기다란 장막 누우니
東峰綠煙歇(동봉록연헐)
동쪽 산 봉우리에 푸른 연기 사라진다
開簾滿地霜(개렴만지상)
주렴을 여니 땅에 가득히 서리 내려
竹上已明月(죽상이명월)
대나무 숲위엔 달이 이미 밝아라
[ 제 2 수 ] 北亭長松(북정장송) 북쪽 정자의 큰 소나무
喬松含萬古(교송함만고)
높다란 소나무 아주 오랜 세월을 품고
鬱鬱到蒼昊(울울도창호)
울창한 숲이 돼 푸른 하늘에 닿으려 하네
偃蹇亭裏人(언건정리인)
정자 안의 이 사람은 곤궁한 처지네만
相看兩不老(상간양불로)
소나무와 서로 쳐다보니 둘다 늙진 않았다네
[ 제 3 수 ] 南畝農謳(남무농구) 남쪽 밭이랑의 농부가
夜雨水平田(야우수평전)
지남밤 내린 비가 밭이랑에 넘쳐나고
漫漫稻秧綠(만만도앙록)
벼논의 푸른 모종이 질펀하게 펼쳐졌네
籉笠夕陽遲(대립석양지)
삿갓 쓴 농부들이 늦은 해거름에
勞歌自成曲(노가자성곡)
들노래를 스스로 지어서 부른다오
[ 제 4 수 ] 西湖漁歌(서호어가) 서쪽 호수의 어부가
湖平煙水闊(호평연수활)
너른 호수에는 안개가 자욱하여
漁子迷處所(어자미처소)
고기 잡는 사람이 어디 갔나 했다네
月出稍聞歌(월출초문가)
달이 뜨자 설핏 들리는 노래소리
維舟定竹嶼(유주정죽서)
대나무 섬에다 배를 묶어놓았네
[ 제 5 수 ] 後園賞春(후원상춘) 뒷동산 봄나들이
遲日閒園步(지일한원보)
봄날에 한가로이 언덕을 거니는데
隨人蛺蝶來(수인협접래)
사람 뒤를 따라 표범나비 날아오네
百花須次第(백화수차제)
세상 꽃들이 꼭 순서를 지켜서
斟酌莫爭開(짐작막쟁개)
다투듯 단번에 피지 말고 따져보고 차례대로 피어나렴
[ 제 6 수 ] 前川觀漲(전천관창) 앞개울의 불어난물 구경하기
群流漲一川(군류창일천)
개울물 합쳐서 시냇물이 불어나니
洶洶動几席(흉흉동궤석)
물살이 세차게 흘러 앉은 자리까지 어수선 하다네
高枕待其靜(고침대기정)
베개를 높이하고 마음을 진정시키려다
悠然且終夕(유연차종석)
온 저녁을 어정쩡하게 다 보냈다네
[ 제 7 수 ] 九井霜楓(구정상풍) 구정봉의 서리 내린 단풍
疊巘倚高秋(첩헌의고추)
높은 가을하늘은 산봉우리들이 둘러치고
朝來轉佳色(조래전가색)
아침이 밝아오면 아름답게 탈바꿈하네
楓林早得霜(풍림조득상)
단풍 숲은 이른 서리를 맞아
欲奪初霞赤(욕탈초하적)
아침 동트는 노을빛까지 뺏으려드네
[ 제 8 수 ] 孤山雪梅(고산설매)고산(월출산)의 눈 속 매화
夜雪滿孤山(야설만고산)
지난밤 온 고산이 눈에 덮여
絶憐梅蕊冷(절련매예랭)
차가운 매화 꽃봉오리 애처롭다네
行尋竹外枝(행심죽외지)
대숲 너머에서 핀 매화꽃 가지를 찾아가
坐對水中影(좌대수중영)
물가에 앉아 매화 그림자를 쳐다본다오
[ 제 9 수 ] 聖洞朝煙(성동조연) 성동의 아침 안개
僧廬寄空翠(승려기공취)
푸른 산 높은 하늘에 기대 서있는 암자
閒望意悠然(한망의유연)
고즈넉이 바라보면 마음이 가라앉는다오
香積朝朝事(향적조조사)
아침이면 암자는 아침밥을 짓느라
深松有細煙(심송유세연)
울창한 숲속에서 가느다란 연기 한 가닥 핀다오
[ 제 10 수 ] 鳷峯夕照(지봉석조) 지봉의 황혼
東峯高幾許(동봉고기허)
동봉의 높이가 얼마나 될까
群峭莫能競(군초막능경)
제 높다는 산봉우리들도 상대가 안되네
亭亭下海日(정정하해일)
우뚝 솟아있던 태양도 바다로 떨어지고
於此每餘映(어차매여영)
이 장엄한 석양빛을 날마다 비춘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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