三宜堂 金氏(삼의당 김씨). 村居卽事 8(촌거즉사 8)
(제 1 수)
比簷茅屋自成村(비첨모옥자성촌)
처마 잇댄 띠집들 마을 이루고
細雨桑麻晝掩門(세우상마주엄문)
가랑비 내리는 뽕밭 삼밭 낮에도 문 닫혔네
洞口桃花流水去(동구도화류수거)
마을 앞 흐르는 시냇물 복사꽃 떠가니
却疑身在武陵園(각의신재무릉원)
이 몸 무릉도원에 있는 것 같네
(제 2 수)
老樹磈礧偃臥村(노수외뢰언와촌)
우툴우툴 늙은 나무 마을 어귀 누웠으니
一身生意半心存(일신생의반심존)
살려는 마음 아직 있네
白頭故老不知種(백두고노부지종)
흰머리에 늙었으니 씨는 못 맺겠지만
閱盡風霜但固根(열진풍상단고근)
온갖 풍상 속 뿌리만 단단 하네
(제 3 수)
老楡連抱立村邊(노유연포립촌변)
오래된 느릅나무 마을 어귀 서 있고
嫩葉團團疊小錢(눈엽단단첩소전)
여린 잎새 동글동글 엽전처럼 겹쳐있네
上有靑絲垂百尺(상유청사수백척)
푸른 그네 가지 위 높이 늘어져 있고
女娘撩亂學飛仙(여랑요란학비선)
아가씨들 재잘재잘 선녀처럼 날아오르네
(제 4 수)
小溪東畔是吾家(소계동반시오가)
작은 개울 동쪽 언덕 우리 집
家有雙柱雪鬪花(가유쌍주설투화)
집 안에 설투화 두 그루 서 있네
花下深泉澄百尺(화하심천징백척)
꽃 아래 깊은 못 맑고 깊은데
淸晨起汲月婆娑(청신기급월파사)
맑은 새벽 물을 긷자니 달빛 아른거리네
(제 5 수)
平郊漠漠起蒼烟(평교막막기창연)
아득한 너른 들판 푸른 연기 일고
白鷺飛飛下野田(백로비비하야전)
백로는 훨훨 날아 들녘에 내려 앉네
女笠南簑爭去路(여립남사쟁거로)
삿갓 쓴 여자 도롱이 걸친 남자 잰 걸음하고
夕陽斜雨度前川(석양사우도전천)
석양에 내리는 가랑비 앞내를 건너네
(제 6 수)
數聲牧笛過溪南(수성목적과계남)
목동의 피리소리 개울 앞 지나고
芳草連天碧勝藍(방초연천벽승람)
하늘 닿을 듯 끝없는 방초 쪽빛보다 푸르네
漠漠平郊烟樹外(막막평교연수외)
아득한 들판 안개 낀 숲 건너편엔
夕陽飛去鷺三三(석양비거로삼삼)
석양을 나는 해오라기 서너 마리
(제 7 수)
平郊日落樹生陰(평교일락수생음)
들판에 해 저무니 나무 그림자 드리우고
山下孤村動夕砧(산하고촌동석침)
산 아래 외딴 마을 저녘 다듬이질 소리
一曲樵歌何處起(일곡초가하처기)
나뭇꾼의 노랫소리 어디에서 들려오나
負薪歸路白雲深(부신귀로백운심)
땔나무 지고 돌아오는 길 흰 구름 깊네
(제 8 수)
白竹雙扉日暮扃(백죽쌍비일모경)
해 저물어 대사립에 빗장 걸고
蒼烟深處虜令令(창연심처노영령)
푸른 안개 깊은곳 개 방울소리 딸랑딸랑
田家近日麻工急(전가근일마공급)
요즈음 농촌은 삼삼기 바빠
次第隣燈杳若星(차제인등묘약성)
집마다 켜 놓은 등불 별처럼 반짝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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