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芙蓉(김부용). 次谷口八韻 8首(차곡구팔운8수)
곡구의 여덟 운에 차운함
[1수]
綾節淸癯自可憐(능절청구자가련)
서슬 같은 푸른 절개 야위어 가고
梅花道士托仙緣(매화도사탁선연)
매화도사 신선과 인연을 맺었네
渭濱摵摵千竿影(위빈색색천간영)
위수 물가엔 앙상한 대나무 숲 그림자
合置湖山几案前(합치호산궤안전)
산호는 책상 앞에 넉넉하게 펼쳐지네
[2수]
東坡居士泳筠詩(동파거사영균시)
동파거사가 대나무 시를 읊고
石室山人是我師(석실산인시아사)
석실산인은 나의 스승이네
悄蒨靑蔥眉睫暎(초천청총미첩영)
푸르디 푸른 무성한 댓잎 눈앞에서 빛나니
雨中輕葉雪中枝(우중경엽설중지)
잎새엔 빗방울 머금고 가지엔 눈을 맞는구나
[3수]
秋風千里海西司(추풍천리해서사)
추풍이 천리 바다 서쪽 사당에 부니
黃葉靑山揔陸離(황엽청산총육리)
황엽청산 모두 울굿불긋 찬란 하구나
淸聖祠邊千古竹(청성사변천고죽)
청성사 옆 천년 대나무
時時送響和新詞(시시송향솨신사)
때때로 소리내어 새 노래에 화답하네
[4수]
筆外蕭森有勁姿(필외소삼유경자)
스산한 바람 불어도 굳건하게 버티노니
曾聞山谷撇寒枝(증문산곡별한지)
산골짝엔 앙상한 찬 가지 흔드는 소리
籜籠定借春雷吼(탁롱정차춘뢰후)
대나무 용들은 봄날의 천둥소리 흉내내며
坐待千山欲雨時(좌대천산욕우시)
온 산에 앉아 비오기를 기다린다네
[5수]
河堂秋夜露華繁(하당추야로화번)
하당의 가을밤 이슬들이 영롱한데
悽捥香情對墨君(처완향정대묵군)
아가씨 구슬프게 묵군을 보고있네
風掣葉翻雙劒動(풍체엽번쌍검동)
바람이 잎새를 때리니 쌍칼처럼 흔들리고
天然起舞碧羅裙(천연기무벽라군)
절로 일어나 푸른비단 치마 휘돌리며 춤추네
[6수]
秋深海舘客愁侵(추심해관객수침)
가을밤 바닷가 객관 손님 시름도 깊어
京國春花夢裡尋(경국춘화몽리심)
서울 봄날에 핀 꽃 꿈속에서 찾고 있네
戱潑如蘭如桂墨(희발여란여계묵)
재미삼아 난초인가 계화인가 그려 보지만
掣成不柳不桃心(체성불류불도심)
버들도 복사꽃도 내 마음 꽃 아니라네
[7수]
一派彭城有幾人(일파팽성유기인)
팽성일파 몇이나 남았는가
圓通居士寫難眞(원통거사사난진)
참으로 원통거사 그리기 어렵네
明牕披獻琅珢幅(명창피헌랑간폭)
밝은 창을 열고 대나무 그림 그리는데
鍾得方塘已十春(종득방당이십춘)
연못가에 대 심은 지 어느덧 십년이라네
[8수]
官伻昨自落中回(관팽작자낙중회)
관가 일 보고 서울에서 돌아오니
八幅恩章摠琬環(팔폭은장총완환)
여덟폭에 쓰여진 곡구의 시 모두 다옥구슬 이네
猥荷奎仙偏愛眷(외하규선편애권)
외람되게 규선을 꿈 꾸어 왔으니
時時臨卷愧疎材(시시임권괴소재)
때로 곡구를 펼쳐보며 서툰재주 부끄러워 하네
'서체별 병풍' 카테고리의 다른 글
三宜堂 金氏(삼의당 김씨). 村居卽事 8(촌거즉사 8) (0) | 2023.10.10 |
---|---|
秋江 南孝溫(추강 남효온). 長興偶吟 21(장흥우음 21) 장흥에서 언뜻 떠올라 읊다 (2) | 2023.09.28 |
石洲 權 韠(석주 권필). 林下十詠 (임하십영1) 숲속에서 열가지를 읊다 (1) | 2023.09.14 |
退溪 李滉[퇴계 이황]. 陶山雜詠[도산잡영] 十八絶[십팔절] (4) | 2023.09.06 |
退溪 李滉[퇴계이황]. 獨遊孤山至月明潭[독유고산지월명담] 9수 (1) | 2023.09.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