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체별 병풍

金芙蓉(김부용). 次谷口八韻 8首(차곡구팔운8수) 곡구의 여덟 운에 차운함

산곡 2023. 9. 21. 10:04

金芙蓉(김부용).   次谷口八韻 8首(차곡구팔운8수)

곡구의 여덟 운에 차운함 

 

[1수] 

綾節淸癯自可憐(능절청구자가련)

서슬 같은 푸른 절개 야위어 가고

梅花道士托仙緣(매화도사탁선연)

매화도사 신선과 인연을 맺었네

渭濱摵摵千竿影(위빈색색천간영)

위수 물가엔 앙상한 대나무 숲 그림자

合置湖山几案前(합치호산궤안전)

산호는 책상 앞에 넉넉하게 펼쳐지네

 

[2수]

東坡居士泳筠詩(동파거사영균시)

동파거사가 대나무 시를 읊고

石室山人是我師(석실산인시아사)

석실산인은 나의 스승이네

悄蒨靑蔥眉睫暎(초천청총미첩영)

푸르디 푸른 무성한 댓잎 눈앞에서 빛나니

雨中輕葉雪中枝(우중경엽설중지)

잎새엔 빗방울 머금고 가지엔 눈을 맞는구나

 

[3수]

秋風千里海西司(추풍천리해서사)

추풍이 천리 바다 서쪽 사당에 부니

黃葉靑山揔陸離(황엽청산총육리)

황엽청산 모두 울굿불긋 찬란 하구나

淸聖祠邊千古竹(청성사변천고죽)

청성사 옆 천년 대나무

時時送響和新詞(시시송향솨신사)

때때로 소리내어 새 노래에 화답하네

 

[4수] 

筆外蕭森有勁姿(필외소삼유경자)

스산한 바람 불어도 굳건하게 버티노니

曾聞山谷撇寒枝(증문산곡별한지)

산골짝엔 앙상한 찬 가지 흔드는 소리

籜籠定借春雷吼(탁롱정차춘뢰후)

대나무 용들은 봄날의 천둥소리 흉내내며

坐待千山欲雨時(좌대천산욕우시)

온 산에 앉아 비오기를 기다린다네

 

[5수] 

河堂秋夜露華繁(하당추야로화번)

하당의 가을밤 이슬들이 영롱한데

悽捥香情對墨君(처완향정대묵군)

아가씨 구슬프게 묵군을 보고있네

風掣葉翻雙劒動(풍체엽번쌍검동)

바람이 잎새를 때리니 쌍칼처럼 흔들리고

天然起舞碧羅裙(천연기무벽라군)

절로 일어나 푸른비단 치마 휘돌리며 춤추네

 

[6수] 

秋深海舘客愁侵(추심해관객수침)

가을밤 바닷가 객관 손님 시름도 깊어

京國春花夢裡尋(경국춘화몽리심)

서울 봄날에 핀 꽃 꿈속에서 찾고 있네

戱潑如蘭如桂墨(희발여란여계묵)

재미삼아 난초인가 계화인가 그려 보지만

掣成不柳不桃心(체성불류불도심)

버들도 복사꽃도 내 마음 꽃 아니라네

 

[7수] 

一派彭城有幾人(일파팽성유기인)

팽성일파 몇이나 남았는가

圓通居士寫難眞(원통거사사난진)

참으로 원통거사 그리기 어렵네

明牕披獻琅珢幅(명창피헌랑간폭)

밝은 창을 열고 대나무 그림 그리는데

鍾得方塘已十春(종득방당이십춘)

연못가에 대 심은 지 어느덧 십년이라네

 

[8수] 

官伻昨自落中回(관팽작자낙중회)

관가 일 보고 서울에서 돌아오니

八幅恩章摠琬環(팔폭은장총완환)

여덟폭에 쓰여진 곡구의 시 모두 다옥구슬 이네

猥荷奎仙偏愛眷(외하규선편애권)

외람되게 규선을 꿈 꾸어 왔으니

時時臨卷愧疎材(시시임권괴소재)

때로 곡구를 펼쳐보며 서툰재주 부끄러워 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