梅月堂 金時習(매월당 김시습). 探梅14首(탐매14수)
[ 제 1 수 ]
大枝小枝雪千堆(대지소지설천퇴)
크고 작은 가지마다 눈이 쌓여도
溫暖應知次第開(온난응지차제개)
따뜻한 기운 용케도 알고 차례대로 피는구나
玉骨貞魂雖不語(옥골정혼수불어)
옥골의 곧은 혼 비록 말은 없지만
南條春意最先胚(남조춘의최선배)
남쪽 가지 춘의 알고 먼저 꽃망울 틔우네
[ 제 2 수 ]
魏紫姚黃摠有名(위자요황총유명)
도황과 위자 모두 진귀한 모란인즉슨
繁華定被得春情(번화정피득춘정)
화려한 자태로 춘정을 끌기 때문이네
那如阿堵心貞(나여아도심정)
세인들아 매화의 곧은 마음 안다면
白不與世人高下評(백불여세인고하평)
함부로 입 놀려 품평하지 말지니
[ 제 3 수 ]
夙聞貞潔最多情(숙문정결최다정)
정결한 그 모습 정도 정말 많아
不與東風紅紫爭(부여동풍홍자쟁)
봄바람에 피는 붉은 꽃들과 다투지 않는다네
一見孤山心便許(일견고산심편허)
고산을 한 번 보고 그만 함빡 빠져 버리면
由來行誤曩時名(유래행오낭시명)
지난날 그 이름 그르치고 말테니까
[ 제 4 수 ]
大枝蟠屈小枝糾(대지반굴소지규)
큰 가지 구불어지고 작은 가지가 서로 얽히고
一幹斜橫杜若洲(일간사횡두약주)
한 줄기는 두약 피는 물가에 비스듬히 걸쳤네
淸影若非三五魄(청영약비삼오백)
보름의 만월아래 맑게비친 네 모습 없었다면
平生描得定無由(평생묘득정무유)
한 평생을 그려 본들 무슨 소용이리
[ 제 5 수 ]
色耶香耶聖難知(색야향야성난지)
색인지 향인지는 잘 모르겠다만
月下精神便是奇(월하정신편시기)
달빛 아래 정신만은 기이 하구나
仔細辨來色的處(자세변래색적처)
색을 자세히 살펴 보았더니
無情淡色被香欺(무정담색피향기)
무정한 옅은 색인걸 향기 때문에 속았구나
[ 제 6 수 ]
雪路尋君獨杖藜(설로심군독장려)
눈길에 너를 찾아 홀로 지팡이 짚고 나서니
箇中眞趣悟還迷(개중진취오환미)
속 참된 아취 깨달은 듯 도로 아득해지네
有心却被無心使(유심각피무심사)
무심한 너를 두고 차마 떠날 수 없어
直到參橫月在西(직도삼횡월재서)
먼동이 트는줄도 모르고 하염없이 서성거리네
[ 제 7 수 ]
騷墨風流幾讚君(소묵풍류기찬군)
소인묵객 풍류객 그토록 너를 노래 했지만
說君眞味未深聞(설군진미미심문)
너의 참모습 아직 제대로 듣지 못했네
蕭條老榦開三四(소조노간개삼사)
쇠잔한 늙은 줄기에서 피운 서너 송이
便是超群眼有筋(편시초군안유근)
하도 예뻐 너를 보는 눈빛이 반짝이누나
[ 제 8 수 ]
孤山兩句得精神(고산양구득정신)
고산 두 구절에 매화 정신 담아내고
數語可驚千古人(수어가경천고인)
말 몇 마디로 옛 사람들을 놀라게 했으리
疎影暗香雖得骨(소영암향수득골)
소영 암향 네 모습 제법 그렸다만
未知寒蘂獨淸眞(미지한예독청진)
차가운 꽃술에서 뿜어 나오는 그 청진은 몰랐구나
[ 제 9 수 ]
世人培養膽甁中(세인배양담병중)
세상 사람들 꽃병에 매화를 꽂아두고
紙帳明窓竟日同(지장명창경일동)
지장 둘러 창가에 두고 해종일 보네
不覺數交多取謾(불각수교다취만)
자꾸 보다보면 왠지 시들해지니
何如苦訪雪泥融(하여고방설니융)
눈 진창길 걸어 힘들게 찾아야 제 멋이지
[ 제 10 수 ]
我曾恰似放翁狂(아증흡사방옹광)
내 일찍이 육유처럼 미쳐
三十年來物我忘(삼십년래물아망)
삼십년 내내 물아를 잊고 살았는데
今日見君還有意(금일견군환유의)
오늘 너를 보는 것은 그만한 뜻이 있어서이니
明朝定欲道霞觴(명조정욕도하상)
내일은 정년 술 한잔 하며 너를 탐하리
[ 제 11 수 ]
一枝枯瘦一枝榮(일지고수일지영)
한 가지는 말랐고 다른 가지엔 싹이 움트니
腸斷春心作麽生(장단춘심작마생)
봄 그리워 애타는 마음 작은 생명 힘겹게 내었네
雨露恰是無情物(우로흡시무정물)
무정하구나 우로여
耐見彫殘不受亨(내견조잔불수형)
피지도 못하고 시드는 꽃가지를 어찌 보고만 있단 말이냐
[ 제 12 수 ]
半乾枯葉着春枝(반건고엽착춘지)
반쯤 말라 시든 잎 꽃가지에 달렸구나
細料東風不解吹(세료동풍불해취)
동풍은 잎의 뜻 모르고 무심히 부는구나
爲子却能先着蘂(위자각릉선착예)
열매를 맺기 위해 꽃이 먼저 피면
故防無葉被人欺(고방무엽피인기)
사람들 잎도없이 핀다고 흉볼까애타는 마음을
[ 제 13 수 ]
花時高格透群芳(화시고격추군방)
봄날 함빡 웃는 너의품격 꽃중에 빼어나고
結子調和鼎味香(결자조화정미향)
열매 맺어 국에 쓰면 그 맛이 향기롭다
直到始終存大節(직도시종존대절)
종 큰 절개를 지키니
衆芳那敢窺其傍(중방나감규기방)
다른 꽃들이 어찌 근처에 얼씬 할소냐
[ 제 14 수 ]
切莫隨風逐馬蹄(절막수풍축마제)
바람 따라 말 발굽에 휩쓸리지 마라
歸時雖好惹還非(귀시수호야환비)
돌아오니 좋긴 해도 네 모습 처량하다
自從一見塵泥涴(자종일견진니완)
진흙탕에 뒹글고 나면
謾得貞名世上誹(만득정명세상비)
정결한 그이름 더럽혔다 세상사람들 비난하리
'서체별 병풍' 카테고리의 다른 글
秋史 金正喜(추사김정희). 送紫霞入燕(송자하입연) 연경에 가는 자하를 전송하며 (2) | 2023.11.27 |
---|---|
三宜堂 金氏(삼의당 김씨). 秋閨詞(추규사)추규사 (0) | 2023.11.18 |
淸陰 金尙憲(청음 김상헌). 江 行 10(강 행 10). 배타고 가다 (0) | 2023.10.19 |
三宜堂 金氏(삼의당 김씨). 村居卽事 8(촌거즉사 8) (0) | 2023.10.10 |
秋江 南孝溫(추강 남효온). 長興偶吟 21(장흥우음 21) 장흥에서 언뜻 떠올라 읊다 (2) | 2023.09.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