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체별 병풍

梅月堂 金時習(매월당 김시습). 探梅 14首(탐매 14수)

산곡 2023. 10. 26. 11:11

梅月堂 金時習(매월당 김시습).   探梅14首(탐매14수)

 

[ 제 1 수 ]

大枝小枝雪千堆(대지소지설천퇴)

크고 작은 가지마다 눈이 쌓여도

溫暖應知次第開(온난응지차제개)

따뜻한 기운 용케도 알고 차례대로 피는구나

玉骨貞魂雖不語(옥골정혼수불어)

옥골의 곧은 혼 비록 말은 없지만

南條春意最先胚(남조춘의최선배)

남쪽 가지 춘의 알고 먼저 꽃망울 틔우네

 

[ 제 2 수 ]

魏紫姚黃摠有名(위자요황총유명)

도황과 위자 모두 진귀한 모란인즉슨

繁華定被得春情(번화정피득춘정)

화려한 자태로 춘정을 끌기 때문이네

那如阿堵心貞(나여아도심정)

세인들아 매화의 곧은 마음 안다면

白不與世人高下評(백불여세인고하평)

함부로 입 놀려 품평하지 말지니

 

[ 제 3 수 ]

夙聞貞潔最多情(숙문정결최다정)

정결한 그 모습 정도 정말 많아

不與東風紅紫爭(부여동풍홍자쟁)

봄바람에 피는 붉은 꽃들과 다투지 않는다네

一見孤山心便許(일견고산심편허)

고산을 한 번 보고 그만 함빡 빠져 버리면

由來行誤曩時名(유래행오낭시명)

지난날 그 이름 그르치고 말테니까

 

[ 제 4 수 ]

大枝蟠屈小枝糾(대지반굴소지규)

큰 가지 구불어지고 작은 가지가 서로 얽히고

一幹斜橫杜若洲(일간사횡두약주)

한 줄기는 두약 피는 물가에 비스듬히 걸쳤네

淸影若非三五魄(청영약비삼오백)

보름의 만월아래 맑게비친 네 모습 없었다면

平生描得定無由(평생묘득정무유)

한 평생을 그려 본들 무슨 소용이리

 

[ 제 5 수 ]

色耶香耶聖難知(색야향야성난지)

색인지 향인지는 잘 모르겠다만

月下精神便是奇(월하정신편시기)

달빛 아래 정신만은 기이 하구나

仔細辨來色的處(자세변래색적처)

색을 자세히 살펴 보았더니

無情淡色被香欺(무정담색피향기)

무정한 옅은 색인걸 향기 때문에 속았구나

 

[ 제 6 수 ]

雪路尋君獨杖藜(설로심군독장려)

눈길에 너를 찾아 홀로 지팡이 짚고 나서니

箇中眞趣悟還迷(개중진취오환미)

속 참된 아취 깨달은 듯 도로 아득해지네

有心却被無心使(유심각피무심사)

무심한 너를 두고 차마 떠날 수 없어

直到參橫月在西(직도삼횡월재서)

먼동이 트는줄도 모르고 하염없이 서성거리네

 

[ 제 7 수 ]

騷墨風流幾讚君(소묵풍류기찬군)

소인묵객 풍류객 그토록 너를 노래 했지만

說君眞味未深聞(설군진미미심문)

너의 참모습 아직 제대로 듣지 못했네

蕭條老榦開三四(소조노간개삼사)

쇠잔한 늙은 줄기에서 피운 서너 송이

便是超群眼有筋(편시초군안유근)

하도 예뻐 너를 보는 눈빛이 반짝이누나

 

[ 제 8 수 ]

孤山兩句得神(고산양구득정신)

고산 두 구절에 매화 정신 담아내고

數語可驚千古人(수어가경천고인)

말 몇 마디로 옛 사람들을 놀라게 했으리

疎影暗香雖得骨(소영암향수득골)

소영 암향 네 모습 제법 그렸다만

未知寒蘂獨淸眞(미지한예독청진)

차가운 꽃술에서 뿜어 나오는 그 청진은 몰랐구나

 

[ 제 9 수 ]

世人培養膽甁中(세인배양담병중)

세상 사람들 꽃병에 매화를 꽂아두고

紙帳明窓竟日同(지장명창경일동)

지장 둘러 창가에 두고 해종일 보네

不覺數交多取謾(불각수교다취만)

자꾸 보다보면 왠지 시들해지니

何如苦訪雪泥融(하여고방설니융)

눈 진창길 걸어 힘들게 찾아야 제 멋이지

 

[ 제 10 수 ]

我曾恰似放翁狂(아증흡사방옹광)

내 일찍이 육유처럼 미쳐

三十年來物我忘(삼십년래물아망)

삼십년 내내 물아를 잊고 살았는데

今日見君還有意(금일견군환유의)

오늘 너를 보는 것은 그만한 뜻이 있어서이니

明朝定欲道霞觴(명조정욕도하상)

내일은 정년 술 한잔 하며 너를 탐하리

 

[ 제 11 수 ]

一枝枯瘦一枝榮(일지고수일지영)

한 가지는 말랐고 다른 가지엔 싹이 움트니

腸斷春心作麽生(장단춘심작마생)

봄 그리워 애타는 마음 작은 생명 힘겹게 내었네

雨露恰是無情物(우로흡시무정물)

무정하구나 우로여

耐見彫殘不受亨(내견조잔불수형)

피지도 못하고 시드는 꽃가지를 어찌 보고만 있단 말이냐

 

[ 제 12 수 ]

半乾枯葉着春枝(반건고엽착춘지)

반쯤 말라 시든 잎 꽃가지에 달렸구나

細料東風不解吹(세료동풍불해취)

동풍은 잎의 뜻 모르고 무심히 부는구나

爲子却能先着蘂(위자각릉선착예)

열매를 맺기 위해 꽃이 먼저 피면

故防無葉被人欺(고방무엽피인기)

사람들 잎도없이 핀다고 흉볼까애타는 마음을

 

[ 제 13 수 ]

花時高格透群芳(화시고격추군방)

봄날 함빡 웃는 너의품격 꽃중에 빼어나고

結子調和鼎味香(결자조화정미향)

열매 맺어 국에 쓰면 그 맛이 향기롭다

直到始終存大節(직도시종존대절)

종 큰 절개를 지키니

衆芳那敢窺其傍(중방나감규기방)

다른 꽃들이 어찌 근처에 얼씬 할소냐

 

[ 제 14 수 ]

切莫隨風逐馬蹄(절막수풍축마제)

바람 따라 말 발굽에 휩쓸리지 마라

歸時雖好惹還非(귀시수호야환비)

돌아오니 좋긴 해도 네 모습 처량하다

自從一見塵泥涴(자종일견진니완)

진흙탕에 뒹글고 나면

謾得貞名世上誹(만득정명세상비)

정결한 그이름 더럽혔다 세상사람들 비난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