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체별 병풍

三宜堂 金氏(삼의당 김씨). 秋閨詞(추규사)추규사

산곡 2023. 11. 18. 12:31

 

三宜堂 金氏(삼의당 김씨).     秋閨詞(추규사)추규사

 

[1수]

獨步紗窓夜已深(독보사창야이심)

사창에 밤은 깊어

斜將釵股滴燈心(사장채고적등심)

비녀 기울여 등잔심지 돋우네

天涯一別無消息(천애일별무소식)

멀리 떠난 서방님 소식 없어

欲秦相思抱尺琴(욕진상사포척금)

석자 거문고 끌어안고 눈물 짓네

 

[2수] 

獸炭噓成一縷煙(수탄허성일루연)

수탄 불어 한가닥 연기 오르고

秋宵苦永正如年(추소고영정여년)

서방님 없는 가을밤 정녕 일년 같네

梧桐葉上數聲雨(오동엽상수성우)

처연히 내리는 비 오동잎 젖는 소리

獨坐屛間眠不眠(독좌병간면불면)

사창에 홀로 앉아 하얀 밤 지세네

 

[3수] 

夜色迢迢近五更(야색초초근오경)

눈물로 지새운 밤 어렴풋한 새벽빛

滿庭秋月正分明(만정추월정분명)

뜨락 가득 추월이 밝기만 하구나

凭衾强做相思夢(빙금강주상사몽)

그대 보고파 억지로 이불 쓰고 꿈 꾸다가

纔到郞邊却自驚(재도랑변각자경)

그대 손 잡으려다 화들짝 깨는 꿈

 

 

[4수]

梅花結子竹生孫 (매화결다죽생손)

매화 열매 맺고 죽순 돋아나니

春意惱人暗斷魂 (춘의뇌인암단혼)

봄은 가고 괴로운 나는 정신이 혼미하다

簾外鶯聲知有意 (렴외앵성지유의)

주렴 밖 꾀꼬리 내 심정 아는양

還從愁裏不堪聞 (환종수리불감문)

계속 울어대니 수심겨운 나 차마듣기 듣기 어렵구나

 

[5수] 

孔雀屛風翡翠衾(공작병풍비취금)

공작 병풍 비취 이불

一窓夜色正沈沈(일창야색정침침)

사창에 쓸쓸히 깊어 가는 밤

相思惟有靑天月(상사유유청천월)

청천의 달님 부디 바라오니

應照人間兩地心(응조인간양지심)

헤어져 애태우는 우리 두 마음 비추소서

 

[6수] 

五更明月滿西城(오경명월만서성)

새벽녘 명월은 서쪽 성 비추고

城上何人弄笛行(성상하인롱적행)

성 위세선 그 누가 피리 불며 가느뇨

可憐孤燭深閨夜(가련고촉심규야)

가엾다 규방의 고독한 등불

正是愁人夢不成(정시수인몽불성)

수심 겨워 잠들 길 바이없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