秋史 金正喜(추사김정희). 送紫霞入燕(송자하입연)
연경에 가는 자하를 전송하며
[제 1 수 ]
墨雲一縷東溟外(묵운일루동명외)
먹구름 한 오라기 동쪽 바닷가
秋月輪連臘雪明(추월륜련납설명)
둥근 가을달 설 눈과 함께 밝았습니다
聞證蘇齋詩夢偈(문증소재시몽게)
소재의 시, 꿈,게송을 증거삼아 들어보니
苔岑風味本同情(태잠풍미본동정)
태잠의 풍기는 멋인양 본래 같은 마음이지요
[제 2 수 ]
漢學商量兼宋學(한학상양겸송학)
한학을 헤아리고 송학도 헤아려
崇深元不露峯尖(숭심원불로봉첨)
높고 깊어 봉우리 끝도 드러나지 않았지요
已分儀禮徵今古(이분의예징금고)
의례를 나누어서 금ㆍ고문을 증빙하시니
更證春秋杜歷添(경증춘추두력첨)
또 춘추를 증거하고 두력도 첨가하셨지요
[제 3 수 ]
混侖元氣唐沿晉(혼륜원기당연진)
원기는 돌고 돌아 당이 진을 답습하니
篆勢蒼茫到筆尖(전세창망도필첨)
전자(篆字) 형세 아스라이 붓 끝에 옮겨 왔네
邕塔嵩陽拈一義(옹탑숭양념일의)
옹탑이랑 숭양이 일의(一義)란 걸 추켜드니
都從稧帖瓣香添(도종계첩판향첨)
모두가 계첩에서 판향을 더한 걸세
[제 4 수 ]
詩境軒中風雨驚(시경헌중풍우경)
시경헌 가운데 바람비를 놀랬으니
南窓埽破鳳凰翎(남창소파봉황령)
남녘 창엔 봉황 꼬리 발라서 깨뜨렸네
江秋史去留完璧(강추사거유완벽)
강추사는 떠났는데 완벽은 남아 있고
黃小松來搨石經(황소송래탑석경)
황소송은 찾아 와서 석경을 탑본했네
[제 5 수 ]
樓前山日澹餘紅(루전산일담여홍)
누대 앞 산의 해는 남은 붉빛 묽게 하고
快雪粉箋說異同(쾌설분전설이동)
분전지(粉箋紙)와 쾌설이 같고 다름을 말했지요
萬里許君靑眼在(만리허군청안재)
만리 먼 곳 그대에게 청안 있음을 인정하니
曾於扇底覓春風(증어선저멱춘풍)
일찍이 부채 그림 아래서 봄바람을 찾았었지요
[제 6 수 ]
百摹雨雪摠塵塵(백모우설총진진)
백 번 모한 우설은 모두 다 각기 각기
又一九霞洞裏春(우일구하동리춘)
또 하나는 구하동의 막대 짚은 봄이로세
顴右誌傳松下供(권우지전송하공)
바른 관골 사마귀는 송하공양 전해오니
何如子固硏圖人(하여자고연도인)
조자고(趙子固)의 벼루에 그린 것과 어떠하뇨
[제 7 수 ]
東坡石銚今猶在(동파석요금유재)
동파 선생 석조, 지금도 남아 있어
圖壓蘇齋書畵船(도압소재서화선)
그 그림이 소재의 서화선을 눌렀다
淮泗道中明月影(회사도중명월영)
회사 땅의 길, 밝은 달 그림자
松風夢罷尙涓涓(송풍몽파상연연)
솔바람에 꿈을 깨니 여전히 아른아른
[제 8 수 ]
三百年來無此翁(삼백년래무차옹)
삼백 년이 가는 동안 이 늙은이 또 있으리
石帆亭上聞宗風(석범정상문종풍)
석범이라 정자 위에 종풍을 들었다오
團成八月生辰日(단성팔월생진일)
팔월이라 생신 날에 모임이 원만하여
祝嘏碧雲紅樹中(축하벽운홍수중)
푸른 구름 붉은 숲 그 속에서 복빌었네
[제 9 수 ]
自從實際覰精魂(자종실제처정혼)
실지를 밟아 가서 정혼을 엿보는데
底事滄浪禪理論(저사창랑선리론)
무슨 일로 창랑은 선리를 따지는지
一世異才收勿騁(일세이재수물빙)
한 세상의 이재(異才)는 달리려 들지 말고
十年浮氣掃無痕(십년부기소무흔)
십 년의 뜬 기운은 흔적 없이 쓸어 내야
[제 10 수 ]
唐碑宋槧萃英華(당비송참췌영화)
당비라 송참이라 영화가 다 모이고
漢畫尤堪對客誇(한화우감대객과)
한화는 무량사상(武梁祠像) 손들에게 더욱 자랑할 만하네
拱璧河圖曾過眼(공벽하도증과안)
공벽 같은 하도는 진작 눈을 거쳤는데
雪鴻怊悵篆留沙(설홍초창전유사)
봄 눈에 찍혀 있는 기럭 발톱 서글프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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