三峰 鄭道傳(삼봉 정도전). 詠梅 1(영매 1)매화를 읊다
渺渺江南夢(묘묘강남몽) :
아득하고 아득하다 강남의 꿈
飃飃嶺外魂(표표령외혼) :
날리고 날리눈구나, 성 밖의 넋이여
想思空佇立(상사공저립) :
생각에 잠겨 부질없이 서 있노라니
又是月黃昏(우시월황혼) :
또다시 곧 달 떠오르는 황혼이로구나
三峰 鄭道傳(삼봉 정도전). 詠梅 2(영매 2)매화를 읊다
泠泠孤桐絲(령령고동사) :
맑고 청명한 소리 나는 거문고
裊裊水沈煙(뇨뇨수침연) :
한들한들 물에 잠긴 연기로구나
皎皎故人面(교교고인면) :
희고 희도다, 벗님의 옥 같은 얼굴
忽到夜牕前(홀도야창전) :
밤 되어 창문 앞에 홀연히 나타났구나
三峰 鄭道傳(삼봉 정도전). 詠梅 3(영매 3)매화를 읊다
窮陰塞兩間(궁음새량간) :
천지를 궁한 음기가 막으니
何處覔春光(하처멱춘광) :
어디서 봄빛을 찾아보겠나
可憐枯瘦甚(가련고수심) :
마르고 여위어 가련하다지만
亦足欲冰霜(역족욕빙상) :
얼음과 눈을 이기기에 충분하다오
三峰 鄭道傳(삼봉 정도전). 詠梅 4(영매 4)매화를 읊다
著屐踏殘雪(저극답잔설) :
나막신 신고 잔설을 밟아라
行此江之濱(행차강지빈) :
이 강물 가를 거닐어 보자구나
忽然逢粲者(홀연봉찬자) :
뜻밖에 아름다운 이를 만나고 보니
聊可慰幽人(료가위유인) :
숨어사는 사람에게 위안을 주는구나
三峰 鄭道傳(삼봉 정도전). 詠梅 5(영매 5)매화를 읊다
一曲溪流淺(일곡계류천) :
한 굽이 개울물 맑고 얕은데
三更月影殘(삼경월영잔) :
깊은 밤에 달그림자 저물었구나
客來吹玉篴(객래취옥적) :
나그네 이리 와서 옥피리 불어라
獨立不勝寒(독립불승한) :
나홀로 서서는 추위를 못이기 겠구나
三峰 鄭道傳(삼봉 정도전). 詠梅 6(영매 6)매화를 읊다
嶺外疊峯巒(령외첩봉만) :
고개 너머 첩첩 봉우리
巖邊足冰雪(암변족빙설) :
바위가엔 얼음눈이 많기도 하다
玉魂落遐荒(옥혼락하황) :
옥혼이 아득한 곳에 떨어져 있어
相看兩愁絶(상간량수절) :
서로 보고 둘이서 수심이 태산이로다
三峰 鄭道傳(삼봉 정도전). 詠梅 7(영매 7)매화를 읊다
久別一相見(구별일상견) :
오랜 세월, 이제야 와 보니
草草著緇衣(초초저치의) :
초라하게 검정 옷을 입었구나
但知風味在(단지풍미재) :
다만 풍류 있음을 알되는 것
莫問客顔非(막문객안비) :
나그네 옛 얼굴 아니라고 묻지 마오
三峰 鄭道傳(삼봉 정도전). 詠梅 8(영매 8)매화를 읊다
遠使何時發(원사하시발) :
먼 곳 사신이 언제 떠났는가
初從萬里廻(초종만리회) :
만 리 밖에서 이제야 오셨시는구나
春風也情思(춘풍야정사) :
봄바람이야 정다운 것이라
吹入手中來(취입수중래) :
불어 들어 손아귀로 찾아드는구나
三峰 鄭道傳(삼봉 정도전). 詠梅 9(영매 9)매화를 읊다
縷玉製衣裳(루옥제의상) :
옥을 누벼서 옷을 만들고
啜氷養性靈(철빙양성령) :
얼음을 마시어 성령 기른다
年年帶霜雪(년년대상설) :
해마다 눈서리 펴고 우워 있으니
不識韶光榮(불식소광영) :
봄빛의 영화를 알지 못한다
三峰 鄭道傳(삼봉 정도전). 詠梅10(영매 10)매화를 읊다
夜靜雪初霽(야정설초제) :
밤은 고요한데 눈이 처음 개니
淡月橫半天(담월횡반천) :
맑은 달이 하늘 공중에 비끼었구나
腸斷江南客(장단강남객) :
애간장 다 끊어진 강남 나그네
哦詩獨不眠(아시독불면) :
시를 읊으며 홀로 잠 못 이룬다
三峰 鄭道傳(삼봉 정도전). 詠梅 11(영매 11)매화를 읊다
婆娑廣寒夜(파사광한야) :
파사함이 광한전의 밤이면
冷淡楚澤秋(랭담초택추) :
냉담함은 초택의 가을이로다
一般淸氣味(일반청기미) :
기미가 맑기야 같다지마는
獨自占風流(독자점풍류) :
풍류는 나혼자 차지했노라
三峰 鄭道傳(삼봉 정도전). 詠梅 12(영매 12)매화를 읊다
明牕橫棐几(명창횡비궤) :
밝은 창에 빛난 책상 비껴있으니
不許素塵侵(불허소진침) :
흰 먼지 앉는 것 조차도 허하지 않는다
燕坐讀周易(연좌독주역) :
조용히 앉아 주역을 읽어보노라니
端的見天心(단적견천심) :
그야말로 하늘의 마음 속을 보고 있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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