五柳先生 陶淵明(오류선생 도연명). 九日閑居(구일한거)
중양절에 한가롭게 보내면서 시를 쓰다
世短意常多(세단의상다),
생은 짧으니 생각은 항상 많고
斯人樂久生(사인락구생)。
나는 오래 사는 것이 좋다네.
日月依辰至(일월의진지),
해와 달은 시절 따라 이르고
舉俗愛其名(거속애기명)。
세속에서는 중양절(重陽節)이란 이름을 좋아하네.
露淒暄風息(노처훤풍식),
이슬은 차가워지고 따뜻한 바람 잦아드니
氣澈天象明(기철천상명)。
공기는 맑고 하늘의 기상은 밝아지네.
往燕無遺影(왕연무유영),
제비가 떠나가 그림자조차 없고
來雁有餘聲(내안유여성)。
기러기 찾아와 울음소리 끊이지 않네.
酒能祛百慮(주능거백려),
술은 백가지 근심을 떨어 없애고
菊為制頹齡(국위제퇴령)。
국화는 늙음을 억제해 준다네.
如何蓬廬士(여하봉려사),
어찌하여 초가집 속의 선비는
空視時運傾(공시시운경)!
시절의 바뀜을 속절없이 바라보나!
塵爵恥虛罍(진작치허뢰),
먼지 쌓인 술잔은 술독이 빈 것을 부끄러워하고
寒華徒自榮(한화도자영)。
국화는 헛되이 스스로 피어나네.
斂襟獨閑謠(염금독한요),
옷깃을 여미고 홀로 한가히 노래하니
緬焉起深情(면언기심정)。
깊은 생각이 아득히 일어나네.
棲遲固多娛(서지고다오),
은거하는 몸에는 본래 즐거움 많거늘
淹留豈無成(엄류기무성)?
오래 머물며 어찌 이룬 것이 없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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