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체별 병풍

四佳亭 徐居正(사가정 서거정). 大邱十景(대구십경)

산곡 2023. 5. 18. 05:55

四佳亭 徐居正(사가정 서거정).   大邱十景(대구십경)

第 1 景 琴湖泛舟(금호범주, 금호강의 뱃놀이)

琴湖淸淺泛蘭舟(금호청천범난주)

금호강 맑은 물에 조각배 띄우고

取此閑行近白鷗(취차한행근백구)

한가히 오가며 갈매기와 노닐다가

盡醉月明回棹去(진취월명회도거)

달 아래 흠뻑 취해 뱃길을 돌리니

風流不必五湖遊(풍류불필오호유)

오호가 어디더냐 이 풍류만 못하리

第 2 景  笠巖釣魚(입암조어, 삿갓바위의 낚시)

烟雨空濛澤國秋(연우공몽택국추)

이슬비 자욱히 가을을 적시는데

垂綸獨坐思悠悠(수륜독좌사유유)

낚시 드리우니 생각은 하염없네

纖鱗餌下知多少(섬린이하지다소)

잔챙이야 적잖게 건지겠지만

不釣金鰲鈞不休(부조금오균불휴)

금자라 낚지 못해 자리 뜨지 못하네

第 3 景 龜峀春雲(귀수춘운, 거북산의 봄 구름)

龜岑隱隱似驚岑(귀잠은은사오잠)

거북뫼 아득하여 자라산 닮았고

雲出無心亦有心(운출무심역유심)

구름 토해냄이 무심한 듯 유심 한 것이

大地生靈方有望(대지생령방유망)

온땅의 백성들이 애타게 기다리는

可能無意作甘霖(가능무의작감림)

가뭄에 단비 만들어 주려 함이네

第 4 景 鶴樓明月(학루명월, 금학루의 밝은 달)

一年十二度圓月(일연십이탁원월)

일년에 열 두 번 둥근 달이야 뜨지만

待得中秋圓十分(대득중추원십분)

기다리던 한가위 달 한결 더 둥그네

更有長風箒雲去(갱유장풍추운거)

긴 바람 한바탕 불어 구름 쓸어내니

一樓無地着纖紛(일루무지착섬분)

누각엔 티끌 한 점 붙을 자리 없구나

第 5 景 南沼荷花(남소하화, 남쪽 연못의 연꽃)

出水新花疊小錢(출수신화첩소전)

새로 나온 연꽃 포갠 동전 같더니

花開畢竟大於船(화개필경대어선)

꽃 다 피고 나니 배(船)보다 더 크네

莫言才大難爲用(막언재대난위용)

감(才) 커서 쓰기 어렵다 말 것이

要遣深痾萬姓悛(요견심아만성전)

고질병에 긴히 써서 온 백성 고치리

第 6 景 北壁香林(북벽향림, 북쪽 절벽의 향나무 숲)

 

古壁蒼杉玉槊長(고벽창삼옥삭장)

옛 벽에 푸른 측백 옥창같이 자라고

長風不斷脚時香(장풍부단각시향)

그 향기 바람따라 철마다 끊이지 않네

慇懃更着栽培力(은근갱착재배력)

정성들여 심고 가꾸기에 힘쓰면

留得淸芬共一鄕(유득청분공일향)

맑은 향 온 마을에 오래 머물리

第 7 景 桐華尋僧(동화심승, 동화사의 중을 찿음)

 

遠上招提石逕層(원상초제석경층)

멀리 절로 오르는 좁은 돌층계 길

靑藤白襪又烏藤(청등백말우오등)

푸른 등나무 하얀 버선 검은 지팡이

此時有興無人識(차시유흥무인식)

지금의 이 흥은 아무도 모르리라

興在靑山不在僧(흥재청산부재승)

흥은 청산에 있고 중은 간 곳 없네

第 8 景 노원送客(노원송객, 노원에서의 송별)

 

官道年年柳色靑(관도년년류색청)

한양 길 버들잎은 해마다 푸르고

短亭無數接長亭(단정무수접장정)

줄지은 주막들이 길게도 늘어섰네

唱盡陽關各分散(창진양관각분산)

이별의 노래 그치고 객 흩어진 뒤에는

沙頭只臥雙白據(사두지와쌍백거)

빈 술병만 짝이 되어 모래밭에 뒹구네

第 9 景 公嶺積雪(공령적설, 팔공산에 쌓인 눈)

 

公山千丈倚峻層(공산천장의준층)

팔공산 천길 높이 가파르게 솟아 있고

積雪漫空沆瀣澄(적설만공항해징)

쌓인 눈 하늘 가득 이슬 되어 맑구나

知有神祠靈應在(지유신사영응재)

사당 모시니 신령님 應感(응감) 있어

年年三白瑞豊登(연년삼백서풍등)

해마다 서설 내려 풍년을 점지하네

第10 景 砧山落照(침산낙조, 침산의 저녁 노을)

 

水自西流山盡頭(수자서류산진두)

물줄기 서로 흘러 산머리에 닿고

砧巒蒼翠屬淸秋(침만창취속청추)

침산의 푸른 숲은 가을 정취 더하네

晩風何處春聲急(만풍하처춘성급)

저녁 바람 타고 오는 방아 소리는

一任斜陽搗客愁(일임사양도객수)

노을에 젖은 나그네 시름 애끓게 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