孤山 尹善道(고산 윤선도). 集古題扇寄人 5수(집고제선기인 5수)
옛 시의 구절들을 모아 부채에 써서 보내다
[ 제 1 수 ]
海鶴一爲別(해학일위별)
바다의 학과 한 번 헤어진 뒤에
秋空明月縣(추공명월현)
높게 맑게 갠 가을 하늘에 밝은 달만 달렸네
霜風時勤竹(상풍시근죽)
찬바람이 이따금 대나무를 흔드니
散步詠凉天(산보영량천)
천천히 이리저리 거닐며 서늘한 날씨를 읊네
[ 제 2 수 ]
花發多風雨(화발다풍우)
꽃이 피니 바람과 비 많아지고
春關翡翠樓(춘관비취루)
봄은 비취루를 통해서 오네
開簾見新月(개렴견신월)
주렴을 걷고 초승달을 보는데
何用曲如鉤(하용곡여구)
무엇으로 갈고리처럼 구부러지게 만들었을까
[ 제 3 수 ]
中心君詎知(중심군거지)
그 속내를 그대가 어찌 알까마는
玉作彈碁局(옥작탄기국)
구슬로 바둑판을 두드리네
悠悠復悠悠(유유복유유)
한가하고 여유가 있고도 또 한가하고 여유가 있는데
春草年年綠(춘초년년록)
봄풀은 해마다 푸르러지네
[ 제 4 수 ]
冷冷花下琴(랭랭화하금)
쌀쌀하게 찬데 꽃 아래 거문고가 있으니
一盃彈一曲(일배탄일곡)
술 한 잔 마시고 거문고 한 곡조를 타네
故人南北居(고인남북거)
옛 친구들은 남북에 흩어져 사는데
山月皎如燭(산월교여촉)
산속에 뜬 달은 촛불처럼 밝네
[ 제 5 수 ]
澹月照中庭(담월조중정)
으스름한 달이 마당 한가운데를 비추는데
烟斜月轉明(연사월전명)
안개에 비낀 달이 다시금 밝아졌네
昨遊忽已過(작유홀이과)
어제 노닐던 곳을 문득 지나는데
點點以含情(점점이함정)
점점이 정을 머금은 듯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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