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릉 두보(712)

少陵 杜甫(소릉 두보). 春日江村 五首(춘일강촌 오 ) 봄날의 강촌

산곡 2022. 10. 23. 15:39

少陵 杜甫(소릉 두보).    春日江村 五首 (춘일강촌 오수 )봄날의 강촌

 

[ 제 1 수 ]

農務村村急(농무촌촌급) :

농사일이란 마을마다 바쁘고

春流岸岸深(춘류안안심) :

봄에 흐르는 물은 두둑마다 깊다.

乾坤萬里眼(건곤만리안) :

천지에 만 리 먼 곳을 보는 시야

時序百年心(시서백년심) :

사시가 차례로 백 년을 지나온 마음이어라.

茅屋還堪賦(모옥환감부) :

초가집이 도리어 글짓기에 좋고

桃源自可尋(도원자가심) :

도원은 스스로 가히 찾을 만하다.

艱難昧生理(간난매생리) :

어려운 시절에 살아갈 이치를 알지 못해

飄泊到如今(표박도여금) :

이리저리 표랑하다 지금에 이르렀어라.

 

[ 제 2 수 ]

迢遞來三蜀(초체내삼촉) :

멀리 삼촉에 갈마드니

蹉跎又六年(차타우륙년) :

뜻을 이루지 못함이 또 여섯 해이어라.

客身逢故舊(객신봉고구) :

나그네 몸이 옛 친구 만나니

發興自林泉(발흥자림천) :

흥취가 일어남은 숲과 샘이 있어서라.

過懶從衣結(과나종의결) :

너무 게을러서 마음대로 옷을 매고

頻遊任履穿(빈유임리천) :

자주 놀아서 신 닳는 대로 맡겨둔다.

藩籬頗無限(번리파무한) :

울타리가 자못 끝이 없으니

恣意向江天(자의향강천) :

마음대로 강 위의 하늘을 향한다.

 

[ 제3 수 ]

種竹交加翠(종죽교가취) :

대를 심으니 푸른빛을 서로 더하고

栽桃爛漫紅(재도난만홍) :

복숭을 심으니 붉은 꽃이 난만하여라.

經心石鏡月(경심석경월) :

마음에 새기나니 돌 거울에 비친 달

到面雪山風(도면설산풍) :

얼굴에 이르는 건 설산의 바람이어라.

赤管隨王命(적관수왕명) :

붉은 대롱이 임금 명을 따르고

銀章付老翁(은장부노옹) :

은도장을 노인에게 보내준다.

豈知牙齒落(개지아치낙) :

어찌 알아줄까, 늙어 이가 빠져지어

名玷薦賢中(명점천현중) :

천거한 어진 사람 중의 명예를 더럽힐 줄을.

 

[ 제4 수 ]

扶病垂朱紱(부병수주불) :

병든 몸을 부지하여 도장 든 주머니 끈 드리우고

歸休步紫苔(귀휴보자태) :

돌아와 쉬면서 자색 이끼를 거닌다.

郊扉存晩計(교비존만계) :

들판의 집에는 늙어서 살아갈 계획을 두었으니

幕府愧羣材(막부괴군재) :

막부에서 여러 어진 재주를 가진 인재 부끄러워했다.

燕外晴絲卷(연외청사권) :

제비 나는 밖에는 날 개어 아지랑이 걷히고

鷗邊水葉開(구변수섭개) :

갈매기 노는 곳에 물에 뜬 물풀의 잎이 열려있다.

鄰家送魚鼈(린가송어별) :

이웃집이 고기와 자라를 보내와

問我數能來(문아삭능내) :

자주 능히 올 수 있느냐고 내게 물어온다.

 

[ 제5 수 ]

盜哀王粲(군도애왕찬) :

무리 진 도적에 왕찬을 슬퍼하고

中年召賈生(중년소가생) :

중년에는 가생을 부르시어라.

登樓初有作(등누초유작) :

누각 위에 올라 처음 시를 지으니

前席竟爲榮(전석경위영) :

자리에 나아가 마침내 영화롭게 되니라.

宅入先賢傳(댁입선현전) :

벼슬에 오름에는 옛 선비 전하고

才高處士名(재고처사명) :

재주의 높음에는 처사가 명예로워라.

異時懷二子(이시회이자) :

다른 때 두 사람을 생각하니

春日復含情(춘일복함정) :

봄날에 다시 서러운 뜻을 머금었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