旅軒 張顯光(여헌 장현광). 臥遊堂 11수(와유당 11수)
[ 1 수 ] 반석 (磐石)
不是人力排(부시인력배) :
사람의 임으로 벌려 놓은 것 아니니
應從肇丑闢(응종조축벽) :
마땅히 축회(丑會)로부터 비롯되었으리.
食作水精盤(식작수정반) :
먹을 때엔 수정 소반으로 되고
座爲淸話席(좌위청화석) :
앉으면 맑은 대화하는 자리가 되네
[ 2 수 ] 怪石 (괴석)
大可象崑崙(대가상곤륜) :
큰 것은 곤륜산 모양이고
小可擬碣石(소가의갈석) :
작은 것은 갈석 모양이네.
誰知萬里趣(수지만리취) :
만리 먼고 깊은 멋을 그 누가 알랴만
默想於焉格(묵상어언격) :
묵묵히 생각하면 어언 알게되네
[ 3 수 ] 盤松(반송)
手植今幾年(수식금기년) :
직접 심은 지 이제 몇 년이던가
蔭我心交會(음아심교회) :
그늘지니 내 마음속으로 사귄다네.
有時撫盤桓(유시무반환) :
때때로 어루만지며 서성이는데
神遊天地大(신유천지대) :
정신의 노는 것이 천지처럼 크다네
[ 4 수 老松(노송) ]
風霜一夜經(풍상일야경) :
하룻밤 풍상 겪어
百卉皆黃落(백훼개황락) :
온갖 초목들 다 시드는데
庭畔獨偃蹇(정반독언건) :
노송만 뜰 가에 우뚝 솟아
蒼然依舊色(창연의구색) :
창연한 그 빛 그대로구나
[ 5 수 竹林(죽림) ]
堂前何所見(당전하소견) :
당 앞에 보이는 것은 무엇인가
竹與松連林(죽여송련림) :
대나무와 소나무 숲을 이루었구나
朝夕靜相對(조석정상대) :
아침저녁으로 고요히 마주보니
方知托契深(방지탁계심) :
이제야 마음으로 의지함이 깊음을 알겠구나
[ 6 수 方塘(방당) ]
坎上虛受暎(감상허수영) :
구덩이 위쪽은 비어 빛 받고
坎下塞爲塘(감하새위당) :
구덩이 아래쪽은 막혀 못이 되었구나
乃由中陽實(내유중양실) :
한가운데가 꽉 차 있어
涵得天雲光(함득천운광) :
하늘색과 구름색을 머금고 있구나
[ 7 수 梅花(매화)) ]
開在臘雪裏(개재랍설리) :
섣달 그믐 눈 속에 피어있니
春信到窮陰(춘신도궁음) :
봄소식 극도의 음 기운에 이르렀구나.
歲歲不失時(세세부실시) :
해마다 때를 잃지 않으니
可見天地心(가견천지심) :
천지의 마음 엿볼 수가 있구나
[ 8 수 四季花(사계화) ]
四時各有季(사시각유계) :
사시에 각 계절이 있고
月半皆旺土(월반개왕토) :
반달 뜨는 날에는 모든 땅기운이 왕성하다.
隨節必吐花(수절필토화) :
계절 따라 반드시 꽃은 피나니
感爾知時暮(감이지시모) :
계절이 저무는 것을 아는 네가 고맙구나
[ 9 수 石榴(석류) ]
花開賁化工(화개분화공) :
꽃이 피니 큰 조화 교묘하고
顆熟呈籩實(과숙정변실) :
열매가 익으니 제사에 쓸 과일로 바친다.
爾能盡爾性(이능진이성) :
너는 네 본성 다하는데
愧我空白髮(괴아공백발) :
나는 헛되이 늙어 부끄럽기만 하여라
[ 10 수 葡萄(포도) ]
垂垂纍仙珠(수수류선주) :
늘어진 모습 신선의 구슬 쌓은 듯
團團結秋露(단단결추로) :
동글동글한 모양 가을 이슬 맺힌 듯
呑來快覺爽(탄래쾌각상) :
삼켜보니 곧 상쾌해
可已經歲痼(가이경세고) :
해묵은 병도 고칠 수 있네
[ 11 수 菊花(국화) ]
範數竟爲一(범수경위일) :
홍범의 수는 결국 하나로 되고
周卦未濟終(주괘미제종) :
주역의 괘는 미제가 끝이지요.
爾開須秋末(이개수추말) :
너는 늦가을이라야 피니
實兆來歲功(실조래세공) :
실로 내년 일이 시작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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