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체별 병풍

旅軒 張顯光(여헌 장현광). 臥遊堂 11수(와유당 11수)

산곡 2023. 6. 25. 09:17

旅軒 張顯光(여헌 장현광).   臥遊堂 11수(와유당 11수)

 

[ 1 수 ] 반석 (磐石)

不是人力排(부시인력배) :

사람의 임으로 벌려 놓은 것 아니니

應從肇丑闢(응종조축벽) :

마땅히 축회(丑會)로부터 비롯되었으리.

食作水精盤(식작수정반) :

먹을 때엔 수정 소반으로 되고

座爲淸話席(좌위청화석) :

앉으면 맑은 대화하는 자리가 되네

 

[ 2 수 ] 怪石 (괴석)

​大可象崑崙(대가상곤륜) :

큰 것은 곤륜산 모양이고

小可擬碣石(소가의갈석) :

작은 것은 갈석 모양이네.

誰知萬里趣(수지만리취) :

만리 먼고 깊은 멋을 그 누가 알랴만

默想於焉格(묵상어언격) :

묵묵히 생각하면 어언 알게되네

 

[ 3 수 ] 盤松(반송)

 

​手植今幾年(수식금기년) :

직접 심은 지 이제 몇 년이던가

蔭我心交會(음아심교회) :

그늘지니 내 마음속으로 사귄다네.

有時撫盤桓(유시무반환) :

때때로 어루만지며 서성이는데

神遊天地大(신유천지대) :

정신의 노는 것이 천지처럼 크다네

 

[ 4 수 老松(노송) ]

 

風霜一夜經(풍상일야경) :

하룻밤 풍상 겪어

百卉皆黃落(백훼개황락) :

온갖 초목들 다 시드는데

​庭畔獨偃蹇(정반독언건) :

노송만 뜰 가에 우뚝 솟아

蒼然依舊色(창연의구색) :

창연한 그 빛 그대로구나

 

[ 5 수 竹林(죽림) ]

 

堂前何所見(당전하소견) :

당 앞에 보이는 것은 무엇인가

竹與松連林(죽여송련림) :

대나무와 소나무 숲을 이루었구나

朝夕靜相對(조석정상대) :

아침저녁으로 고요히 마주보니

方知托契深(방지탁계심) :

이제야 마음으로 의지함이 깊음을 알겠구나

 

[ 6 수 方塘(방당) ]

 

​坎上虛受暎(감상허수영) :

구덩이 위쪽은 비어 빛 받고

坎下塞爲塘(감하새위당) :

구덩이 아래쪽은 막혀 못이 되었구나

乃由中陽實(내유중양실) :

한가운데가 꽉 차 있어

涵得天雲光(함득천운광) :

하늘색과 구름색을 머금고 있구나

 

[ 7 수 梅花(매화)) ]

 

​開在臘雪裏(개재랍설리) :

섣달 그믐 눈 속에 피어있니

​春信到窮陰(춘신도궁음) :

봄소식 극도의 음 기운에 이르렀구나.

歲歲不失時(세세부실시) :

해마다 때를 잃지 않으니

可見天地心(가견천지심) :

천지의 마음 엿볼 수가 있구나

 

[ 8 수 四季花(사계화) ]

 

四時各有季(사시각유계) :

사시에 각 계절이 있고

月半皆旺土(월반개왕토) :

반달 뜨는 날에는 모든 땅기운이 왕성하다.

隨節必吐花(수절필토화) :

계절 따라 반드시 꽃은 피나니

感爾知時暮(감이지시모) :

계절이 저무는 것을 아는 네가 고맙구나

 

[ 9 수 石榴(석류) ]

 

花開賁化工(화개분화공) :

꽃이 피니 큰 조화 교묘하고

顆熟呈籩實(과숙정변실) :

열매가 익으니 제사에 쓸 과일로 바친다.

爾能盡爾性(이능진이성) :

너는 네 본성 다하는데

愧我空白髮(괴아공백발) :

나는 헛되이 늙어 부끄럽기만 하여라

 

[ 10 수 葡萄(포도) ]

 

垂垂纍仙珠(수수류선주) :

늘어진 모습 신선의 구슬 쌓은 듯

​團團結秋露(단단결추로) :

동글동글한 모양 가을 이슬 맺힌 듯

呑來快覺爽(탄래쾌각상) :

삼켜보니 곧 상쾌해

可已經歲痼(가이경세고) :

해묵은 병도 고칠 수 있네

 

[ 11 수 菊花(국화) ]

 

​範數竟爲一(범수경위일) :

홍범의 수는 결국 하나로 되고

周卦未濟終(주괘미제종) :

주역의 괘는 미제가 끝이지요.

爾開須秋末(이개수추말) :

너는 늦가을이라야 피니

實兆來歲功(실조래세공) :

실로 내년 일이 시작되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