退溪 李滉[퇴계 이황]. 陶山雜詠[도산잡영] 十八絶[십팔절]
1절, 陶山書堂[도산서당]
大舜親陶樂且安[대순친도락차안] :
순 임금은 질그릇 빚으며 또한 편안히 즐기고
淵明躬稼亦歡顔[연명궁가역환안] :
도연명은 몸소 곡식 심으며 표정 또한 즐겼네.
聖賢心事吾何得[성현심사오하득] :
성현들의 생각하는 일을 나는 어찌 깨달아서
白首歸來試考槃[백수귀래시고반] :
흰 머리로 돌아와서 잠시 즐기며 헤아리리라.
2절 巖栖軒[암서헌]
曾氏稱顔實若虛[증씨칭안실약허] :
증자는 안연에게 실한 듯 허하라 일컫고
屛山引發晦翁初[병산인발회옹초] :
병산 유자휘 비로소 주자를 감발케 했네.
暮年窺得巖栖意[모년규득암서의] :
늙으막에야 암서의 뜻 살피어 깨달으니
博約淵氷恐自疎[박약연빙공자소] :
박약 연빙 소홀히 할까 스스로 두렵구나.
3절. 玩樂齋[완락재]
主敬還須集義功[주경환수집의공] :
공경을 주장해도 모름지기 집의가 공이되나니
非忘非助漸融通[비망바조점융통] :
돌보지 않고 돕지 않아도 점점 화하여 알리라.
恰臻太極濂溪妙[습진태극렴계묘] :
태극에 반드시 도달함이 주렴계의 묘미이니
始信千年此樂同[시신천년차락동] :
천년의 이 즐거움 함께하면 비로소 알리라.
4절. 幽貞門[유정문]
不待韓公假大龜[부대한공가대구] :
한문공의 큰 거북을 기다리지 않아도
新居縹緲映柴扉[신거표묘영시비] :
새로운 곳에 아득히 사립문을 비추네.
未應山徑憂茅塞[미응산경우모색] :
산 길이 띠풀에 막힐 걱정은 없으니
道在幽貞覺坦夷[도재유정각탄이] :
유정에 도가 있어 편안함 깨우치네.
5절. 淨友塘[정우당]
物物皆含妙一天[물물개함묘일천] :
물건들 마다 다 머금은 온 하늘의 미묘함
濂溪何事獨君憐[염계하사독군련] :
주돈이는 어쩐 일로 그대를 홀로 사랑했나.
細思馨德眞難友[세사형덕진난우] :
꽃다운 덕 생각하면 참으로 벗하기 어렵고
一淨稱呼恐亦偏[일정칭호공역편] :
만일 깨끗함 칭한다면 치우칠까 두렵네.
6절 節友社[절우사]
松菊陶園與竹三[송국도원여죽삼] :
도원엔 솔과 국화 대나무 더불어 셋이러니
梅兄胡奈不同參[매형호나부동참] :
매화 형은 어찌하여 함께 참여치 못했을까 ?
我今倂作風霜契[아금병작풍상계] :
나 이제 아울러 바람 서리의 인연을 맺어
苦節淸芬儘飽諳[고절청분진포암] :
굳은 절개와 맑은 향기 다만 족히 안다네.
7절. 隴雲精舍[농운정사]
常愛陶公隴上雲[상애도공롱상운] :
도홍경은 농상의 구름을 항상 사랑하여
唯堪自悅未輸君[유감자열미수군] :
오직 혼자 즐길뿐 군자에게 보내지 않네.
晩來結屋中間臥[만래결옥중간와] :
늘그막에 집을 엮어 그 중간에 누웠으니
一半閒情野鹿分[일반한정야록분] :
한가한 정취 절반을 들의 사슴과 나누네.
8절. 觀瀾軒[관란헌]
浩浩洋洋理若何[호호양양리약하] :
드넓고도 양양하니 그 이치가 어떠한가
如斯曾發聖咨嗟[여사증발성자차] :
이같이 일찍 밝혀 성인은 묻고 감탄하네.
幸然道體因玆見[행연도체인자견] :
깨닫는 근본이 다행히 이로 인해 나타나니
莫使工夫間斷多[막사공부간단다] :
공부도 몰래 쉬는게 많게하지 말지어다.
9절. 時習齋[시습재]
日事明誠類數飛[일사명성류삭비] :
날마다 정성 갖추어 새가 나는것 같이하여
重思複踐趁時時[중사부천진시시] :
거듭 생각해 다시 실행하며 때맞춰 따르네.
得深正在工夫熟[득심정재공부숙] :
공부가 숙련되면 바로 깊은 얻음이 있으니
何啻珍烹悅口頤[하시진팽열구이] :
진귀한 음식이 입을 즐겁게 보양함 같을 뿐.
10절. 止宿寮[지숙료]
愧無雞黍謾留君[괴무계서만류군] :
닭과 기장으로 군자 속여 붙잡음 부끄럽지 않고
我亦初非鳥獸群[아역초비조수군] :
나 또한 본래 새와 짐승들의 무리는 아니라네.
願把從師浮海志[원파종사부해지] :
원하기는 스승 따라 바다에 떠있는 표기를 잡아
聯床終夜細云云[연상종야세운운] :
침상 나란히하고 밤 새도록 자세히 이야기하네.
11절. 谷口巖[곡구암]
東躡江臺北入雲[동서강대북입운] :
동쪽엔 강의 대가 따르고 북쪽엔 구름이 들어
開荒谷口擬山門[개황곡구의산문] :
골짜기 입구 개척하여 산의 문으로 견주리라.
此名偶似前賢地[차명우사전현지] :
이 이름이 마침 이전 현인의 거처와 같으니
耕隱風聲詎易論[경은풍성거이론] :
숨어 밭을 갈며 풍성을 어찌 쉬이 논하리오.
12절. 天淵臺[천연대]
縱翼揚鱗孰使然[종익양린숙사연] :
물고기 뛰고 날개 멋대로 누가 그리 시키어
流行活潑妙天淵[유행활발묘천연] :
활발히 유행하는 하늘과 못의 묘한이치라네.
江臺盡日開心眼[강대진일개심안] :
강의 대에서는 종일토록 마음의 눈이 열리니
三復明誠一巨編[삼복명성일거편] :
오로지 큰 책의 명성편을 세번 되풀이하네.
13절. 天光雲影臺[천광운영대]
活水天雲鑑影光[활수천운감영광] :
하늘 구름 물에 흐르며 빛과 그림자 비추고
觀書深喩在方塘[독서심유재방당] :
글을 보다 깊은 깨달음 네모난 못에 있었네.
我今得意淸潭上[아금득의청당상] :
나는 이제야 맑은 못 위에서 뜻을 얻었으니
恰似當年感歎長[흡사당년감탄장] :
주자께서 당년에 길게 감탄함과 흡사하구나.
14절. 濯纓潭[탁영담]
漁父當年笑獨醒[어부당년소독성] :
어부는 당시에 홀로 깨우친것을 비웃었고
何如孔聖戒丁寧[하여공성계정녕] :
공자께서 틀림없이 경계하심과 어떠한가 ?
我來叩枻吟風月[아래고예음풍월] :
내가 와서 노를 두드리고 풍월을 읊으며
卻喜淸潭可濯纓[각희청담가탁영] :
맑은 못에 가히 갓끈 씻으니 도리어 기쁘네.
15절. 盤陀石[반타석]
黃濁滔滔便隱形[황탁도도변은형] :
도도하게 흐르는 탁한 물에 문득 형상을 숨기고
安流帖帖始分明[안류첩첩시분명] :
편안히 흐르게되니 침착하며 비로소 분명해지네.
可憐如許奔衝裏[가련여허분충리] :
가련하구나 저와같이 내달리며 치고받는 곳에서
千古盤陀不轉傾[천고반타부전경] :
천거의 반타석은 구르거나 기울어지지 않는구나.
16절. 東翠屛山[동취병산]
簇簇群巒左翠屛[족족군란좌취병] :
빽빽한 산들이 무리지어 푸른 병풍 동쪽으로 하고
晴嵐時帶白雲橫[청람시대백운횡] :
아지랑이 때 맞추어 두르며 흰 구름이 가로지르네.
斯須變化成飛雨[사수변화성비우] :
잠시 잠깐만에 변화하여 비가 내리며 튀기게 되니
疑是營丘筆下生[의시영구필하생] :
이는 이 영구의 붓 아래에서 생긴건가 의심이드네.
17절. 西翠屛山[서취병산]
嶷嶷羣峯右翠屛[억억군봉우취병] :
높고 높은 봉우리 무리의 오른쪽 취병산
中藏蘭若下園亭[중장란야하원정] :
절을 속에 감추고 정자는 동산 아래있네.
高吟坐對眞宜晩[고음좌대진의만] :
마주 앉아 읊기는 저녁이 참으로 알맞아
一任浮雲萬古靑[일임부운만고청] :
뜬 구름에 잠시 맡기니 만고에 푸르구나.
18절. 芙蓉峯[부용봉]
南望雲峯半隱形[남망운봉반은형] :
남쪽 바라보니 구름 봉우리 모습이 반쯤 가려져
芙蓉曾見足嘉名[부용증견족가명] :
부용이라 거듭 바라보니 이름이 족히 아름답네.
主人亦有烟霞癖[주인역유연하벽] :
주인 또한 넉넉하게 연하를 즐기는 버릇이 있어
茅棟深懷久未成[모동심회구미성] :
초가집에 대한 깊은 생각 아직도 이루지 못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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