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고전명화

작가 : 김홍도(金弘道). 아호 : 단원(檀園). 제목 : 군선도(群仙圖)

산곡 2023. 12. 22. 20:04

작가 : 김홍도(金弘道)

아호 : 단원(檀園)

제목 : 군선도(群仙圖)

언제 : 18세기 말

재료 : 족자 종이에 담채

규격 : 53 x 28 cm

소장 : 호암미술관

 

해설 : 김홍도는 풍채와 태도가 아름답고 성미는 너그럽고 선선하여. 자질구레한 일에 구애되지 않아서 신선과 같은 인물” 이라고 조희룡(趙熙龍)이 편찬한 호산외기(壺山外記)의, 김홍도전(金弘道傳)에 언급되어 있다. 이와 같은 기술(記述)은. 그가 신선도를 즐겨 그린 것과 견줄 때. 재미있는 사실이 아닐수 없다. 그는 산수. 영모. 도석인물. 풍속에 이르기 까지. 다방면에 걸쳐 수작을 다수 남기고 있다. 만 31세인 1776년에 그린 군선도는. 대작이면서 대표적인 도석인물 병풍에 드는 그림이다. 조선고적도보(朝鮮古蹟圖譜)를 살펴보면 그책에 게재키 위해 사진을 찍었던 1930년대까지만 해도 하부에 성근 필치로 그린 풀이 보이나 현재는 그 부분이 잘려나갔고 각 폭의 세로 모서리들도 조금씩 잘려 그림 폭 사이의 연결이 다소 어긋나 있다. 이 일연의 8폭 군선도는 별도의 배경없이. 크게 세 무더기로 나뉘는 신선들에 의해. 그들의 표정 및 자세만으로도 전혀 어색함이 없는 화면구성을 보여준다. 이 점은 소폭의 풍속화첩에서도 살필수 있다. 김홍도의 전래작들은 도석인물화에 있어서 병풍. 족자. 편화에 이르기까지 많은 유전작(遺傳作)을 살필 수 있는데. 이들도 풍속화에서처럼 배경을 함께 나타낸 것과 배경없이 신선만을 그린 두 가지로 구분된다. 배경이 있는 대폭으로는 6폭과 8폭으로 된 서원아집병(西園雅集屛)이 대표적이며. 또한 10폭 또는 8폭으로 된 고사(故事)를 소재로 한 고사인물화들이 있다. 또한 매폭마다 2 ~ 3명의 신선을 그려 전체가 한 화면으로서의 연결을 의도한 것은 아닐지라도 8폭의 연폭으로 그린 것들도 전래되고 있다. 군선도에 등장한 인물들은 선동을 포함해 19명에 이르며. 나귀. 일각우(一角牛). 다람쥐. 박쥐 등 동물도 보인다. 이 군선도는 속도감이 느껴지는. 대담한 오대당풍(吳帶當風) 의 묵선과. 가늘고 고른 선들을 혼용하고 있다. 동적인 의습선(衣褶線)은 바람에 나부끼는 듯하고. 이와함께 신선들의 자세 또한, 정지상태가 아닌 동적이어서. 화면엔 생동감이 넘친다. 감필의 묘가 발휘된 선묘 위주이나. 부분적으로 보이는 청홍담채의 설채는. 화면에 유현한 분위기를 주며. 특히 얼굴의 설채는 분명히 명암이 고려된 가채(加彩)로. 들어간 부분과 튀어난 부분의 구별이 분명히 나타나 있어 주목된다. 구도와 필력에 있어 소장시절에 그가 도달한 틀잡힌 격조를 알려주는 군선도는 발군의 기량을 과시하는 걸작이다. 이 그림은 현재는 나눠서 족자로 꾸며져 있다. 왼쪽 하단에 병인춘사(丙寅春寫)의 간기(干紀)와 30대에 주로 사용한 호 사능(士能)의 관서(款署)가 있으며. 이어서 백문방인(白文方印) 김홍도인(金弘道印) 과 주문방인 사능(士能)이 세로로 나란히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