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고 김병연(1807)

蘭皐 金炳淵(란고 김병연). 嘲年長冠者(조연장관자) 갓 쓴 어른을 놀리다

산곡 2023. 5. 2. 08:35

蘭皐 金炳淵(란고 김병연).    嘲年長冠者(조연장관자)

갓 쓴 어른을 놀리다 

 

 

方冠長竹兩班兒(방관장죽양반아)

갓 쓰고 담뱃대 문 양반 아이가

 

新買鄒書大讀之(신매추서대독지)

새로 사온 맹자 책을 크게 읽는데

 

白晝후孫初出袋(백주후손초출대)

대낮에 원숭이 새끼가 이제 막 태어난 듯하고

 

黃昏蛙子亂鳴池(황혼와자난명지)

황혼녘에 개구리가 못에서 어지럽게 우는 듯하네.

 

 

 

* 김 삿갓이 어느 양반 집에 갔더니 양반입네 거드럼을 피우며 족보를 따져 물었다.

집안 내력을 밝힐 수 없는 삿갓으로서는 기분이 상할 수 밖에.

주인 양반이 대접 을 받으려면 행실이 양반다워야 하는데

먼 길 찾아온 손님을 박대하니 그 따위가 무슨 양반이냐고 놀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