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고 김병연(1807)

蘭皐 金炳淵(란고 김병연). 淮陽過次(회양과차)회양을 지나다가

산곡 2023. 7. 9. 07:26

蘭皐 金炳淵(란고 김병연).   淮陽過次(회양과차)회양을 지나다가

 

 

山中處子大如孃(산중처자대여양)

산 속 처녀가 어머니만큼 커졌는데

 

緩著粉紅短布裳(완저분홍단포상)

짧은 분홍 베치마를 느슨하게 입었네.

 

赤脚踉蹌羞過客(적각량창수과객)

나그네에게 붉은 다리를 보이기 부끄러워

 

松籬深院弄花香(송리심원농화향)

소나무 울타리 깊은 곳으로 달려가 꽃잎만 매만지네.

 

 

*김삿갓이 물을 얻어먹기 위해 어느 집 사립문을 들어 가다가

울타리 밑에 핀 꽃을 바라보고 있는 산골 처녀를 발견했다.

처녀는 나그네가 있는 줄도 모르고 꽃을 감상하고 있다가

인기척을 느끼고는 짧은 치마 아래 드러난 다리를 감추려는 듯 울타리 뒤에 숨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