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의자 혜심(1178)

瞋覺國師 慧諶(진각국사 혜심). 竹 (대나무)​

산곡 2022. 10. 15. 10:13

瞋覺國師 慧諶(진각국사 혜심).    竹 (대나무)

                                   我愛竹尊者(아애죽존자)                                   

나의 사랑스런 대나무 존자여,

                           不用寒暑侵(불용한서침)                            

추위도 더위도 아랑곳없이

年多彌勵節(년다미려절)

해가 갈수록 절개 더욱 가다듬고

日久益虛心(일구익허심)

날이 오랠수록 마음 더욱 비우도다.

月下弄淸影(월하농청영)

달 아래 맑은 그림자 희롱하고

風前送梵音(풍전송범음)

바람 앞에 천상의 소리 보내나니

晧然頭戴雪(호연두대설)

하얀 눈을 머리에 쓴 모습!

標致生叢林(표치생총림)

그 고매함 총림에서 나온다네.

 

 

죽존자(竹尊者) : 대나무를 의인화 시켜 수행승으로 표현.

존자는 수행과 덕행이 뛰어난 자의 존칭.

범음(梵音) : 맑은 소리, 천상의 소리. 

 호연(晧然) : 밝고도 하얀 모습.

표치(標致) : 나타난 취지, 정취 또는 용모가 아름다움.

수행승이란 점에서 고매함으로 의역함.

총림(叢林) : 많은 스님들이 함께 모여 수행하는 절을

나무가 우거진 숲에 비유함.

 

瞋覺國師(진각국사)

 

화순현 사람이며 속성은 최씨, 호는 무의자(無衣子)이고

법명은 혜심(慧諶)이다. 고려 명종 8년(1178)에 태어났다.

어렸을 때 아버지를 잃은 후 출가하려 했으나 어머니가

허락하지 않아서 유학을 공부했다. 스물네 살에 사마시에

합격했는데 이듬해에 어머니가 죽었다. 그는 조계산에서

수선사를 만들어 선풍을 펴고 있던 보조국사 지눌에게로 가서

어머니의 명복을 비는 제를 지낸 다음 머리를 깎고 지눌의

제자가 되었다.혜심은 선학을 맹렬히 닦아 지눌이 살아 있을 때

그의 후계자로 인정을 받았고 1210년에 지눌이 입적한 후에

 수선사의 제2세 사주가 되었다. 강당이 좁을 만큼 많은

수행자가 혜심의 문하로 모여들자 강종은 여러 차례 관리를

보내 수선사를 넓히게 했고 고종은 그에게 대선사를 제수했다.

당시 최씨 정권의 실력자인 최우가 혜심의 명성을 듣고

여러 번 초청했으나 오지 않자 자신의 아들인 만종과

만전(최항)을 보내 제자로 삼게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