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05 8

玉潭 李應禧(옥담 이응희). 秋 意(추 의) 가을날의 정취

玉潭 李應禧(옥담 이응희).   秋 意(추 의) 가을날의 정취 雨後山楓錦繡(우후산풍금수)비가 온 뒤 산의 단풍은 수놓은 비단인 듯하고 霜前階菊金錢(상전개국금전)서리 내리기 전 섬돌의 국화는 금화 같구나 林下仙禽自舞(임하선금자무)숲 속에서 두루미는 저절로 춤을 추고 月中孤客無眠(월중고객무면)달빛 아래 외로운 나그네는 잠못 이루네

淸陰 金尙憲(청음 김상헌). 夜起獨行(야기독행) 한밤중에 일어나 홀로 걷다

淸陰 金尙憲(청음 김상헌).   夜起獨行(야기독행)한밤중에 일어나 홀로 걷다 南阡北陌夜三更(남천북맥야삼경)남북으로 길이 나 있는 한밤중 望月追風獨自行(망월추풍독자행)달을 바라보며 바람 따라 혼자 걸어가네 泉地無情人盡睡(천지무정인진수)온 세상이 아랑곳하지 않고 사람들은 다 잠들었으니 百年懷抱向誰傾(백년회포향수경)한평생 마음속에 품은 생각을 누구에게 털어 놓을까

蛟山 許筠(교산 허균). 有懷 1(유회 1) 감회가 있어

蛟山 許筠(교산 허균).   有懷 1(유회 1) 감회가 있어 功名非我輩(공명비아배)공명은 우리들 거 아니니書史且相親(서사차상친)책이나 우선 가까이 해본다泉壑待逋客(천학대포객)자연은 은자를 기다리는데津梁誰故人(진량수고인)진량에는 친구들 누구 있던가危途靑鬢換(위도청빈환)위태한 인생길에 푸른 귀밑 변해가고舊業白雲貧(구업백운빈)옛 살림살이 흰 구름 따라 점점 빈한하다但自賦歸去(단자부귀거)다만 귀거래를 노래한다면山中瑤草春(산중요초춘)산속의 아름다운 풀들은 봄빛이라네

石洲 權韠(석주 권필). 湖西客舍(호서객사) 호서의 객사에서

石洲 權韠(석주 권필).   湖西客舍(호서객사) 호서의 객사에서 客牕燈火照虛凉 (객창등하조허량)나그네가 머무는 방의 등불이 텅 비어 썰렁한 방을 비추는데 魂夢中宵繞北堂 (혼몽중소요북당)꿈속의 넋은 한밤중에도 어머니가 계시는 곳을 맴도네. 記得短籬叢菊在 (기득단리총국재)기억해 보니 낮은 울타리 밑에 국화 떨기가 있었는데 恐敎歸日失重陽 (공교귀일실중양)중양절重陽節까지 집에 돌아가지 못할까 걱정이네.

象村 申欽(상촌 신흠). 秋夜(추야) 가을밤

象村 申欽(상촌 신흠).   秋夜(추야) 가을밤  嵐光侵戶冷(남광침호랭) 산기운 차갑게 문에 드는데 露氣濕林斑(노기습림반) 이슬 기운 숲 적셔 방울 진다. 書劍身同廢(서검신동폐) 책과 칼은 몸과 함께 멀어지고 漁樵跡已閑(어초적이한) 시골 사람들 자취는 벌써 한가하다. 夜從愁共永(야종수공영) 밤은 시름 따라서 함께 길고 秋與鴈俱還(추여안구환) 가을은 기러기와 함께 돌아왔구나搖落亭臺靜(요락정대정) 낙엽은 떨어지고 숲속 정자 고요한데 寒蟾下碧灣(한섬하벽만) 싸늘한 달은 푸른 물결에 떠내려간다.

月沙 李廷龜[월사 이정구]. 書僧軸(서승축)승려의 시축에 적다

月沙 李廷龜[월사 이정구].   書僧軸(서승축) 승려의 시축에 적다 釋子頻來何所爲(석자빈래하소위)불자가 자주 와서 무엇을 하려는가 老夫今已廢吟詩(노부금이폐음시)이 늙은이 지금은 벌써 시 읊기를 그만두었는데 屛間睡起爐煙濕(병간수기로연습)병풍 앞에서 자다 일어나자 향로 연기 젖어드는데 窓外高荷雨打時(창외고하우타시)창 밖 키 큰 연꽃을 빗줄기가 때리고 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