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체별 병풍

芝峯 李睟光(지봉 이수광). 庇雨堂八詠 8(비우당팔영 8) 비우당 주변의 8가지를 읊다

산곡 2023. 12. 3. 16:59

芝峯 李睟光(지봉 이수광).    庇雨堂八詠  8(비우당팔영 8)

비우당 주변의 8가지를 읊다

 

[ 제 1 수 ]

東池細柳(동지세류) : 동쪽 연못가의 세버들

 

楊柳滿池渚(양유만지저)

버드나무가 연못가에 가득하니

東風初罷絮(동풍초파서)

봄바람에 버들개지 막 날리네

枝枝颺碧絲(지지양벽사)

가지마다 푸른 실을 날리며

絆得流鶯語(반득류앵어)

이리저리 날아다니며 울어대던 꾀꼬리를 잡아 두고 있구나

 

[ 제 2 수 ]

北嶺疏松(북령소송) : 북쪽 고개 솔잎과 가지가 듬성듬성한 소나무

 

北嶺晝多陰(북령주다음)

북쪽 고개에는 낮에도 그늘이 많은데

蒼髥繞山觜(창염요산자)

늙은 소나무가 산부리를 둘렀네

可憐梁棟姿(가련량동자)

사랑스럽구나 늠름한 기둥의 모습으로

獨秀風霜裏(독수풍상리)

바람과 서리 속에서도 홀로 빼어나게 서 있으니

 

[ 제 3 수 ]

駝駱晴雲(타락청운) : 타락산 위 맑게 갠 하늘의 구름

 

我愛山上雲(아애산상운)

나는 산 위의 구름을 사랑하니

朝朝相對臥(조조상대와)

매일 아침 서로 마주하며 누워 있네

我性懶於雲(아성라어운)

내 천성이 구름보다 게으르니

雲閑不如我(운한불여아)

구름이 한가해도 나만 못하리라

 

[ 제 4 수 ]

峨嵯暮雨(아차모우) : 아차산 의 저녁 비

 

落日開煙鬟(락일개연환)

해 저물어 가니 산봉우리에 낀 안개 걷히고

依依明遠樹(의의명원수)

멀리 희미하던 나무숲이 뚜렷해지네

輕陰度野來(경음도야래)

엷게 낀 구름이 들을 건너오더니

散作平橋雨(산작평교우)

평교에서 비가 되어 흩뿌리는 구나

 

[ 제 5 수 ]

前溪洗足(전계세족) : 앞 내에서 발 씻기

 

鷄頭新雨過(계두신우과)

시냇가에 방금 내리던 비가 지나가자

溪水長數尺(계수장수척)

시냇물이 몇 자나 불었네

濯足溪水中(탁족계수중)

시냇물에 발을 씻고

還臥溪頭石(환와계두석)

시냇가 바위 위에 다시 누웠네

 

[ 제 6 수 ]

後圃採芝(후포채지) : 뒷밭에서 지초 캐기

 

露濕春園早(로습춘원조)

이른 아침 봄밭이 이슬에 젖으니

芝生香滿抱(지생향만포)

지초가 돋아 향기가 품에 가득하네

餐來骨欲輕(찬래골욕경)

먹은 뒤로 뼛속까지 가벼워지니

何似商山老(하사상산노)

그 옛날 상산의 네 노인과 얼마나 비슷할까

 

[ 제 7 수 ] 

巖洞尋花(암동심화) : 바윗골에서 꽃 찾기

 

谷口幽且阻(곡구유차조)

골짜기 어귀가 깊고도 험하니

桃源在何許(도원재하허)

무릉도원이 어디에 있을까

閑隨蛺蝶來(한수협접래)

한가롭게 나비를 따라가다가

始得花開處(시득화개처)

비로서 꽃이 핀 곳에 닿았구나

 

[ 제 8 수 ]

山亭待月(산정대월) : 산속 정자의 달맞이

 

滄茫天字淨(창망천자정)

아득히 넓고 먼 하늘 맑기만 하니

亭上對淸影(정상대청영)

정자 위엥서 맑은 그림자와 마주하네

擧酒勸姮娥(거주권항아)

술잔 들어 항아에게 권하니

蟾宮夜應冷(섬궁야응랭)

달 속 궁전은 밤마다 마땅히 쓸쓸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