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夏日池亭絶句(하일지정절구)
여름날 연못가 정자亭子에서 지은 절구
[ 제 1 수 ]
園木陰陰水檻涼(원목음음수함량)
동산의 나무들 우거져 어둡고 물가 난간欄干 서늘한데
栗留啼後日初長(률류제후일초장)
꾀꼬리 울고 난 뒤에 낮이 비로소 길어졌네.
星經讀罷無餘事(성경독파무여사)
『성경星經』을 읽고 난 뒤 아무런 일도 없어
閒搨黃庭第一章(문탑황정제일장)
한가롭게『황정경黃庭經』첫 장章을 베끼는구나.
[ 제 2 수 ]
日暖庭空長綠苔(일난정공장록태)
날이 따뜻하니 텅 빈 뜰에 푸른 이끼가 자라고
一場眠罷半簾開(일장면파반렴개)
한바탕 자고 나니 주렴珠簾이 반쯤 열렸네.
試看水面魚苗出(시간수면어묘출)
물 위에 나온 어린 물고기를 살펴보니
爲有廉纖小雨來(위유렴섬소우래)
가랑비가 솔솔 내리기 때문인 모양이로다.
[ 제 3 수 ]
小妓傳茶到竹扉(소기전다도죽비)
어린 기녀妓女가 차茶를 전하러 대사립에 이르자
不敎環珮入書幃(불교환패입서위)
노리개 소리가 서재書齋에 들어가지 않도록 하네.
梨花院裏饒春酒(이화원리요춘주)
이화원梨花院 안에는 봄에 빚은 술이 넉넉해서
時見紅顏帶醉歸(시견황안대취귀)
이따금 불콰한 얼굴로 취해서 돌아오는 모습이 보이는 구나
[ 제 4 수 ]
一抹煙來冪小池(일말연해멱소지)
한 줄기 연기가 날려 와 작은 연못을 덮고
郡樓鐃吹閉門時(군루요취폐문시)
관아官衙의 누각樓閣에서 징을 치니 성문城門 닫을 때네.
須臾月上墻頭樹(수유월상장두수)
잠깐 사이에 담 꼭대기 나무 위로 달이 떠오르니
看取垂蘿裊裊絲(간취수라뇨뇨사)
실처럼 간들거리는 담쟁이덩굴 드리운 것이 보이는구나.
[ 제 5 수 ]
新種芙蕖僅脫泥(신종부거근탈니)
새로 심은 연蓮꽃이 겨우 진흙을 벗어나서
邇來漸與綠萍齊(이래점여록평제)
요즈음 점점 푸른 개구리밥과 함께 가지런하네.
雖遲靨靨花如頰(수지엽엽화여협)
비록 여인女人 뺨의 보조개 같은 꽃은 더디게 피지만
也愛田田葉似臍(야애전전엽사제)
배꼽 같은 연잎이 물 위에 떠 있는 모습은 사랑스럽기만 하구나.
[ 제 6 수 ]
沈李浮瓜近夕陽(침리부과근석양)
해 질 녘에 자두와 오이를 물에 담가서는
會邀山客作歡場(증요산객작환장)
산山사람 맞아 즐거운 자리 마련했네.
硯池細浣鈔書筆(견지세완초서필)
베껴 옮길 붓을 벼루못에 찬찬히 빨아 놓고
全享風簾數刻涼(전향풍렴수각량)
한참 동안 주렴珠簾 앞에서 서늘한 바람을 한껏 누리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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