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2/16 10

少陵 杜甫(소릉 두보). 絶句漫興 4 (절구만흥 4) 흥겨워서

少陵 杜甫(소릉 두보).   絶句漫興 4 (절구만흥 4) 흥겨워서 二月已破三月來(이월이파삼월래),이월 이미 지나고 삼월이 왔네, 漸老逢春能幾回(점로봉춘능기회)。나날이 늙어가니 봄날을 몇 번이나 맞을까? 莫思身外無窮事(막사신외무궁사),몸 밖의 끝이 없는 일들은 생각하지 말고 且盡生前有限杯(차진생전유한배)。우선 살아 있는 동안 많지 않은 술 마셔버리세.

靑蓮居士 李白(청련거사 이백). 秋浦歌 17(추포가 17) 추포가

靑蓮居士 李白(청련거사 이백).   秋浦歌 17(추포가 17) 추포가 祧波一步地(조파일보지) : 여기서 도파 땅은 한 걸음 남짓 了了語聲聞(료료어성문) : 말하는 소리 똑똑히 들려오는구나 闇與山僧別(암여산승별) : 몰래 산 속 스님과 이별하고 低頭禮白雲(저두례백운) : 머리 숙여 흰 구름에도 인사하며 떠난다

​왕유(王維). 皇甫岳雲溪雜題五首 5(황보악운계잡제오수 5) 황보악의 운계에 대한 잡영 다섯 수. 萍池 : 부평초 가득한 염못

​왕유(王維).   皇甫岳雲溪雜題五首 5(황보악운계잡제오수 5)황보악의 운계에 대한 잡영 다섯 수萍池 : 부평초 가득한 염못 春池深且廣(춘지심차광) : 봄연못은 깊고도 넓은데 會待輕舟廻(회대경주회) : 때맞춰 가벼운 배 돌아오기 기다린다. 靡靡綠萍合(미미녹평합) : 느릿느릿 푸른 부평초 합쳐지고 垂楊掃復開(수양소복개) : 늘어진 버들 쓸어가니 다시 물길 열린다.

蘭皐 金炳淵(란고 김병연). 老人自嘲(노인자조)노인이 스스로 놀리다

蘭皐 金炳淵(란고 김병연).   老人自嘲(노인자조)노인이 스스로 놀리다  八十年加又四年(팔십년가우사년)여든 나이에다 또 네 살을 더해非人非鬼亦非仙(비인비귀역비선)사람도 아니고 귀신도 아닌데 신선은 더욱 아닐세.脚無筋力行常蹶(각무근력행상궐)다리에 근력이 없어 걸핏하면 넘어지고眼乏精神坐輒眠(안핍정신좌첩면)눈에도 정기가 없어 앉았다 하면 조네.思慮語言皆妄靈(사려어언개망령)생각하는 것이나 말하는 것이나 모두가 망령인데猶將一縷線線氣(유장일루선선기)한 줄기 숨소리가 목숨을 이어가네.悲哀歡樂總茫然(비애환락총망연)희로애락 모든 감정이 아득키만 한데時閱黃庭內景篇(시열황정내경편)이따금 황정경 내경편을 읽어보네.  *김삿갓이 노인의 청을 받아 지은 것으로, 기력이 쇠해서 근근히 살아가면서도 도가(道家)의 경전을 읽으며 허무..

秋史 金正喜(추사 김정희). 下仙巖(하선암) 단양팔경중한곳

秋史 金正喜(추사 김정희).  下仙巖(하선암) 단양팔경중한곳 陰陰脩壑似長廊(음음수학사장랑) 그늘진 깊숙한 골짜기 긴 행랑 같아  流水浮廻日月光(유수부회일월광)흐르는 물에 해와 달이 떠돈다 一點緇塵渾不着(일점치진혼불착) 검은 먼지 한 점 전혀 붙지 않아  白雲深處欲焚香(백운심처욕분향)흰 구름깊은 곳에 향불이나 피우고 싶어라

紫蝦 申緯(자하 신위). 神來路(신래로) 신이 오시는 길

紫蝦 申緯(자하 신위).   神來路(신래로)  신이 오시는 길  水雲渺渺神來路(수운묘묘신래로) 물과 구름 아득한 곳 신이 오시는 길 琴作橋梁濟大川(금작교량제대천) 거문고 다리 만들어 큰 가을 건네시네 二十琴絃二十柱(이십금현이십주) 스무 개 거문고 줄과 스무 개 기둥 중에 不知何柱降神弦(부지하주강신현) 어느 기둥 어느 줄이 신이 내린 줄인지 모르겠네

丁若鏞[정약용]. 雲月[운월] 구름과 달

丁若鏞[정약용].    雲月[운월]  구름과 달 堆堆黑絮勢豪雄[퇴퇴흑서세호웅] : 겹 쌓인 검은 솜처럼 형세는 성하고 웅장한데孤月無援泛太空[고월무원범태공] : 외로운 달은 도움도 없이 큰 허공에 떠있네.以逸待勞應善計[이일대로응선계] : 편함으로써 노고를 기다림은 교묘한 계책이니怪他奔入亂雲中[괴타분입난운중] : 난운 속에 급히 드니 바르지 않고 괴이하구나.月一雲多未可爭[월일운다미가쟁] : 달은 하나요 구름은 많으니 다툼을 허락치 않고 吐吞離合任雲情[토탄리합임운정] : 뱉고 삼키고 떠나고 합침을 구름의 뜻에 맡기네.頑雲度了無餘翳[완운도료무여예] : 사나운 구름 넘기를 마치니 남은 그늘이 없어領得靑天到曉明[영득청천도효명] : 푸른 하늘 차지하고 나니 새벽이 밝아지는구나.

弘齋 正祖(홍재 정조). 逍遙亭(소요정) 소요정에서

弘齋 正祖(홍재 정조).    逍遙亭(소요정) 소요정에서 野馬溟鵬各任天(야마명붕각임천) 야생마와 북쪽 바다의 대붕은 각각 천성에 맞게 마음대로 돌아다니는데 小亭猶得管風烟(소정유득관풍연) 작은 정자가 오히려 바람과 안개를 주관하네. 上淸花木迎春易(상청화목영춘이) 상청궁上淸宮의 꽃나무는 봄을 맞이하기도 쉬우니 釀出韶和遍四埏(양출소화편사연) 아름답고 부드러운 기운을 만들어 내어 사방에 두루 퍼뜨리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