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봉 송익필(1534) 48

龜峯 宋翼弼(구봉 송익필). 寄牛溪(기우계) 우계에게

龜峯 宋翼弼(구봉 송익필). 寄牛溪(기우계) 우계에게 ​安土誰知是太平(안토수지시태평) : 이 땅이 누가 태평성대인 줄 알까 白頭多病滯邊城(백두다병체변성) : 병 많은 늙은 몸으로 변방에서 살아간다. 胸中大計終歸繆(흉중대계종귀무) : 가슴 속 큰 뜻 끝내 얽히고 天下男兒不復生(천하남아불부생) : 천하의 남아 다시 살지 못 한다 花欲開時方有色(화욕개시방유색) : 꽃이 필 때는 곧 색깔이 나타나고 水成潭處却無聲(수성담처각무성) : 물이 못을 이루는 곳에는 도리어 소리가 없다 千山雨過琴書潤(천산우과금서윤) : 온 산에 비 지나가니 책과 거문고 생각나고 依舊晴空月獨明(의구청공월독명) : 맑은 하늘에 늘 떠 있는 달은 밝기만 하다

龜峯 宋翼弼(구봉 송익필). 聞京報走筆別親舊(문경보주필별친구) 경보주필을 듣고 친구와 이별하며

​龜峯 宋翼弼(구봉 송익필). 聞京報走筆別親舊(문경보주필별친구) 경보주필을 듣고 친구와 이별하며 萬世在五侯(만세재오후) : 만세는 내 뒤에 있고 百世在吾上(백세재오상) : 백세는 내 위에 있다 此身立其中(차신립기중) : 이몸은 그 가운데 서서 浩然一俯仰(호연일부앙) : 호연히 천지를 앙부하노라 事業豈不大(사업기부대) : 일 하는 것이 어찌 크지 않으리오만 無窮非與是(무궁비여시) : 끝없이 시비가 잇달았네. 少小慕先師(소소모선사) : 젊고 어려서는 성현을 사모하여 孽孽勤佇跂(얼얼근저기) : 부지런히 따르기에 힘썼네. 不讓弟一等(불양제일등) : 일등도 사양하지 않으면서 一欲止所止(일욕지소지) : 그칠 곳에 그칠 것을 한결같이 원했네

龜峯 宋翼弼(구봉 송익필). 次謫仙韻(차적선운)적선의 운을 빌

龜峯 宋翼弼(구봉 송익필). 次謫仙韻(차적선운)적선의 운을 빌어 寂寞靑樓女(적막청루녀) : 막막한 푸른 누각의 여인 單居白雲端(단거백운단) : 홀로 흰 구름 끝에 머무네. 玉齒未曾啓(옥치미증계) : 백옥 같은 이를 드러낸 적도 없었고 芳春無所歡(방춘무소환) : 꽃다운 봄에도 기뻐할 것이 없었네. 有節何人識(유절하인식) : 절개가 있어도 누가 알아주며 無心片心丹(무심편심단) : 무심히 란 조각 붉은 마음 간직하네. 重重翠雲屛(중중취운병) : 겹겹이 둘러싼 비취빛 구름 병풍 不許他人觀(불허타인관) : 남이 보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네. 却笑秦家女(각소진가녀) : 문득 진나라 여인들을 비웃으며 輕身乘彩鸞(경신승채란) : 몸을 가벼이 하여 아름다운 수레를 타네

龜峯 宋翼弼(구봉 송익필). 客中(객중) 타향에 있는동안

龜峯 宋翼弼(구봉 송익필). 客中(객중) 타향에 있는동안 ​​ 旅鬢渾如雪(여빈혼여설) 나그네 귀밑털 온통 흰 눈과 같고 交情總是雲(교정총시운) 사귐의 정 모두 다 구름인 것을. 艱危明物理(간위명물리) 시련(試鍊)속에 사물(事物)이치(理致) 분명(分明)해지고 寂寞見心源(적막견심원) 적막(寂寞)해야 마음 근원(根源) 드러난다네. 世遠言誰信(세원언수신) 세상(世上) 멀어 누구의 말을 믿어야 할까 蹤孤謗未分(종고방미분) 외로운 자취 헐뜯음 분간(分揀) 안 되네. 山花開又落(산화개우락) 산(山) 꽃은 피었다간 다시 또 지고 江月自虧圓(강월자휴원) 강(江) 달은 둥글었다 이지러지네.

龜峯 宋翼弼(구봉 송익필). 秋夕滿月(추석만월) 한가위 보름달

龜峯 宋翼弼(구봉 송익필). 秋夕滿月(추석만월) 한가위 보름달 ​​ 夜深過四更(야심과사경) 밤이 깊어 4경을 지나는데 君未歸有憧(군미귀유동) 그대는 아직 돌아오지 않으니 그리움만 있구나 眞夜中滿月(진야중만월) 한밤중 중천에 떠 있는 보름달은 知君在何方(지군재하방) 그대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 알 것이니 我問月其處(아문월기처) 나는 달에게 그대 있는 그곳을 물어보지만 月無言眺望(월무언조망) 달은 말없이 바라볼 뿐이네 心身皆疲勞(심신개피로) 생각에 지쳐 심신이 모두 피로하여 含淚夢中行(함루몽중행) 눈물을 머금고 꿈 속으로 간다

​​龜峯 宋翼弼(구봉 송익필). 偶得寄牛溪(우득기우계) 우연히 지어 우계에게 부치다

​​ 龜峯 宋翼弼(구봉 송익필). 偶得寄牛溪(우득기우계) 우연히 지어 우계에게 부치다 ​​ 春草上巖扉(춘초상암비) : 봄풀은 바위문에 오르고, 幽居塵事稀(유거진사희) : 숨어사니 세속의 일 드물다. 花低香襲枕(화저향습침) : 꽃 나지막하여 향기 베개에 스며 山近翠生衣(산근취생의) : 산 가까워 비취빛 옷에 물든다. 雨細池中見(우세지중견) : 빗방울 가늘어 연못에서 보고 風微柳上知(풍미유상지) : 바람 약함은 버들 끝에서 알겠다. 天機無跡處(천기무적처) : 천기가 자취 남기지 않는 곳 淡不與心違(담불여심위) : 담담하여 마음과 어긋나지 않는구나

​​龜峯 宋翼弼(구봉 송익필). 遊南嶽(유남악) 남악을 유람하며

​​龜峯 宋翼弼(구봉 송익필). 遊南嶽(유남악) 남악을 유람하며 草衣人三四(초의인삼사) : 초의를 걸친 서너 사람 於塵世外遊(어진세외유) : 세상 밖에서 유람하는구나. 洞深花意懶(동심화의라) : 골짜기 깊어 꽃마음 게으르고 山疊水聲幽(산첩수성유) : 산이 첩첩하여 물소리 그윽하다. 短嶽盃中畵(단악배중화) : 낮은 산은 술잔 속 그림이오 長風袖裏秋(장풍수리추) : 긴 바람은 소매 속 가을이다. 白雲巖下起(백운암하기) : 흰 구름은 바위 아래서 일고 歸路駕靑牛(귀로가청우) : 돌아오는 길, 검은 소타고 온다

龜峯 宋翼弼(구봉 송익필). 春晝獨坐(춘주독좌)봄날 낮에 홀로 앉아

​ 龜峯 宋翼弼(구봉 송익필). 春晝獨坐(춘주독좌) 봄날 낮에 홀로 앉아 晝永鳥無聲(주영조무성) : 봄날은 길고, 새소리 들리지 않고 雨餘山更淸(우여산갱청) : 비 갠 뒤, 산은 더욱 푸르구나. 事稀知道泰(사희지도태) : 할 일이 적어 도심이 편함을 알고 居靜覺心明(거정각심명) : 사는 곳 고요하니 마음은 밝아진다. 日午千花正(일오천화정) : 한낮에 온갖 꽃들 피어나고 池淸萬象形(지청만상형) : 맑은 못물에는 온갖 사물 다 비친다. 從來言語淺(종래언어천) : 지금까지의 말은 적어지고 黙識此間情(묵식차간정) : 이곳의 맛을 말없이 알겠노라

龜峯 宋翼弼(구봉 송익필). 道 上(도 상) 길에서

​龜峯 宋翼弼(구봉 송익필). 道 上(도 상) 길에서 曠野悲風急(광야비풍급) : 광야에 슬픈 바람 휘몰아 불고 蕭條閭間稀(소조려간희) : 마을마저 드물어 쓸쓸하구나. 危時門閉早(위시문폐조) : 시절이 위태로워 문 일찍 닫고 山遠客來遲(산원객래지) : 산길이 멀어 손님은 오기 어려워라. 落照孤雲外(낙조고운외) : 구름밖에는 지는 햇빛 長天一鳥歸(장천일조귀) : 아득한 하늘에는 돌아오는 새 한 마리. 東南居未定(동남거미정) : 사방을 둘러봐도 살 곳이 없어 悵悵更臨岐(창창갱임기) : 기로에 선 이 마음 더욱 쓸쓸하구나

龜峯 宋翼弼(구봉 송익필). 觀瀾臺(관란대) 관란대

龜峯 宋翼弼(구봉 송익필). 觀瀾臺(관란대) 관란대 ​ 飄落平丘夜(표락평구야) : 평평한 언덕에 내려앉은 밤 花連斗尾春(화연두미춘) : 꽃이 북두성 꼬리와 맞닿은 봄 半江殘月影(반강잔월영) : 강을 반이나 차지하는 달그림자 孤棹獨眠人(고도독면인) : 외로운 노 젖는 소리에 잠이 드네. 灘急聲依枕(탄급성의침) : 여울물 소리 급해도 베개를 베니 山長翠濕巾(산장취습건) : 산은 길고 푸른 기운 두건을 적시네. 山禽驚短夢(산금경단몽) : 새소리에 단잠을 깨니 曙色起靑蘋(서색기청빈) : 새벽빛은 푸른 개구리밥 위로 비춰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