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당 이식(1584)

澤堂 李植( 택당 이식). 海翁亭八景 (해옹정팔경 )

산곡 2022. 12. 3. 08:25

澤堂 李植( 택당 이식).    海翁亭八景 (해옹정팔경 )

해문낙조(海門落照)

 

[제 1수] 

杳杳小洲西(묘묘소주서) :

아득히 먼 작은 섬 서쪽 바다

煙波千里色(연파천리색) :

이내 낀 물결 천리가 황혼 빛이라.

時見遠帆明(시견원범명) :

먼 돛단배 가끔씩 환히 비추더니

潮開忽無跡(조개홀무적) :

조수 열리다 어느새 자취 사라진다

 

[제2수] 

雲際白崔嵬(운제백최외) :

구름 끝 희고도 높은 자태

西峯曉來雪(서봉효내설) :

서쪽 봉우리에 새벽에 내린 눈.

寒旭未昇東(한욱미승동) :

해는 동녘에 솟지 않았는데

分明散綵纈(분명산채힐) :

오색 비단 흩은 듯 선명하여라

 

[제 3수] 

慽慽數叢碧(척척삭총벽) :

애처롭구나, 몇 무더기 푸른 대숲

微微一逕開(미미일경개) :

흐릿하게 한 줄기 오솔길 열렸구나.

風枝自掃籜(풍지자소탁) :

가지에 이는 바람 가지를 쓸어

似爲幽人來(사위유인내) :

숨어 사는 사람 위해 불어 오는구나

 

[제 4수] 

​一鶴過滄洲(일학과창주) :

한 마리 학이 창주를 지나며

松林唳淸響(송림려청향) :

소나무 숲에서 맑은 소리 토해 낸다.

幽人向月明(유인향월명) :

숨어 사는 사람 밝은 달빛 향하며

踏遍參差影(답편삼차영) :

밟고 돌아다녀 그림자 들쭉날쭉하여라

 

[제 5수] 

誰傾泉客珠(수경천객주) :

누가 천객의 구슬 단지 기울어

瀉此銅仙掌(사차동선장) :

구리 이슬 그릇에 쏟아 부었는가.

風軒近小池(풍헌근소지) :

작은 연못 가까운 바람 창가

臥聽玲瓏響(와청령롱향) :

영롱한 음향소리 누워서 듣는다

 

[제 6수] 

一枝兩枝發(일지량지발) :

매화 한두 가지 피어나니

春光續續回(춘광속속회) :

봄 경치 잇따라 돌아오는구나.

幽香莫漏洩(유향막누설) :

그윽한 향기 누설하지 말라

直待夜深來(직대야심내) :

기다렸다가 밤 깊어져 오리라

 

[제 7수] 

小網漉蝦蠏(소망록하해) :

작은 어망으로 게와 새우 걸러 내고

大網遮鱣鰍(대망차전추) :

큰 그물로써 장어와 철갑상어 잡는다.

家居近浦口(가거근포구) :

사는 집이 포구와 가까워

日落始回舟(일낙시회주) :

해가 떨어져야 배를 돌려서 돌아온다

 

[제 8수] 

​仰看栗房罅(앙간률방하) :

쳐다보면 벌어진 밤송이들

俯迷林葉堆(부미림엽퇴) :

굽어보면 어지러이 낙엽 쌓인다.

山裏擁爐火(산리옹노화) :

산속에서 모닥불 끼고 앉아

坐待携筐回(좌대휴광회) :

광주리 들고 돌아오길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