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봉 기대승(1527)

高峯 奇大承(고봉 기대승). 偶吟(우음) 우연히 읊다

산곡 2023. 7. 14. 07:13

高峯 奇大承(고봉 기대승).   偶吟(우음) 우연히 읊다

 

報本空餘詠采蘋(보본공여영채빈) :

조상 제사엔 공연히 채빈의 제사만 남았구나

故山遙憶露濡春(고산요억로유춘) :

고향 산을 아득히 생각하니 이슬 젖은 봄이었네.

棲遲且作塵中客(서지차작진중객) :

깃들어 사는 것은 아직 세상속의 나그네요

歸去聊憑夢裏人(귀거료빙몽리인) :

돌아감은 애오라지 꿈속의 사람에게 의지한다네.

古木蒼松誰是主(고목창송수시주) :

고목된 푸른 소나무 누가 주인일까

淸溪白石久無隣(청계백석구무린) :

맑은 시내 흰 돌에는 오래도록 이웃도 없구나.

何時得遂田園興(하시득수전원흥) :

어느 때 전원의 흥취 이루어

兄弟相看一笑新(형제상간일소신) :

형제끼리 서로 보며 한 번 웃어볼까

落日悠悠獨倚欄(락일유유독의란) :

지는 해에 유유히 홀로 난간 기대니

眼中人事似飛湍(안중인사사비단) :

눈앞에 사람의 일들이 나는 물결 같구나

衛生誰畜三年艾(위생수축삼년애) :

병을 고쳐 삶을 지키려 누가 삼년 된 쑥을 비축하나

謀食爭緣百尺竿(모식쟁연백척간) :

식록을 꾀해 다투어 백척의 간두를 타는구나.

萬里雲山空疊翠(만리운산공첩취) :

만리에 구름과 산 헛되이 푸르름 쌓였고

幾家高閣謾流丹(기가고각만류단) :

몇 집의 높은 누각 단청이 흐르는구나.

衰榮不覺同歸盡(쇠영불각동귀진) :

쇠하고 영화로움 깨닫지도 못하고 모두 다하리니

堪笑吾生作計難(감소오생작계난) :

나의 생애 계획하기 어려움은 우습기만 하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