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손(偰遜). 莊村醉歸口號1~6 (장촌취귀구호1-6 )
장촌에서 취하여 구호로 돌아오다
( 1 )
踏碎斜陽到遠村(답쇄사양도원촌) :
저녁 볕 밟아 부수며 먼 마을에 이르러
到時已是月黃昏(도시이시월황혼) :
왔을 때는 이미 달이 뜬 황혼이었다.
主人愛客情何極(주인애객정하극) :
주인이 손님을 생각하니, 정은 어이 그리도 지극한지
傾殺田家老瓦盆(경살전가로와분) :
농가의 낡은 오지독 술을 다 기울여 마셨도다.
( 2 )
摘來嫰韭新炊飯(적래눈구신취반) :
부드러운 부추 베어 와서 밥을 새로 지어
沽得香醪旋打魚(고득향료선타어) :
향기로운 술 사오고 생선회를 마련했구나.
白髮山翁健如鶴(백발산옹건여학) :
흰 머리의 산속 늙은이 학처럼 건장하고
只愁賓客不歡娛(지수빈객불환오) :
다만 손님 기뻐하지 않을까 걱정을 하는구나.
( 3 )
綠楊如蓋蔭方塘(록양여개음방당) :
푸른 버들이 일산과 같아 조그만 못을 덮었는데
亭着肩輿數稻秧(정착견여수도앙) :
수레를 멈추고 벼 모를 세어 보노라.
遙指遠山如瓦屋(요지원산여와옥) :
저 멀리 가리키는 먼 산이 기와집과 같아서
紫雲飛繞大茅岡(자운비요대모강) :
자색 구름은 큰 대모산 언덕을 날아돌고 있도다.
( 4 )
東家借得竹肩輿(동가차득죽견여) :
동쪽 집에서 대나무 수레가 오고
後院牽來瘦蹇驢(후원견래수건려) :
후원에서 여윈 당나귀 몰고 나온다.
避酒偸歸度花逕(피주투귀도화경) :
술을 피해 몰래 빠져나와 꽃길을 건너는데
石頭鉤破白羅裾(석두구파백라거) :
돌 머리에 흰 비단옷자락 걸리어 찢겼도다.
( 5 )
一箇蹇驢銜葉行(일개건려함엽행) :
다리 저는 당나귀 입에 나뭇잎 물고 가는데
山田木滿學泉聲(산전목만학천성) :
산밭의 나무 넘쳐 샘물 소리 내는구나
不知身在肩輿上(불지신재견여상) :
몸이 수레 위에 있는 줄도 모르
直到船頭睡未醒(직도선두수미성) :
바로 뱃머리 이르러도 잠이 아직 깨지 않았다.
( 6 )
欹斜草㡌花枝重(의사초모화지중) :
기우뚱한 풀 모자에 꽃가지 무겁고
寬慱絺衣水氣涼(관단치의수기량) :
널찍한 베옷에는 물 기운이 시원하다
山月忽當船尾照(산월홀당선미조) :
산속 달이 갑자기 배꼬리를 비추는데
野風渾作甕頭香(야풍혼작옹두향) :
들바람이 모두가 술독의 술 향기로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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