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16 10

蘭皐 金炳淵(란고 김병연). 卽吟(즉음) 즉흥적으로 읊다

蘭皐 金炳淵(란고 김병연).    卽吟(즉음) 즉흥적으로 읊다  坐似枯禪反愧髥(좌사고선반괴염) 내 앉은 모습이 선승 같으니 수염이 부끄러운데風流今夜不多兼(풍류금야부다겸)오늘 밤에는 풍류도 겸하지 못했네.燈魂寂寞家千里(등혼적막가천리)등불 적막하고 고향집은 천 리인데月事肅條客一첨(월사숙조객일첨)달빛마저 쓸쓸해 나그네 혼자 처마를 보네.紙貴淸詩歸板粉(지귀청시귀판분) 종이도 귀해 분판에 시 한 수 써놓고肴貧濁酒用盤鹽(효빈탁주용반염)소금을 안주 삼아 막걸리 한 잔 마시네.瓊거亦是黃金販(경거역시황금판)요즘은 시도 돈 받고 파는 세상이니莫作於陵意太廉(막작어릉의태염)오릉땅 진중자의 청렴만을 내세우지는 않으리라.

秋史 金正喜(추사 김정희). 秋牡丹(추목단) 가을 목단

秋史 金正喜(추사 김정희).    秋牡丹(추목단) 가을 목단 紅紫年年迭變更(홍자년년질변경)해마다 홍색 자색 바꿔가며 꽃 피어  牡丹之葉菊之英(모단지엽국지영) 모란의 잎은 국화의 꽃봉오리와 같도다. 秋來富貴無如汝(추래부귀무여여) 가을이 되면 부귀가 너 같은 것이 없으니 橫冒東籬處士名(횡모동리처사명)동쪽 울타리 처사란 명칭은 걸맞지 않구나.

紫蝦 申緯(자하 신위). 一杵鐘(일저종) 한가닥 종소리

紫蝦 申緯(자하 신위).     一杵鐘(일저종)  한가닥 종소리 一杵霜鐘寺近遠(일저상종사근원) 한 가닥 차가운 종소리, 절은 먼가 가까운가 聞聲忖寺去無深(문성촌사거무심) 종소리 듣고 헤아려보고 찾아가도 깊이를 알 수 없어 靑山之上白雲下(청산지상백운하) 청산의 아래요, 백운의 아래로다 認且茫然何處尋(인차망연하처심) 알려고해도 망연해지니 어느 곳에서 찾아야하나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不亦快哉行 17(불역쾌재행 17) 또한 통쾌痛快하지 아니한가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不亦快哉行 17(불역쾌재행 17)또한 통쾌痛快하지 아니한가 落盡家貲結客裝(락진가자결객장) 집안 재산財産이 거덜 나 나그네 차림을 꾸려 雲游蹤跡轉他鄕(운유종적전타향) 구름처럼 널리 흘러 다니며 타향他鄕을 떠도네. 路逢失志平生友(로봉실지평생우) 길에서 낙담落膽한 한평생의 벗을 만나 交與囊中十錠黃(교여낭중십정황) 주머니 속 은화銀貨 열 냥을 주는구나.

弘齋 正祖(홍재 정조대왕). 書進宴圖禊屛(서진연도계병) 궁중宮中에서 벌어진 잔치를 그린 병풍에 쓰다

弘齋 正祖(홍재 정조대왕).   書進宴圖禊屛(서진연도계병)궁중宮中에서 벌어진 잔치를 그린 병풍에 쓰다 天眷吾東聖候安 (천권오동성후안) 하늘이 우리 동방東邦을 돌보아 임금의 건강이 편안하니 稱觴法殿會千官 (칭상법전회천관)술잔을 올리는 정전正殿에 수많은 벼슬아치가 모였네. 嵩呼是日衢歌並 (숭호시일구가병)백성들의 만세 소리 드높은 이날 큰길에서 부르는 노래까지 함께하니 繪畫留傳萬歲歡 (회화류전만세환)그림을 남겨 전하면 영원토록 기쁘리라.

炯庵 李德懋 (형암 이덕무). 春日題兒戱(춘일제아희) 봄날 아이들의 장난을 쓰다

炯庵 李德懋 (형암 이덕무).   春日題兒戱(춘일제아희)봄날 아이들의 장난을 쓰다 金氏東園白土墻(김씨동원백토장)김 씨네 동쪽 동산 흰 흙담에 甲桃乙杏倂成行(갑도을행병성행)복숭아나무와 살구나무가 나란히 줄을 지었네 柳皮觱栗河豚鼓(유피필율하돈고)버들피리에 복어 껍질 북으로 聊臂小兒獵蝶壯(료비소아렵접장)손을 맞잡은 어린아이들이 나비 잡기에 열심이네

無名子 尹 愭(무명자 윤 기). 詠東史 16(영동사 16) 우리나라 역사를 읊다

無名子 尹 愭(무명자 윤 기).   詠東史 16(영동사 16) 우리나라 역사를 읊다 箕子後君不見書(기자후군불견서)기자 이후 임금의 기록이 사서에 보이지 않았으니 四十一代否維初(사십일대부유초)41대 비 임금의 기록이 처음이네 代燕何世尊周志(대연하세존주지)연나라 정벌이 언제였던가 주나라 왕실을 높이려는 뜻이었는데 謾被大夫禮諫沮(만피대부예간저)대부 예가 간하는 바람에 헛되이 멈추게 되었구나

順菴 安鼎福 (순암 안정복) 觀 物 (관 물) 관 물

順菴 安鼎福 (순암 안정복)    觀 物 (관 물) 관 물 無事此靜坐 무사차정좌일없이 고요히 앉아서擧目觀物態 거목관물태눈길을 사물에 맞춰 모양을 살펴 보노라면鳥聲自和悅 조성자화열새 소리는 나긋나긋 즐거이 들리는데人語多細碎 인어다세쇄사람 말은 자질구레 시끄럽구나彼由天機動 피유천기동저 놈은 자연 섭리대로 살아가고此以人慾晦 차이인욕회이 쪽은 사람처럼 욕심을 감추고 있네於斯愼所恥 어사신소치이치를 깨닫고 무엇을 얻을지 신중하여毫釐莫相貸 호리막상대털끝만큼도 서로 느슨하지 말아야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