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암 김창협(1651) 80

農巖 金昌協(농암 김창협). 望煙村(망연촌)연기 낀 마을을 바라보며

農巖 金昌協(농암 김창협). 望煙村(망연촌) 연기 낀 마을을 바라보며 雙楫舞中流(쌍즙무중류) 중류에서 둘이 열심히 노를 젓고 있는데 孤篷卷初日(고봉권초일) 아침 해 막 떠올라 봉창을 걷어 올리네 何許起朝煙(하허기조연) 어디서 아침밥 짓는 연기가 피어오를까 蕭然木皮室(소연목피실) 나무껍질로 지은 집들만 호젓하고 쓸쓸히 있는데

農巖 金昌協(농암 김창협). 下三淸瀨(하삼청뢰) 삼청뢰를 내려가며

農巖 金昌協(농암 김창협). 下三淸瀨(하삼청뢰) 삼청뢰를 내려가며 舟下上淸灘(주하상청탄) 배를 타고 상청탄 을 내려 가는데 愁思蘭棹疾(수사란도질) 빠르게 노를 저으니 근심스러운 생각이 드네 三山安可望(삼산안가망) 삼신산을 어찌 바랄 것인가 已是壺中物(이시호중물) 이미 술으 마시고 있는데

農巖 金昌協(농암 김창협). 山民(산민) 두메백성

農巖 金昌協(농암 김창협). 山民(산민) 두메백성 下馬問人居(하마문인거) : 말에서 내려 사람이 사는가 물으니 婦女出門看(부녀출문간) : 아낙이 나와 보네 坐客茅屋下(좌객모옥하) : 길손을 초가에 앉히고 爲客具飯餐(위객구반찬) : 그을 위해 밥을 짓네 丈夫亦何在(장부역하재) : 남편은 어디 있느냐 물으니 扶犁朝上山(부리조상산) : 아침부터 소 몰고 산에 올라갔다네 四顧絶無隣(사고절무인) : 사방을 돌아봐도 인가는 없고 鷄犬依層巒(계견의층만) : 닭과 개만 산기슭에 보이네 中林多猛虎(중임다맹호) : 숲 속엔 사나운 호랑이가 많아 採藿不盈盤(채곽불영반) : 나물을 캐어도 바구니를 채우지 못 한다네 京此獨何好(경차독하호) : 여기 서울은 이렇게 좋은데 崎嶇山谷間(기구산곡간) : 산골은 그렇게도 기구한가 樂在彼..

農巖 金昌協(농암 김창협). 曉吟(효음) 새벽에 읊어

農巖 金昌協(농암 김창협). 曉吟(효음) 새벽에 읊어 晨起坐茅亭(신기좌모정) 새벽 일어나 초당에 앉으니 微月當窓白(미월당창백) 희미한 달빛 창 가에 부서지네 河漢影淸淺(하한영청천) 은하수 그림자 맑고도 곱거 村鷄聲斷續(촌계성단속) 고을 닭은 홰를 치네 四顧闃無言(사고격무언) 사방을 고요하고 인기척은 드물고 蟰蛸掛虛壁(소소괘허벽) 거미는 빈 벽을 기어 다닌다 白露夜來濕(백로야래습) 밤이 되니 흰 이슬 촉촉히 내리고 秋山似膏沐(추산사고목) 가을 산들은 기름에 목욕한 듯 산듯하네 端居不可道(단거불가도) 단아하게 살려니 말이 필요없어 景物日蕭索(경물일소삭) 경물은 나날이 삭막하고 쓸쓸해지네 蹤履獨彷徨(종리독방황) 신 신고 혼자 서성대니 幽懷更寂寞(유회갱적막) 그윽한 생각에 다시 적막해 진다

農巖 金昌協(농암 김창협). 十八夜(십팔야) 십팔야

農巖 金昌協(농암 김창협). 十八夜(십팔야) 십팔야 皎皎天中月(교교천중월) : 하늘에는 달 밝고 皛皛地上雪(효효지상설) : 땅에 내린 눈빛이 번쩍인다 輝光兩相得(휘광양상득) : 휘황한 빛 서로 어우러지고 埃壒一以絶(애애일이절) : 흙 먼지란 하나도 없구나 萬象在其間(만상재기간) : 온갖 물건 모두 여기 있어 何者非鮮潔(하자비선결) : 어느 것이 곱고 깨끗하지 않으리오 寒江況虛映(한강황허영) : 차가운 강, 번쩍이는 빈 햇빛 重以響淸越(중이향청월) : 맑고 고운 소리 또 들려오는구나 我興爲罷讀(아흥위파독) : 내 흥에 책읽기도 그치고出 門立嵽嵲(출문입체얼) : 문을 나서니 높은 산이 우뚝하다 冷然欲遺世(랭연욕유세) : 깨끗하게 세상사 버리려니 獨夜興難歇(독야흥난헐) : 외로운 밤 이 흥취 그치기 어려워라中..

農巖 金昌協(농암 김창협). 原州途中(원주도중)

農巖 金昌協(농암 김창협). 原州途中(원주도중) 원주로 가는 길에 我行已浹旬(아행이협순) : 나 집 떠난 지 열흘 所歷垂五百(소역수오백) : 지나온 길 오백 리나 된다네 豈無鞍馬勞(기무안마노) : 어찌 말 탄 피로가 없겠는가마는 且恢心眼窄(차회심안착) : 또한 좁은 마음과 눈을 활짝 열어주는구나 峽山多荒峭(협산다황초) : 골짜기는 거칠고 가파른 곳이 많아 峽水厲而激(협수려이격) : 산꼴 물은 여울지고 일렁이는구나 縱未盡佳境(종미진가경) : 아름다운 경치 다 보지 못해도 要喜是新覿(요희시신적) : 새로운 경관을 보니 즐겁기만 하여라 况逢奇絶處(황봉기절처) : 기이하고 뛰어난 경치 만날 때마다 往往副宿昔(왕왕부숙석) : 가끔씩 지난날 꿈이 풀리는구나 綠潭被古松(록담피고송) : 푸른못은 늙은 소나무에 덮여 있..

農巖 金昌協(농암 김창협). 冬日對屛山有作(동일대병산유작)

農巖 金昌協(농암 김창협). 冬日對屛山有作(동일대병산유작) 겨울날 병산을 마주보고 朝見錦屛山(조견금병산) 아침에 금병산 바라보았는데 暮見錦屛山(모견금병산) 저녁에도 금병산 보고 있다 朝朝與暮暮(조조여모모) 아침은 아침대로 저녁은 저녁대로 錦屛在窓間(금병재창간) 금병산은 또 창문 사이에 있구나 變態雖千萬(변태수천만) 변화하는 자태는 갖가지 형태지만 畢竟各有還(필경각유환) 끝내는 제각기 다시 나타난다 斐亹還初旭(비미환초욱) 아침 햇살에 아름다운 자태 空濛還夕月(공몽환석월) 부질없이 소슬비가 내리다가 저녁에 달 뜬다 靑還浦漵煙(청환포서연) 푸른빗 다시 개울의 물안개 되고 白還厓谷雪(백환애곡설) 흰것은 오히려 골짜기 흰 눈이로다 於何還秀色(어하환수색) 어디서 빼어난 색 으로 변하여 終古不曾歇(종고부증헐) 끝내 ..

農巖 金昌協(농암 김창협). 哭林德涵 (곡임덕함)

農巖 金昌協(농암 김창협). 哭林德涵 (곡임덕함) 임덕함을 곡하며 相看病甚已堪悲(상간병심이감비) 병이 깊어 서로 바라보며 슬퍼 했는데 何意重來哭繐帷(하의중래곡세유) 어찌 다시와서 영전에서 곡 할줄이야 月墮曉天餘太白(월타효천여태백) 새벽 하늘에 달이지니 태백만 남아 있고 琴含流水失鍾期(금함류수실종기) 거문고에 물 흐르는 소리 九泉未卜交游樂(구천미복교유락) 저승에서 만나 함께 놀 기약 없지만 千古同傷殄瘁時(천고동상진췌시) 영원토록 초췌한 때를 상심 하노라 湖外亂山迷宰樹(호외난산미梓수) 호수밖 흐터진 산에 묘의 사무속을 헤매하다 異時懸劍定何枝(이시현검정하지) 또 다른 어느날 어느나무 가지에 칼 걸어둘까

農巖 金昌協(농암 김창협). 舊萬瀑洞口(구만폭동구)

農巖 金昌協(농암 김창협). 舊萬瀑洞口(구만폭동구) 옛 만폭동 어구에서 山鳥千啼復萬啼(산조천제복만제) 천이런가 만이런가 산새들은 우짖는데 幽人行坐水東西(유인행좌수동서) 길가던 나그네 앉고 보니 분수령일세 霞標緯氣抹丹嶂(하표위기말단장) 붉은 노을 빛을 뿜어 산봉우리 물들이고 楓疊靑林覆緑濱(풍첩청림복록빈) 숲속의 단풍잎은 개울물 뒤덮었네 獨往聊申康樂意(독왕료신강락의) 내 홀로 찾아와서 마음 편히 노닐거니 重遊未覺武陵迷(중유미각무릉미) 두번째 구경이라 길 헛들리도 없어라 古來幾許同吾興(고래기허동오흥) 예로부터 그 몇사람 나의 흥취 느꼈을고 巡編蒼生覓舊題 (순편창생멱구제) 푸른 언덕우로 돌아 옛 글을 더듬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