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강 남효온(1492) 63

秋江 南孝溫(추강 남효온). 書光陽縣壁 1(서광양현벽 1) 강양현 객사의 벽에 쓰다

秋江 南孝溫(추강 남효온).   書光陽縣壁 1(서광양현벽 1)강양현 객사의 벽에 쓰다 三月晦日杏子仁(삼월회일행자인)3월 그믐날이라 살구씨 여물고 光陽縣中榴葉新(광양현중류엽신)광양현 객사에는 석류 잎이 새롭기만 하네 辭親遠客今千里(사친원객금천리)부모 곁을 떠나 먼 속에서 온 나그네 이제 아득히 멀리 떨어져 있으니 十書不達天涯人(십서불달천애인)열 번 편지해도 하늘 끝에 있는 사람한테는 닿지 못하네

秋江 南孝溫(추강 남효온). 四月八日觀燈(사월팔일관등) 사월 초파일에 등대를 세우고 온갖 등을 달아 불을 밝히며

秋江 南孝溫(추강 남효온).    四月八日觀燈(사월팔일관등)사월 초파일에 등대를 세우고 온갖 등을 달아 불을 밝히며 燈光八日照千家(등광팔일조천가)초파일 연등 불빛이 많은 집들을 비추니 萬劫來緣爲釋迦(만겁래연위석가)지극히 오랜 시간 동안의 인연은 부처를 위해서네 尼父五倫今世德(니부오륜금세덕)공자의 오륜은 지금 세상의 덕인데 到今千載爾知麽(도금천재이지마)오랜 세월이 흐른 지금에 이르러 그대들이 알기나 할까

秋江 南孝溫(추강 남효온). 尋正中(심정중) 정중 이정은을 찾아가다

秋江 南孝溫(추강 남효온).  尋正中(심정중) 정중 이정은을 찾아가다 落日看看隱酒樓(낙일간간은주루)지츰 해 저무니 술집이 잘 보이지 않는데 杏花開向斷垣頭(행화개향단원두)끊어진 담장 근처에 살구꽃이 피었네 閒隨美酒尋朋處(한수미주심붕처)한가롭게 맛 좋은 술 따라 벗을 찾아가는 곳 十里人家簾半鉤(십리인가렴반구)십리 길에 늘어선 인가 마다 발이 반쯤 걷혀있네

秋江 南孝溫(추강 남효온). 過廣州昆之巖遷(과광주곤지암천) 광주 곤지암 벼랑길을 지나며

秋江 南孝溫(추강 남효온).   過廣州昆之巖遷(과광주곤지암천)광주 곤지암 벼랑길을 지나며 下馬蒼苔秋色濃(하마창태추색농)말에서 내리니 푸릇푸릇한 이끼에 가을빛 짙고 遙岑如乾進輕風(요잠여건진경풍)창 같은 먼 봉우리에서 산들바람 불어오네 川明木葉紅將染(천명목엽홍장염)냇물은 맑고 나뭇잎은 붉게 물들어 가는데 度水僧歸細雨中(도수승귀세우중)승려는 물 건너 가랑비 속에 돌아가네

秋江 南孝溫(추강 남효온). 高城溫井得慈堂消息(고성온정득자당소식)고성의 온정에서 어머니 편지를 받고

秋江 南孝溫(추강 남효온).   高城溫井得慈堂消息(고성온정득자당소식)고성의 온정에서 어머니 편지를 받고 千里慈堂一紙書(철리자당일지서)이득히 멀리 계신 어머니께서 편지 한 장 보내셨는데 御來不忍問何如(어래불인문하여)가져운 사람에게 차마 안부를 묻지 못하네 開封始見平安子(개봉시견평안자)봉투를 뜯고 나서야 비로소 평안하시다는 글자를 보니 日日南愁太半舒(일일남수태반서)날마다 잠겼던 남쪽 고향 근심이 반 이상 사라지네

秋江 南孝溫(추강 남효온). 月溪峽逢雨(월계협봉우) 월계협 에서 비를 만나다

秋江 南孝溫(추강 남효온).  月溪峽逢雨(월계협봉우)월계협 에서 비를 만나다 水北石山秋後樹(수북석산추후수)강 북쪽 돌산에는 늦가을의 나무들이 보이고 水南茅店午時鷄(수남모점오시계)강 남쪽 조그만 주막에서는 한낮에 닭이 올어 대네 蹇驢古棧斜風勁(건려고잔사풍경)다리를 저는 나귀를 끌고 걸어가는 오래된 잔교에는 비껴 부는 바람이 거세네 細雨疎疎渡月溪(세수소소도월계)성기게 내리는 가랑비 맞으며 월계를 건너가네

秋江 南孝溫(추강 남효온). 憶病子(억병자) 병든 아들을 생각하며

秋江 南孝溫(추강 남효온).   憶病子(억병자) 병든 아들을 생각하며  弱質飢寒致病侵(약질기한치병침)허약한 체질에 배고품과 추위 때문에 병이 들어 念爲人父媿難禁(념위인부괴난금)자식을 생각하니 아비가 되어 부끄럽기 짝이없네 憶渠半夜愁無寐(억거반야수무매)아들 생각에 한밤중 근심하느라 잠 못 이루는데 村笛一聲驚慟心(촌적일성경통심)마을에서 들리는 한 곡조 피리소리는 서러운 마음을 더욱 놀라게 하네

秋江 南孝溫(추강 남효온). 梨 花 (이 화) 배 꽃

秋江 南孝溫(추강 남효온).    梨 花 (이 화) 배 꽃 三月漢城春事初(삼월한성춘사초)3월이라 한양성에는 봄 농사가 시작되는데 小奚隨後信輕車(소해수후신경거)어린 종 뒤세우고 가벼운 수레에 몸을 맡기네 東風自白梨花樹(동풍자백이화수)봄바람 부니 저절로 배나무꽃이 하얗게 피어 黑夜虛明十里餘(흑야허명십리여)캄캄한 밤 10여 리 길을 환하게 밝혀 주네

秋江 南孝溫(추강 남효온). 次金千齡韻(차김천령운) 김천령 의 시에 차운하다

秋江 南孝溫(추강 남효온).   次金千齡韻(차김천령운)김천령 의 시에 차운하다  造物偏私帝里春(조물편사제리춘)조물주가 너무나 서울의 봄을 사랑해서 屋頭閒事杏花新(옥두한사행화신)집 근처에 한가롭게 살구꽃이 새로 피었네 流光冉冉春秋改(류광염염춘추개)세월이 흐르는 물처럼 빠르게 지나 봄가을이 바뀌니 陡覺浮生逆旅人(두각부생역여인)덧없는 인생이 나그네와 같다는 것을 갑자기 깨닫네

秋江 南孝溫(추강 남효온). 登月松巖(등월송암) 월송암 에 올라

秋江 南孝溫(추강 남효온).    登月松巖(등월송암) 월송암 에 올라 道人自酌燃松子(도인자작연송자)도인이 스스로 술을 따라 마시며 솔방울 태우는데 林間琴韻有餘淸(임간금운유여청)숲 속에서 들리는 거문고 소리가 매우 맑고 시원하네 年華默傷垂老意(년화묵상수노의)가는 세월에 늙은이 마음이 조용히 애타더니 白鷗一群雙眼明(백구일군쌍안명)한 무리 갈매기 떼를 보니 두 눈이 밝아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