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산 윤선도(1587)

孤山 尹善道(고산 윤선도). 偶 吟 2 (우 음 2)언뜻 떠올라 읊다

산곡 2024. 10. 5. 07:36

孤山 尹善道(고산 윤선도).   偶 吟 2 (우 음 2)언뜻 떠올라 읊다

 

鬼門關外小河湄(귀문관외소하미)

귀문관 밖 작은 시냇가

窄窄重圍二丈籬(착착중위이장리)

좁게 여러겹으로 에워싼 두 길의 울타리

八十因荒曾未聽(팔십인황증미청)

여든 살 노인의 변경 유배는 이찍이 들어보지도 못한 일이고

三千歸路杳無期(삼천귀로묘무기)

삼천리 돌아갈 길은 아득히 이약이 없구나

如凌矮屋冬嚴鑑(여릉왜옥동엄감)

낮고 작은 집은 겨울이면 추운 얼음 창고 같고

似甑高山夏迫炊(사증고산하박취)

높은 산도 여름에는 시루에 푹 찌는 듯하네

幸賴聖恩延縷命(행뢰성은연루명)

다행히 임금의 큰 은혜를 입어 실낱같이 가냘픈 목슴을 이어가니

長吟華祝忘朝飢은(장음화축만조기)

아침의 허기를 잊고 임금의 만수무강을 빌며 길게 읊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