梅月堂 金時習(매월당 김시습). 無 題(무제) 제목없이
終日芒鞋信脚行(종일망혜신각행) :
종일토록 짚신 신고 내키는 대로 걸어
一山行盡一山靑(일산행진일산청) :
산을 다 걸으면 또 푸른 산
心非有想奚形役(심비유상해형역) :
마음은 물건이 아닌데 어찌 육체의 노예가 되며
道本無名豈假成(도본무명기가아) :
진리는 이름이 없거늘 어찌 위선을 행하리오
宿露未晞山鳥語(숙노미희산조어) :
밤이슬 마르지도 않는 새벽에 사내들 지저귀고
春風不盡野花明(춘풍부진야화명) :
봄바람 살랑 살랑 불어오고 들꽃은 밝구나
短笻歸去千峰靜(단공귀거천봉정) :
짧은 지팡이 짚고 돌아가니 수 천 봉우리 고요하고
翠壁亂煙生晩晴(취벽난연생만청) :
맑은 저녁 하늘 이끼 낀 푸른 절벽에 안개 자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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