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容齋 李荇(용재 이행). 自 嘆 (자 탄) 자탄

容齋 李荇(용재 이행). 自 嘆 (자 탄) 자탄 ​ 學徒終垂橐(학도종수탁) 도를 배웠으나 끝내 빈 손이요 謀官却累身(모관각누신) 벼슬을 꾀했으나 되려 몸을 얽매누나 晨鷄仍夜犬(신계잉야견) 새벽에 출근하고 밤 늦게 퇴근하니 白首更黃塵(백수갱황진) 백발의 몸 다시금 세상 티끌 속이구나 抱膝慙諸葛(포슬참제갈) 포슬음을 읊은 제갈량에 부끄럽고 耕巖憶子眞(경암억자진) 바윗골에서 밭 갈던 정자진을 생각하노라 吾生祗如此(오생지여차) 나의 삶이 그저 이러하거늘 隱默向誰陳(은묵향수진) 그저 침묵할뿐 누구에게 말하리

佔畢齋 金宗直(점필재 김종직). 哭金中樞新民(곡금중추신민)

佔畢齋 金宗直(점필재 김종직). 哭金中樞新民(곡금중추신민) 충추 김 신민을 곡하다 落落衣冠胄(락락의관주) : 우뚝한 사대부 집안의 후손으로 金魚已十秋(금어이십추) : 금어대 찬 지도 이미 십년이로다. 才名非潦倒(재명비료도) : 재주와 명예는 쇠퇴하지 않았고 談笑故風流(담소고풍류) : 담소하는 풍류는 옛날 그대로였다. 共嘆桑楡暮(공탄상유모) : 이미 늙었음을 함께 탄식했는데 俄驚杖屨休(아경장구휴) : 이윽고 못 일어남에 놀래었도다. 令男同桂牓(령남동계방) : 아들이 나와 동방 급제하였나니 淚洒土饅頭(루쇄토만두) : 흐르는 눈물 토만두에 뿌리노라

四佳亭 徐居正(사가정 서거정). 謝岑上人惠雀舌茶(사잠상인혜작설차)

四佳亭 徐居正(사가정 서거정). 謝岑上人惠雀舌茶(사잠상인혜작설차) 산에 스님 작설차 베풂에 감사하며 靑縢布幭拂我衣(청등포멸불아의) : 옷 벗어 푸른 끈으로 행전 동여매고 尋師去向山中歸(심사거향산중귀) : 스님 찾아 떠나 산 속을 간다. 瀟團淨几紙窓明(소단정궤지창명) : 조촐한 집 깨끗한 책상, 종이 바른 창은 밝은데 石鼎共廳松風聲(석정공청송풍성) : 돌솥 앞에서 같이 솔바람소리를 듣는다.

春亭 卞季良(춘정변계량). 試闈(시위)

春亭 卞季良(춘정변계량). 試闈(시위) 春闈曾見士如林(춘위증견사여림) 봄철 과장 선비들 수풀처럼 모였는데 萬萬花容有淺深(만만화용유천심) 모두들 꽃 같으나 재주는 제각각이네 李白桃紅都自取(이백도홍도자취) 흰 오얏꽃 붉은 복사꽃 저마다 뽐내지만 天工造化本無心(천공조화본무심) 조물주의 조화는 본래부터 무심타네 이 시는 과거(科擧) 시험장의 정경(情景)을 읊은 것으로, 관각(館閣) 문인들이 자주 노래하는 소재이다.

陽村 權近(양촌 권근). 睡起(수기) 잠에서 깨어

陽村 權近(양촌 권근). 睡起(수기) 잠에서 깨어 白日偸閑入睡鄕(백일투한입수향) : 대낮에 틈을 타서 꿈나라로 들어가니 邯鄲世事又奔忙(감단세사우분망) : 일장춘몽 세상일에 또다시 바쁘구나 不如花下傾春酒(부여화하경춘주) : 차라리 꽃 아래서 술 기울임만 못하거니 醉裏悠然萬慮忘(취리유연만려망) : 취하여 아련히 온갖 시름 다 잊어보네

雙梅堂 李詹(쌍매당 이첨). 臨津亭(임진정) 임진정에서

雙梅堂 李詹(쌍매당 이첨). 臨津亭(임진정) 임진정에서 屢渡臨津渡(루도임진도) 여러 번 임진 나루를 건너서 吾家近水移(오가근수이) 우리 집을 물 가까이 옮겼나네 沙痕連遠岸(사슨련원안) 모래톱은 먼 강안으로 이어지는데 楓葉下淸漪(풍엽하청의) 단풍잎은 맑은 물로 떨어지누나 人走東西路(인주동서로) 사람은 동서로 떠돌아다니는데 潮生十二時(조생십이시) 물결은 열 두 때를 맞추는구나 月明群動息(월명군동식) 밝은 달빛이 만물이 숨을 죽이니 亭長獨吟詩(정장독음시) 정자에서 홀로 시를 읊조리노라

圃隱 鄭夢周(포은 정몽주). 丹心歌(단심가).

圃隱 鄭夢周(포은 정몽주). 丹心歌(단심가). 此身死了死了 一百番更死了 (차신사료사료 일백번갱사료) 이 몸이 죽고 죽어 일백번 고쳐 죽어 白骨爲塵土 魂魄有無也 ( 백골위진토 혼백유무야 ) 백골이 진토 되어 넋이 라도 있고 없고 向主一片丹心 寧有改理歟 (향주일편단심 영유개리여) 임 향한 일편단심이야 가실 줄이 있으랴